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산행 코스 (약 4시간 소요)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화산섬, 한라산. 한라산은 천연기념물 182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2010년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습니다. 2만 5천 년 전까지 화산 분화활동을 하였다고 하는데요, 제주도 중심에 한라산 백록담이 솟아 있고, 능선을 타고 내려오며 그 주위에 360개의 오름이 분포되어 있는 것이 엄마와 자식들이 옹기종기 가족을 이루고 있는 듯합니다. 한라산에는 총 5개의 코스가 있는데요, 정상으로 향하는 성판악/관음사 코스, 윗세오름, 남벽분기점으로 향하는 영실/어리목/돈내코 코스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코스는, 난이도가 쉬우면서도 한라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영실, 어리목 코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곳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마지막에 등장하는데요, 그때 인상 깊게 본 것이 계기가 되어 필자가 처음 등산을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등산을 한다고 하면 항상 정상을 찍어야만 산을 정복한 것 같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에 감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필자에게 영실-어리목은 또 다른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 이게 정말 트레킹의 묘미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영실-어리목은 봄, 가을, 겨울에 꽃, 단풍, 눈꽃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에 한라산을 간다면 꼭 일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영실에서 올라가는길 나무에 덮힌 눈들
▲ 영실 올라가는길
▲ 영실 병풍바위
출발점부터 대략 20여 분간은 보통의 산길로 계곡과 숲 속에서 돌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높게 뻗은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명상하듯이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하지만 곧 깔딱고개가 나오면서 경사진 돌계단이 시작됩니다. 이 구간만 잘 이겨내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병풍바위의 절경이 펼쳐지며 하늘을 만나게 되지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벅찬 순간입니다. 이때부터는 완만한 계단이 이어지면서 능선을 타고 올라가게 되는데, 아름다운 절경에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오릅니다. 말도 안 되는 장관에 몇 계단 올라갔다가 한 바퀴 둘러보고 계속해서 사진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네요. 올라가는 방향의 오른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넓은 바위절벽(병풍바위), 영실 기암, 수많은 기암괴석이 서 있는 듯한 오백 장군(오백나한), 등 뒤로 오름과 바다까지, 제주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한껏 느낄 수 있답니다.
▲ 오백나한과 영실기암
▲ 윗세오름 가는 길
▲ 백록담을 바라보며
병풍바위를 올라 구상나무숲을 지나면, 드넓은 벌판이 펼쳐지며 초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산 중턱에 펼쳐진 평원으로 선작지왓이라고 합니다. 선(신선), 작지(작은 돌), 왓(넓은 들판)이란 뜻으로, 넓은 들판 따라 신선들이 노니는 작은 바위들이 많은 넓은 벌판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탁 트인 평원에서 노루가 뛰어다닐 것 같은 광경에 저도 한번 달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로 마음이 뻥 뚫립니다.
▲ 어리-영실 지나가는 길의 멋진 하늘
▲ 영실-어리 동산 나무들
윗세오름-사제비동산까지는 계속해서 완만한 길이 이어지며 중간중간에 오름들도 보이고 전망대도 있어 천천히 걸으며 경치를 충분히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윗세오름에는 휴게소가 있는데요,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고 컵라면, 간식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생선가시같아 보이는 눈이 쌓인 나무
사제비동산을 지나며 아쉽지만 아름다운 평원을 뒤로 한 채 하산하며 숲으로 들어갑니다. 내려가는 길은 항상 아쉬움이 남네요.
▲ 어리 하산길
▲ 오름과 바다
겨울 산의 매력은 역시 눈으로 뒤덮인 나무들이 이루는 눈 산호와 눈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결을 만들며 나무를 뒤덮는 눈 산호로 둘러싸이면, 마치 바닷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착각을 들게 합니다. 제주도는 바다보다 한라산이 더 유명하다는 것! 올해에는 한라산에서 제주도 바다를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Tip. 한라산
버스는 제주시외버스터미널/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각각 출발하고, 대략 1시간에 1대 정도 밖에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버스시간을 잘 확인하고 가야 합니다. 제주시 기준 첫차는 8시 정각에 출발합니다.
영실탐방안내소부터 영실휴게소까지 택시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택시 이용 시 다른 사람들과 합승하면 1대당 5,000원 정도에 올라갈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답니다.
한라산은 입산 제한시간이 있습니다. 동춘추하절기마다 기간이 다르므로 꼭 확인하고 가도록 합니다.
맛집 : 닭 샤부샤부(성미가든)는 제주도민 사이에서도 유명한 집입니다. 샤부샤부를 시키면 처음에 샤부샤부 > 백숙 > 녹두죽 순으로 코스처럼 나옵니다. 반찬들도 다 맛있네요. 닭고기를 스윽 담가서 익혀 먹는 방법이 매우 낯설고 특이합니다. 육수를 계속 끓이면 국물이 아주 진해서 몸보신 하기 딱 좋았습니다. 특히 배추김치, 갓김치가 시원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녹두죽으로 마무리하고 나니 에너지 충전 완료!
WRITTEN BY 최사라
먹방과 여행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힐링등산을 연재할 K3기자. 등산하면서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힐링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사람들이 등산의 매력에 푸욱 빠지는 것이 목표이며 더불어 건강한 밥집도 함께 소개하여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드리겠다.
'Culture > 여행을 떠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람기] 3편 복합관의 개관전시프로그램 (0) | 2016.04.01 |
---|---|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람기] 2편 어린이문화관 (0) | 2016.03.25 |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람기] 1편 개관전시프로그램 테크토닉스 (0) | 2016.03.15 |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 방문기, 극한의 겨울로 떠나는 여행 (0) | 2016.03.11 |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 방문기, 극과 극의 세상 (0) | 2016.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