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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대만 특파원] 한여름 밤의 대만 (夏夜)

by 앰코인스토리.. 2014. 7. 16.

열기로 가득한 여름! 이곳 대만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6월의 우기가 끝난 여름은 습함까지 더해진 독특한 날씨라, 이러한 여름밤에 잠을 청하기는 절대 쉽지 않다. 게다가 올해는 밤에 이어지는 신 나는 월드컵이 있으므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치킨을 생각나게 한다.

 

▲ <사진1> 대만 편의점의 <별에서 온 그대> 브로마이드

 

맥주와 치킨을 떠올리면 역시 ‘치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최근 종영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배우가 치맥을 먹는 장면이 나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다. 그런 열기 때문인지, 지난달부터 한국산 맥주가 편의점에 배치되어 할인 판매 중이었다. 물론 보너스로 드라마 주인공 사진이 있는 브로마이드까지 덤으로 준다고 광고한다. 필자에게 브로마이드는 굳이 필요는 없지만, 한국산 맥주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니 그저 한국 드라마 열풍이 반가울 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안주로서의 치킨은 한국과는 다른 형태다. 한국은 마늘치킨,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등 다양한 치킨 메뉴가 있지만, 여기는 대부분 ‘지파이(雞排)’라고 불리는, 닭갈비를 넓게 펴서 튀겨 먹는 독특한 프라이드치킨으로 먹는다. 지파이는 대만을 대표하는 간식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야시장이나 길거리 음식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가격은 대략 40원, 한국 돈으로 1,500원이라 저렴한 편이다. 지파이에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이어지는 대만의 여름밤! 우리에게는 작은 즐거움이 된다.

 

대만에서는 편의점에서 각국의 맥주를 살 수 있다.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는 네덜란드 맥주다. 물론 네덜란드 맥주가 세계 3대 맥주 안에 들지만, 식민지 시대부터 해서 대만 산업의 초석을 다져준 나라이기도 해서 그런지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네덜란드는 이곳 한자로 표현하면 ‘화란’ 혹은 ‘허란’이라는 발음의 ‘荷蘭’이다. ‘荷’는 ‘연꽃’이라는 의미의 한자고 ‘蘭’은 ‘난초’의 란이다. 뜻은 멋진 연꽃과 난초이지만, 정작 허란의 유래는 네덜란드의 또 다른 이름인 홀랜드(Holland)의 한자 음역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한편, 한국에서는 네덜란드를 ‘和蘭’이라고 표현한다.

 

▲ <사진2> 세계 각국의 맥주

 

대만에서의 월드컵은 관심 밖의 이벤트나 다름없다. 하루는 월드컵 이야기를 꺼내니, 북한이 항상 나가는 줄 아는 친구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케이블TV에서 매 경기를 방송해 주로 녹화방송을 보는데, 나라 이름이 영어로 표기되어있지 않아 한참을 읽은 다음에서야 원하는 경기를 재생할 수 있다. 阿根廷, 葡萄牙, 墨西哥, 意大利, 澳大利亚, 洪都拉斯, 伊朗, 烏拉圭, 哥斯大黎加, 瑞士, 巴西, 法國, 德國라는 말은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멕시코,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온두라스, 이란,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스위스, 브라질, 프랑스, 독일을 뜻한다.

 

특히 프랑스는 ‘法國’으로 표기하는데, ‘法蘭西’, ‘佛蘭西’, ‘불란서’라는 표현의 중국 음역으로 프랑스라는 말과 비슷하게 발음된다. 우리가 부르는 독일은 영어로는 ‘Germany’, 독일어로는 ‘도이칠란트’, 중국어로는 ‘德國’이라 표하는데 독일어 음역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부르는 독일은 일본어의 잔재다. 한자로는 ‘獨逸’으로 쓰고 있고 ‘홀로 빼어나다’의 뜻이며 일본어 발음으로 ‘도이쯔’라고 읽는다.

 

▲ <사진3> 한국 맥주와 그 위의 브로마이드

 

비록 덥고 습한 여름이 계속되더라도 더 좋은 계절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에 이겨낼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 혹은 2014년 월드컵에서 굳이 좋은 성과가 없더라도 다가올 좋은 결과를 위한 미래의 초석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어도 꿋꿋하게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