[음악나라 음악쌀롱] 눈을 맞으면서 듣는 음악, 겨울 노래 추천
“우리 둘이 눈 맞았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딱딱한 눈 뭉치를 집어 든 그녀의 나이스(nice) 샷(shot)에 남자의 눈이 퉁퉁 부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오늘의 주제는 바로 눈(snow)에 대한 이야기에요. 필자의 고향은 부산입니다. 피서철이 되면 최고의 피서지로 꼽힌다는 아름다운 부산. 겨울에 기온이 높고 남쪽 끝이다 보니 눈 구경하기는 정말 어려웠지요.
그런데 언젠가 초등학교 6학년 수업시간이었는데 주변에서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창밖을 봤더니 눈발이 흩날리는 거예요. 아이들이 너도나도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르니까 선생님이 나가서 구경하라고 할 정도로, 제 어린 시절의 부산에서는 눈이 내리는 광경은 참 드문 일이었지요. 서울로 상경한 지 어느덧 16년째가 되었네요. 나이도 들고 동심이 조금씩 사라지다 보니 눈이 내리면 설레는 마음보다 출근길부터 걱정되는 게 요즘 직장인들의 마음이겠지요. 오늘은 눈도 오고, 날이 적당하고, 겨울이고, 노래들은 좋고, 그래서 눈에 관한 노래들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_^)
에일리가 부릅니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이미지출처 : https://goo.gl/12Whv0
요즘 음원차트에서 가장 핫한 곡이 있지요.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라는 곡입니다. 최근에 종영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OST 곡이기도 한데요, <도깨비>는 수많은 OST 명곡을 남기고, 아직도 그 여운을 지속하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이지요. 이 드라마에 나왔던 모든 곡이 명곡이었던 만큼, 음원차트 상위권을 모두 휩쓰는 기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곡도 물론 훌륭하지만, 보컬의 역량도 큰 몫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수 에일리의 절제미가 돋보이는 발성, 그리고 매력적인 보이스가 한데 어우러져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낸 것 같아요.
가사를 보면 눈에 대한 이야기는 한 부분밖에 없는데, 노래를 듣는 내내 주인공이 눈 맞으며 걷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마 드라마 시청하신 분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것 같네요. 가사도 드라마 전반적인 스토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위 드라마 분위기에 맞춰진 노래라기보단 이야기에 충실한 가사가 돋보이는 그런 맞춤형 OST 곡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실제로 작가가 드라마 대본을 주고 이런 스토리의 작품이니 맞는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OST도 영역이 드라마나 영화의 흥행에 큰 요소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일리의 음성으로 함께 들어보시지요.
널 품기 전 알지 못했다 /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찬란한 것을 / 작은 숨결로 닿은 사람 / 겁 없이 나를 불러준 사랑 / 몹시도 좋았다 /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 우습게 질투도 했던 평범한 모든 순간들이 / 캄캄한 영원 / 그 오랜 기다림 속으로 / 햇살처럼 네가 내렸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가사 中)
영상출처 : https://youtu.be/6rS7OUGXUik
Idina Menzel이 부릅니다, Let It Go
이미지출처 : https://goo.gl/mI5GgT
‘눈’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영화로는 <겨울왕국>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1월 16일에 개봉했고요, 누적 관객 수가 1,000만이 넘을 정도로 굉장한 흥행한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친구를 위해서라면 녹아도 괜찮아!”라는 명대사가 기억이 나는 영화입니다. 눈을 바탕으로 하므로 겨울과 참 잘 어울리는 작품이지요. 역시나 이 영화도 OST 열풍이 어마어마했습니다. Idina Menzel이 부른 <Let It Go (렛잇고)> 곡이 대표적인데요, 뮤지컬 음악이랑 느낌이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인뿐만 아니라 유명한 가수들이 노래를 불러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렛잇고 열풍이 굉장했었습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 우승자인 손승연 씨나 씨스타의 효린 씨 등이 대표적이네요. 저는 원곡 버전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Let it go / let it go / That perfect girl is gone / Here I stand in the light of day / Let the storm rage on /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Frozen 가사 中)
영상출처 : https://youtu.be/L0MK7qz13bU
박효신이 부릅니다, 눈의 꽃
이미지출처 : https://goo.gl/kGDShx
이번에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곡입니다. 박효신의 <눈의 꽃>을 세 번째 곡으로 추천합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OST 곡인데요, 원곡은 나카시마 미카의 <雪の華>입니다. 드라마는 사실 눈과 큰 관련이 없는데요, 워낙 제목이 가지는 느낌이 강해서 많은 분이 ‘눈과 관련된 곡’하면 이 곡을 뽑는 것 같아요. 박효신의 <눈의 꽃>도 잘 해석된 곡이지만, 일본어로 풀어진 가사도 비슷한 듯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길어진 그림자를 길에 드리운 채 / 땅거미가 진 어둠 속을 그대와 걷고 있었어요 / 손을 잡고 언제까지라도 계속 / 옆에 있을 수 있다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 바람이 차가워지며 겨울의 향기가 났어요 / 조금씩 이 거리에 그대와 가까워진 계절이 오네요 / 올해 첫 눈꽃을 둘이 가까이 붙어서 /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 행복이 넘쳐흘러요 / 어리광이나 약한 게 아니에요, 그저 그대를 사랑해요 /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雪の華 가사 中)
어떠한가요? 비슷한 느낌인가요? 음에 맞추기 위해 조금 가사를 다듬었는데 원곡을 그대로 해석한 가사도 참 좋네요. 원곡 버전의 곡도 참 잘 불렀지만 우리 정서엔 아무래도 박효신 버전이 더 좋을 것 같아, 1월의 마지막 곡을 박효신의 <눈의 꽃>으로 전해드립니다.
영상출처 : https://youtu.be/sr3JaQ3h7YA
새하얀 첫눈처럼 우리의 삶도 설레는 희망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2월에 만나요.
글쓴이 연하남 양동옥은
현재 음악나라 녹음실을 운영하는 현역 작곡가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시인이다. 10여 년 간 쌓아 온 그의 음악적인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중적인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메일 ss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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