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푸른 물결


시원한 여름 풀장에 발을 담그려는 그 순간!


촬영지 / 한강 잠실수영장

글과 사진 / 구매팀 김수정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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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날 때면 <도시어부>란 TV프로그램을 즐겨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인 이덕화, 이경규, 그리고 마이크로닷이 세대를 뛰어넘어 낚시로 하나가 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원하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인내를 필요로 하는 낚시에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하고 있다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리돔, 광어, 우럭, 장어, 놀래미 등등 많은 물고기를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쏠쏠합니다.


한참 동안 프로그램에 푹 빠져 보고 있노라면 문득 옛날 생각이 나곤 합니다. 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게 되어서 낚시할 기회는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낚시에 흥미가 그리 많지 않았던 탓에 친구들이 낚시하러 가자고 하면 ‘오늘은 집안일 때문에 바빠!’ ‘오늘은 엄마랑 시장에 가기로 했어!’라며 핑계를 대곤 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이 하도 성화를 해서 날을 잡아 바다낚시를 가게 되었습니다. 낚싯대 하나 들고 가면 되는 줄 알았지만 친구들은 참 많은 것을 준비했습니다. 고추장, 파, 마늘, 양념, 김치, 휴대용 버너, 냄비, 라면 등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지기까지 했습니다. “누가 이사 가냐?”는 말을 꺼내자 친구들은 깔깔깔 거리며 웃어댔습니다.


어쩌면, 그때 처음으로 한번 움직이기 위해서는 참 많은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이 빠진 바닷가는 참 좋았습니다. 동해안이나 남해안의 하얀 백사장은 아니었지만, 유유히 흐르는 바닷길과 마주한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서둘러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를 낚기 위해 강태공이 된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나보다 한 10~20년을 훌쩍 뛰어넘은 어른들을 보고 있는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가을이나 되어야 큰 놈으로 여러 마리를 잡을 수 있는 데.’라는 친구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친구는 물고기를 건져 올렸습니다. 미끼가 없는 상태에서 바보처럼 잡힌 물고기의 이름을 묻자 친구는 “망둥어.”라고 짧게 답하고 잽싸게 바닷속으로 낚싯바늘을 던졌습니다. 그때 처음 신기하고 재미있는 녀석, 망둥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반나절은 걸려야 물고기 서너 마리 구경하겠구나 예상했는데, 한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너덧 마리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너희들은 낚시광이었구나!”라고 하자 친구들은 박장대소하며 웃었습니다. 이윽고 한 친구가 “가을이면 한 시간 만에 100마리도 넘게 잡어.”라고 말을 해줬습니다.


“잡을 만큼 잡았으니 이제 매운탕 해 먹고 가자.”라는 친구의 말에 서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친구는 물고기를 능숙하게 손질했고, 또 다른 친구는 버너를 켜고 냄비에 물을 부었습니다. “내가 오늘 솜씨 자랑 제대로 좀 할게.” “진짜 믿어도 되는 거야?” 나는 반신반의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믿어 보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파, 마늘과 김치, 그리고 물고기를 넣고 고추장까지 푸는 모습이 완전히 초보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라면까지 탈탈 넣으니 그럴싸한 라면 매운탕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뚜껑을 덮고 기다리는 친구의 모습은 의기양양해 보였습니다.


드디어 뚜껑이 열리고 구수한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어떤 맛일까 궁금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숟가락을 냄비에 갖다 댔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호호 불어가며 입안으로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야외 나오면 어떤 음식이든 꿀맛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맛있다.” “그래 정말 맛있다.” “내가 뭐랬냐?” 각자의 그릇에 라면을 가득히 얹고는 게눈 감추듯 먹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냄비는 라면하며 국물까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라면 끓이는 솜씨가 있다.”라는 말에 친구는 얼굴 가득 미소가 퍼져갔습니다. 


누군가 내게 “지금까지 가장 맛있는 매운탕은 어떤 것이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그때 그 친구가 끓여준 그 매운탕을 이야기합니다. 많은 재료와 갖가지 양념이 비싼 생선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바다에서 친구들과 함께한 그 추억이 살아 숨 쉬던 그 맛을 그 어느 것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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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해 질 녘 한강


열대야가 기승인 무더운 여름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아간 반포 한강공원

언제 더웠냐는 듯 시원하게 불어오는

마법 같은 강바람과 폭포처럼 쏟아지는 분수

편히 누워 잠들고 싶어지는 우리들의 도심 속 피서지


촬영지 / 서울 반포 한강공원

글과 사진 / 영업팀 김수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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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송도 살이 1년


서울에서만 살다가 송도라는 낯선 곳에 온 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센트럴파크 산책 나와

하늘 구경, 나무 구경, 꽃 구경, 잠자리 구경하며

마음을 가다듬어봅니다.


촬영지 / 송도 센트럴파크 트라이보울

글과 사진 / K5 Risk Management팀 이주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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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도착한 월간지를 펼치고서 채 가시지 않은 잉크와 종이 냄새를 맡는다. 향이 가슴으로 전해지면서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기 말이 되면 다음 학기에 배울 책들이 교실 앞에 수북이 쌓이고, 우리들은 선생님의 호명할 때까지 숨죽여 기다린다. 찢어지거나 끈으로 묶은 자욱이 있는 책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차례가 되어 국어, 셈본, 자연 등의 책을 들고 오면서 맡아보던 그 냄새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새 책만 보면 코를 들이민다. 어느 종이나 나름의 냄새를 보유하고 있지만, 새하얀 모조지에서 풍기는 것이 좀 더 진하고 오래 지속되어 미술책이 단연 인기 1위였다. 그런 연유로 고교 때까지 매년 적어내는 취미란의 단골이 독서였다.

요즘의 학생들이야 독서가 취미 축에나 드느냐고 하겠지만, 그 당시 시골 어린이에겐 자치기, 구멍에 돌 넣기, 술래잡기, 강 건너기, 땅따먹기 등을 제외하고는 놀이라고는 없었으니 고상한 게 독서였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떠돌이 책 장사의 「플루타아크 영웅전」을 돈이 부족하여 그냥 보냈다가 뒤늦게 시내를 다 뒤져서 구매한 적도 있다.

대학 때는 그 시절에 유행하던 전집류-세계문학전집, 한국문학전집, 세계 사상전집, 수필전집 등-를 고가에 구매하고 탐독했다. 무장공비 습격사건으로 연장된 군 생활 34개월 18일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 세대가 다 그랬듯 토요일도 없다시피 한 30여 년의 직장생활 기간엔 독서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직장을 나와서 무위도식하며 지내다가 우연히 무료정보지에서 ‘도서 교환전’을 알리는 정보를 보게 되어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작년에도 집에서 잠자고 있는 중고서적을 가져가서 돈 한 푼 안 들이고 70여 권의 새 책으로 교환하였다.

정보를 접하는 순간부터 어느 책과 교우하게 될까 상상하다가 전시장에 펼쳐놓은 책들이 모두 내 것인 것 같아 흥분에 휩싸인다. 교환한 책은 대다수가 신간이지만 헌책은 클리너로 닦고 지우개로 지우고 풀로 붙여서 새롭게 단장을 한다. 그리고 하루에도 여러 번을 서고에 드나들면서 포만감에 행복해한다.

실업자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독서가 최고임을 강조하고 싶다. 가까운 친구라 하더라도 매일 만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책이란 가까이할수록 남는 게 있기 마련이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독서 10년에 사보나 문예지에 실린 글들은 모아서 2권의 수필집도 냈다. 아직도 참고할 만한 어휘가 머리에 담겨서, 제목은 불문하고 1시간을 주면서 원고지 10매 분량의 수필을 지어내라고 하면 읽을 만한 글을 내놓을 자신도 생겼다. 또 하나의 보람은 보관해 왔던 500여 권 중에서 아들과 딸, 조카 2명에게 그들의 개성에 맞을 것 같은 책을 골라서 선물했다. 나머지는 봉사단체에서 비치해둔 전철역 서고와 두 곳의 동사무소가 운영하는 문고에 150여 권의 책을 알게 모르게 기증하니 표창장이 덤으로 따라왔다.

시력이 허락하는 한, 책을 가까이하면서 꾸준하게 글도 써서 기고하고, 보고 난 것은 여러 곳에 기증하련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과지만, 독서를 취미로 삼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글 / 사외독자 이종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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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가족이 온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부부는 ‘손자는 얼마나 더 컸을까? 손녀는 많이 자랐을까?’라고 상상하면서 마음이 설렌다. 아내의 칠순과 나의 생일이 한여름이어서 올해도 일찍 하자고 연락이 왔다. 아내가 고생을 하니,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모른 채로 집에서 준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방으로 이주하고 오랜만이라 1박2일을 보낸다고 하니 고맙지만,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다는 손자에게 시달릴 생각을 하니 은근히 걱정이 뒤따른다.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여덟 명이 합창으로 생일 노래를 불렀다. 이쯤이면 손자손녀가 서로 먼저 촛불을 끄겠다고 다투곤 했는데, 며느리에게 사전 교육을 받았는지 뒤로 물러앉으면서 아내에게 양보하는 것이 기특하다. 며느리가 동영상을 찍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한마디 한다고 했더니 의아한 눈치들이다.

“까다로운 나를 만나서 고생 많았소.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 것이니 자네도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갑시다. 사랑해.”하고는 ‘뽀뽀해야지.’하면서 얼굴을 돌리는데, 어느새 아내는 손사래를 치면서 저만치 떨어져 있다. 실패는 했지만, 소파 밑에 숨겨둔 봉투를 내밀었다. (그들이 떠난 다음 날, 아내가 내민 봉투에는 딸 부부가 손으로 적은 애모사가 적혀있었다. 3년 전 내 칠순 때와 비슷한 내용이었지만, 나이 들어 무디어진 우리 부부의 가슴을 뭉클하고도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 뒤로는 손자의 간청에 의한 각종 놀이가 이어졌다. 딱지치기, 팽이 돌리기, 오목두기에다 바둑 두기와 바둑알 내치기가 추가되었다. 손자를 상대하기엔 버거워서 모두가 곧 지쳐버리지만, 사위는 옆에서 보기에도 재미있게 게임을 한다. ‘나이가 어리더라도 게임은 정당해야 한다.’는 원칙이 사위의 이론인데, 노파심으로 보면 낯선 풍경이지만 이게 오래가는 비결이다. 거기다가 어느 게임이나 이기고 지는 비율이 비슷한 게 신기하다.

손자가 다른 게임을 원하는 눈치인 것 같아 새로운 제안을 던졌다. “할아버지가 주연으로 나오는 동영상이 있는데 같이 볼까?” ‘상트페트로부르크와 발트 3국’에서 아마추어 사진사인 친구가 세 대의 사진기로 번갈아 찍어서 1시간 12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어 보내왔다. 장면에 맡게 글도 넣고 적절한 배경음악도 깔아서 여러 번을 보아도 재미가 있었지만, 손자가 보기에는 지루하리란 생각은 했다. 3분쯤 보더니 “심심해!”를 연발해서 필름을 빨리 돌려서 ‘아비와 아들‘이 벌거벗고 나오는 동상 장면을 보여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야하잖아.’하면서 자리를 뜬다. 따라쟁이인 손녀가 같이 가는 것은 예견된 상황이다.

큰방에서 몇 번이나 볼 차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번에는 '아주 큰 소리구나.'하는데 손녀가 눈물을 닦으며 달려 나온다. “왜 동생 쪽으로 공을 차서 울리냐.”며 아들이 방으로 향하는데, 손녀가 양팔을 벌리며 앞을 막는다. 울먹이면서 “오빠가 잘못한 게 아니란 말이야. 장롱이 잘못해서 맞았거든. 어린이를 봐주어야지.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그게 헷갈린다.’


평소처럼 9시가 조금 넘어서 방에 들어가니 장롱에 ‘장농이 잘못해서’라고 삐뚤삐뚤하게 쓴 종이가 테이프로 붙어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10여 분 동안, 손자손녀의 티 없고 해말간 웃음보따리가 연거푸 터진다. ‘내가 꿈꾸어 왔던 이상향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면서 시나브로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글 / 사외독자 이선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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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를 내놓기 위해 밖으로 나섰는데, 때마침 옆집에 사는 동생과 마주쳤다. 동생은 이삿짐 나르는 일을 하는데 퇴근하면서 나와 마주친 것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동생은 나를 불렀다. “형님, 옥수수를 시장에서 샀는데요. 맛이 좋아서 몇 개 더 샀습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하며 옥수수가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갓 지어낸 옥수수인 양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잘 먹을게. 다음에 술 한잔 살게. 시간 좀 내.” “알겠습니다.”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들고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출출해진 터에 좋은 간식거리가 생기게 된 것이다. 봉지를 뜯어 보니, 안에는 옥수수 2개가 들어있었다. 옥수수 2개를 한 묶음으로 파는 곳에서 산 모양이다. 하나는 내가 먹고, 또 다른 하나는 TV를 열심히 보고 계신 어머니께 나누어 드렸다. 오랜만에 보는 노란 옥수수에 어머니도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

문득, 옥수수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한 손에 옥수수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컴퓨터 속에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원산지는 남미, 페루, 멕시코 등으로 되어있었다. 참 낯설었다. 옥수수 원산지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였을까? 남미라는 말에 이상야릇한 기분이었다. 4월 하순에서 5월 파종을 해서, 7월 중순에서 8월경 수확이란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이 목장을 했을 때 4~5월에는 참 바빴다. 우리만큼이나 소들도 옥수수를 참 좋아했기 때문이다. 주식은 사료였지만, 옥수수는 부사료로서 한몫을 톡톡히 했다. 물론 사람은 옥수수를 키워서 알맹이를, 소들은 야들야들한 줄기와 잎사귀를 먹는다. 그렇다 보니 참 많은 옥수수를 심을 수밖에 없었다. 잘 고른 밭 위로 옥수수 싹이 올라오고 비가 오면 한 뼘 높이로 자랐고, 한밤 자고 나면 커다란 밭은 온통 녹색 물결이 되어버렸다. 강렬한 햇볕 아래 대지가 축축 늘어질 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옥수수 잎들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면서 자연교향악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노란 옥수수 알맹이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르면, 어머니는 노란 옥수수를 한 솥 가득 쪄내곤 하셨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옥수수를 하나 들고 이 손 저 손 바꿔 가면서 한입한입 베어 물 때 정말 행복했다. 적당한 단맛이 한번 두번 씹을 때마다 변함이 없었다. 옥수수 하나를 후다닥 해치우고 나서는 말랑말랑한 옥수수 껍질을 들고 외양간으로 들어서면 소들이 참 기쁜 얼굴로 반겨주었다. 줄기나 잎사귀만큼이나 옥수수 껍질도 소들이 참 좋아했다. 한 소쿠리 가득 담긴 옥수수수염을 가지고 “하얀 머리카락 만들어 줄게!” 하면서 동생 머리에 듬뿍 얹어주며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그리고 보면 그때는 옥수수는 참 버릴 게 없는 만능 효자 상품이었다. 이제 곧 노란 옥수수가 한창 나올 때다. 시장 곳곳에 노란 옥수수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양은 달라도 맛은 기가 막혔던 옥수수를 올해는 간식으로 종종 이용해 보려 한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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