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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 방문기, 극과 극의 세상

by 앰코인스토리 - 2016. 3. 4.


[송도 여행] 극지연구소 방문기, 극과 극의 세상


1년 사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한 요즘, 긴긴 겨울의 끝은 어디일까요? 언제고 찾아올 봄이라지만 아직은 그 시작이 조금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게 당연하다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 상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영원한 겨울도 분명 존재하는데요, 흔히들 ‘북극’과 ‘남극’이라 지칭하는 극과 극의 세상, 아직은 낯선 미지의 세계는 우선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줄 재미있는 곳이 송도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는데요, 앰코인스토리 송도 탐방 3월의 이야기는 극한의 겨울로 떠나는 여행, ‘송도 극지연구소 방문기’입니다.


미지의 세계로 GOGO~!


ⓒ극지연구소


인천 지하철 지식정보단지역을 나와 극지연구소를 향하는 길. 미지의 세계를 향하는 설렘으로 적당히 달아오른 발걸음이 순간 강풍을 만나 잠시 멈칫합니다. 농익은 겨울이 아직은 짓궂게 달라붙어 입으로 하얀 서리가 흩어지고, 인적 드문 송도 외곽은 유독 더한 썰렁함이 가득합니다.

약속한 견학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한 연구소 본관, 본격적인 출입을 위해 우선 입구에 있는 방문자 출입 신고소를 들릅니다. 방문기록을 작성하고 출입증을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유달리 콩닥거리는 심장이 느껴집니다. 이 문을 열면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요? 로비를 들어서자 넓은 공간으로 병풍처럼 늘어선 패널들이 보입니다. 극지연구소 역사와 함께하는 우리나라 극지방 연구 분야 전반에 관해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자료들인데요, 하나하나 살펴보며 한발 한발 천천히 미지의 세계로 다가갑니다.



로비 한편에 별도로 마련된 홍보관 앞에서 오늘의 견학을 책임져 줄 담당자분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동안 입구에 마련된 특별한 기기 앞에서 어설픈 포즈도 취해보는데요, 합성 기능이 있는 이 기계를 통해 방문자는 마치 남극(혹은 북극)에 있는 듯한 다양한 상황 사진을 전송받을 수 있답니다. 기기 앞에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며 재미에 빠져들자 어느새 약속한 시각이 되었네요. 담당자분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탐방에 나서 봅니다. 레츠 고~!


최첨단 장비 빙하 시추기와 남극의 펭귄들


홍보관을 들어서기 전, 입구를 마주하자 오른쪽으로 빙하 시추기 작업과정이, 왼쪽으로는 펭귄의 서식을 알 수 있는 모형 전시공간이 있습니다. 먼저, 빙하 시추기 공간을 둘러볼까요? 빙하는 수만 년 동안 내린 눈이 겹겹이 쌓여 생성된 것으로, 고대 기후와 지구환경 변화의 양상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하는데요, 남극 빙하는 그 높이만 수천 미터에 달하며 빙하 시료를 확보하는 것은 미래 기후변화를 대비함에서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합니다. 빙하 시추기는 쉽게 말해 이 빙하 시료를 채취하는 기계입니다. 얼마나 깊이, 또 얼마나 깨끗하게 빙하 시료를 채취하는가에 따라 그 기술력을 인정받습니다.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빙하시추기 개발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요, 괜히 뿌듯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빙하 시추기 공간에는 시추기를 통해 빙하 시료를 채취하고 극지 환경을 연구하는 과정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시추기를 비롯하여 시추기 컨트롤러, 스노모빌, 텐트 등, 극지연구소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는 물건과 장비들을 보니 다소 낯설게 느껴졌던 극지의 세계가 한층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다음으로 펭귄 모형들로 Turn! 남극 전역에는 약 20개 종의 펭귄이 서식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 근처 나레브스키포인트(펭귄마을)라고 하는 남극 특별보호구역을 관리 및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구역에서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을 비롯한 14개 종의 조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시된 모형들을 통해 성장과정별로 다양한 펭귄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주의할 점이 있어요. 펭귄 모형들은 강한 약품 처리로 만지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니 쓰다듬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KOPRI 극지연구분야, 쉐빙선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자, 이제 문을 열고 홍보관 내부를 들어섭니다. 홍보관의 상징, 커다란 북극곰이 ‘웰컴’ 환영인사를 건네오는데요, 새하얀 북극곰을 마주하고 있자니 마치 극지방 한가운데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북극곰은 학생들 단체견학 시 단연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한다고 하네요. 인기쟁이 북극곰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홍보관 탐방에 나서봅니다. 먼저, 연구소 소개파트를 살펴볼까요?




극지 연구소는 크게 기후변화, 지구시스템, 생명과학, 해양환경, 이렇게 총 4개 연구부 내에 7개 연구실이 있습니다. 남극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 북극 다산과학기지 그리고 아라온호를 운영하는 인프라담당부서가 각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과학 분야 이외에도 극지정책과 타국 간 협력망을 확대하기 위한 외교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실로 그 역할 범위가 상당합니다. 다가오는 북극항로시대나 남극조약 이후 세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인력개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극지연구소 중요 과제라고 합니다.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홍보관 한쪽, 강렬한 빨간 색상의 구조물이 눈에 띕니다. 뱃머리 형태로 우리나라 첫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를 상징하는데요, 아라온은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라’와 전부라는 뜻의 ‘온’을 합쳐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누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아라온호는 단순히 얼음을 부수는 여타 쇄빙선과는 달리 해양연구, 음파탐지, 지구물리관측 등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60여 가지의 연구 장비를 탑재한 최첨단 쇄빙연구선이라고 합니다. 이밖에도 해마다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 월동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운송하는 보급선의 역할도 수행한다고 하니 극지연구에 있어 아라온호의 역할이 상당해 보입니다. 모형의 뱃머리에 올라 괜히 한 번 눈을 감아 봅니다. 암흑의 세계 너머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니 눈앞으로 거대한 얼음 바다가 광활합니다. 단단한 얼음조차 금세 파편으로 길을 터주는 아라온호의 항해는 거침이 없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TRAVEL TIP.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

주소 : 인천 연수구 송도미래로 26 (송도동 213-3 극지연구소)

오시는 길 :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2번 출구) → 입구 반대 방향으로 직진 →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직진 →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 극지연구소 (버스는 6번 이용)

연구소 견학프로그램 신청 : http://www.kopri.re.kr

문의 : 032-770-8400





글쓴이 엄용선

잼이보는 하루를 사는 자유기고가 & 여행작가. 1인 프로젝트그룹 ‘잼이보소닷컴’ 을 운영하며 주변의 소소한 잼이거리에 촉을 세운다. 밥 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지며 여행,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마음이 동하는 일을 벗삼는 프로젝터로의 삶을 꿈꾸며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메일 wastestory@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waste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