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외국 특파원

[일본 특파원] 일본의 안데르센 공원을 가다 (アンデルセン公園)

주말에 날씨가 좋아 도쿄 인근 공원에 다녀왔다. 공원의 이름은 ‘안데르센 공원’.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안데르센 동화를 테마로 한 공원이다.


▲<사진 1> 안데르센 공원 표식


특히 아이들이 놀기 좋게 꾸며진 물놀이장, 놀이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유원지 같은 느낌도 든다. 도쿄 인근에는 이러한 종류의 공원이 여럿 있는 걸로 아는데, 아마도 버블 시절 자산가가 자신의 취미 혹은 취향대로 테마파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종류의 공원 중 문을 닫은 곳도 여럿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데르센 공원은 사람들이 북적일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햇살 좋은 봄날이면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두고 텐트 안에서 낮잠을 청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2> 덴마크풍 건물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북유럽풍의 빨간 건물 두 채가 보인다. 분수, 안데르센 동상, 풍차도 눈에 띈다. 풍차에서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이 중 한 건물은 안데르센이 직접 다녔던 학교 건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흔히 듣는 말인 ‘고집’ 혹은 ‘집착’이라는 뜻의 ‘코다와리’처럼,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더라도 안데르센의 학교를 재현하려는 것 자체를 코다와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품질에 대한 고집, 장인 정신, 요리사의 맛에 대한 집착 등이 모두 이 코다와리에서 나온다는 다큐멘터리를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이 말이야말로 일본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사진 3> 벌거벗은 임금님의 재현


다른 한쪽 건물은 기념품 가게다. 안데르센의 모국인 덴마크의 장난감들을 한쪽 코너에 장식해서 팔고 있었다. 그리고 분수와 풍차 근처를 둘러보다 보면 인어공주, 벌거숭이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등 안데르센 동화를 모티브로 한 장식들이 눈에 띄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여기를 조금 벗어나면 제법 큰 연못이 나온다. 이곳에는 노 젓는 배를 빌려서 탈 수 있다. 30분에 3,000원 정도이니 그다지 비싼 가격도 아니다. 필자도 아이와 함께 배를 탔는데, 정작 어른들이 노 젓기가 어색해 세 번 정도는 다른 배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단 배끼리 부딪히면 상대방 잘못이라 하더라도 일본 사람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사과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참 일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4> 공원 곳곳에 있는 안내판


조금 더 걸으니 큰 물놀이장이 나온다. 어른 무릎 정도 깊이라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이날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았음에도 다들 들어가 놀고 있었다. 우리 아이도 물에 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여벌 옷을 준비해 오지 않아 얼른 미끄럼틀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주변을 보니 나무 사이사이에 줄이 걸려 있었다. 그 줄로 만든 다리와 그네 등 그야말로 아이들이 하루를 만끽할 수 있게 잘 꾸며져 있었다. 이외에도 말타기 체험장 등 여러 가지 탈것들도 많았다. 어른들도 같이 탈 수 있는 게 많아서 무서워하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함께했다.


올해는 유난히 봄 날씨가 변덕스러운 탓에 정말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출했던 것 같다. 아이가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