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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해외 이모저모

[필리핀 특파원] 다시 찾은 팍상한 폭포, 2편 (Pagsanjian Falls)

by 앰코인스토리 - 2015. 11. 9.

사진출처 : https://goo.gl/85xkbW


한국과 달리 필리핀은 산악지역이 많지 않다. 물론, 산맥이 길게 펼쳐져 있는 북부지역은 산이 많고 한국보다 높은 봉우리도 있다. 백두산이 2,750m이니 필리핀의 최고봉이 2,950m로 더 높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마닐라 주변으로는 산을 찾아보기 드물고 그렇다 보니 계곡도 한국처럼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많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팍상한이 여느 곳과 사뭇 풍경이 다른 유명한 관광지가 된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그동안 팍상한도 물가가 오르긴 오른 모양이다. 예전 가격보다 70~80%는 오른 것 같다. 예전에는 총비용이 1,000페소(한화로 25,000원 상당)가 안 되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거의 1,500페소 가까이 달라고 한다.


사진출처 : https://goo.gl/SqWNLK


연어떼처럼 상류로 올라가는 보트들이 꼬리 지어 있다. 반대편으로는 폭포 관광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한결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마치 제대하는 병장이 신병들을 쳐다보는 모습이랄까? 폭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방카라는 날렵한 보트를 타고 한 시간 가량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깊은 계곡의 절경이 아주 이국적으로 다가왔다. 이 팍상한 계곡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 촬영지이기도 했다는데, 영화에서 봤던 장면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봤던 정도 크기의 배는 도저히 이 계곡을 올라갈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1시간가량 올라간 끝에 목적지인 폭포에 도착했다. 여전히 굉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아주 대단하다. 우기라 그런지 유량도 많았다. 필리핀에서 무사고를 기원하는 액땜을 하려면 팍상한 폭포를 맞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폭포물을 안 맞고 갈 수도 없는 노릇. 폭포 밑으로 들어가는 뗏목에 몸을 실었다. 생각보다 물이 차서 한기가 느껴진다. 오랜만에 맞는 폭포수 물줄기가 시원하다 못해 움츠러들었다. 추억의 폭포수 맞기! 아들은 아직 폭포수를 맞기에는 어린 나이라 이번엔 패스~!


한국인 관광객도 많고 인도에서 온 관광객도 많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단체 관광객도 많았다. 모두 폭포수 맞는 재미를 만끽하고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폭포 앞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내려가는 방카에 다시 몸을 실었다. 왠지 내려가는 길이 올라가는 길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내려갈 때는 속도감도 더 있고 래프팅하는 느낌이랄까. 앞뒤의 보트맨들이 여유로운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것에 비해 힘도 거의 들지 않을뿐더러 보트맨들에게는 고생 끝. 이제 좀 있으면 팁을 받고 보수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굽이굽이 계곡을 내려와 리조트로 돌아와 식사를 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차려진 점심에 맥주 한 잔이 아주 제맛이다! 이곳 주인이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 관광객을 워낙 많이 상대해서 그런지 메뉴에 라면도 있었다. 언제 다시 이런 또 여유를 느낄 수 있으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주인 할아버지와 작별하고 차에 몸을 실었다. 차장으로 멀어지는 팍상한을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아마도 다음번 방문은 한국에서 오시는 또 다른 어느 분의 방문과 함께이리라.


관광객이 올린 필리핀 팍상한 폭포 체험

영상출처 : https://youtu.be/tn88MnqN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