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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앰코코리아 소식

앰코코리아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그릿(GRIT)」을 읽으며

by 앰코인스토리 - 2017. 10. 26.

앰코코리아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그릿(GRIT)」을 읽으며


마흔을 앞두고 자신을 스스로 돌아봤다. 전문가가 되어 빛나는 삶을 살 것이라는 바람과 다르게 워킹맘이 된 나는 주어진 일을 쳐내는 데 급급하다. 눈 뜨면 회사로 달려가고, 퇴근 시간이 되면 집으로 달려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으르지 않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보면 “제가 아는 사람 중에 마흔을 훌쩍 넘기고도 어느 한 가지에 제대로 전념하지 못하는 이가 아주 많은데요. 그걸 보면 신기해요.”라는 내용이 나온다. 주어진 일을 받아들이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는 있으나 늘 공허하고 목마르다는 것은 온 힘을 다해 전념할 무엇인가를 찾지 못한 신기한 사람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신기한 나의 일상에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공지문이 날아왔다. 막연히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대상도서 중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었다. 그래서 네티즌 평점(7.9점_약8점), 책 맨 앞부분에 적혀있는 ‘이 책에 쏟아진 찬사!’ 그리고 ‘서문’을 읽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한번 집어 들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추천사를 바로 경험하지는 못했다. 인터뷰, 설문조사, 본인의 실험, 타 심리학자들의 이론, 사례 그리고 해당 내용을 검증하는 것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동기부여서라기보다 논문 같았다.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믿기만 하면 기적처럼 현실이 된다’는 시크릿(저자 : 론다 번), ‘여성이여, 뒤로 물러서지 말고 손들고 나서라’라는 린인(저자: 셰릴 샌드버그), ‘1만 시간을 투자하여 특출함을 얻으라’는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와 같이 강력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단번에 제시하는 서적이 아니었다. 저자인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정의, 방법론 등을 제시하지만, ‘아직도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 중이다’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했고, 그러다 보니 ‘절대적 법칙’으로 수용되는 게 아니라 ‘설득력 있는 가설’로 인식되어 읽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계시처럼 ‘어떻게 하라, 그러면 이룰 것이다’ 방식이 아니라 작가와 함께 천천히 사례를 수집하고, 학습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구조라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그럼 어쩌라는 것인가, 결론이 뭔데’라는 재촉증이 가득 찼는데, 삼 분의 일을 넘기고 나니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교훈이 전달되었고, 다른 사람들의 방법론을 배우며 흥미와 감동을 두고 독서를 마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그릿이란 무엇인가, 포기하지 않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이다. 즉 그릿의 정의로 시작해서, 자신의 그릿은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그릿은 어떻게 발전시켜줄 수 있는지 점차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보통은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주를 차지하는데, 이 책은 세 부분을 유사한 분량으로 구성한 만큼 동질의 비중을 두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 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그릿이란 무엇인가? 그릿은 사전적으로 투지, 끈기, 불굴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며,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한 끈기다. 재능보다는 노력이 더 중요하며 나이가 들수록 그릿도 성장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재능 있는 선수는 흔하지만 그 재능을 계발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위대한 선수를 결정짓는 최종 척도’라는 내용이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해당 문구는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에 명시되어 있지만 그릿에 대해 가장 잘 표현했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 인용한다.)


두 번째, 포기하지 않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내 안에서 그릿을 기르는 법)? 책에 흥미를 불어 넣어줘 독서를 지속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준 부분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큰 교훈을 받은 부분이다. 나는 집중하고 열정을 불태우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지면 정신없이 빠져든다. 하지만 그 일이 끝나면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고 발전을 위한 새로운 대상을 찾고 싶어진다. 종종 동료들과 발전, 관심에 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깊이 빠져들 대상/업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모범답안이 제시되어 있어 함께 공유한다.


슈워츠는 젊은이들이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직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발전시켜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직업을 좋아하는 마음이 갑자기 생길 거라는 신화도 비슷한 종류의 문제라고 말한다. “한동안 일해보고 상당히 깊이 관여해봐야 미묘한 사항들을 알게 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많은 일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재미없고 하찮아 보입니다. 그 일을 꾸준히 해봐야만 합니다.”


그릿의 발전의 첫 시작은 다양한 일을 꾸준히 해보는 것이고, 그 다음 스텝은 더 잘하기 위한 의식적인 연습이다. 그리고 최종 단계는 끊임없이 자신이 하는 일이 타인이나 전체 사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세 번째,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아이들의 그릿을 키워주는 법)는 부모나 리더가 다른 사람의 그릿을 성장시키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자녀가 완성을 경험하게 하라는 내용과 함께 가난한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그릿 교육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태어나는데, 문제는 열심히 노력하고 투지를 발휘하도록 충분한 자극을 받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가족 외의 다른 사회구성원에 대한 관심 촉구 및 참여 의지 독려를 부여하는 부분이라 이 책이 사회적 가치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관점을 전환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은 강력한 그릿 문화의 힘(훌륭한 팀)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는 집단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독재정권, 군사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집단 문화에 대해 전체주의의 위험성, 집단의 폭력성이라는 위험요소를 먼저 떠올리게 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의 일반적인 조직 생활은 괜찮지만, 좀 더 폐쇄적인 조직생활(자녀를 훈련팀에 넣거나, 기숙 학교에 보낸 것)은 생각해볼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릿의 이상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 훌륭한 팀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연습을 하러 가는 곳에 들어오면 자신도 그렇게 하게 됩니다. 별일 아닌 것 같고 습관이 되죠.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으면 나도 그들을 따라 하게 돼요.’라는 내용을 보고 집단 문화에 대한 긍정 쪽으로 사고가 많이 확장되었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천재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면 아버지도 천재고, 나도 코츠도 천재다. 그리고 여러분도 부단히 노력할 마음만 있다면 천재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매일매일이 행복합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해서 기쁩니다.”를 보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가슴 뛰는 삶을 살게 해줄 천직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돌이켜보면, 새로운 일을 배우며 재미있었고,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며 활기를 느꼈으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열의에 불탔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어쩌면 미지의 새 천직 찾기보다 현직의 천직화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매일매일이 빛나지 않더라도 주어진 일을 끊임없이 해내고 더 발전시키면서, 그때그때 즐거움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생업이 천직이 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독후감 작성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책과 관련하여 느낀 점과 가치관의 변화 등을 정리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지금 이 독후감 작성 자체가 ‘나의 그릿에 대한 평가’ 이기도 하다.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는 공고 2주 만에 독후감을 제출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나는 이 책 이전에 다른 책을 조금 읽다 말았기 때문에, 이 책을 손에 쥐고 남은 시간은 고작 일주일이었다. 일주일 안에 내가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완성하느냐 마느냐가 처음에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다 읽으면 내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시작했고, 퇴근 후 시간의 활용도 녹록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과업 완수 변인의 예측력이 기술되어 있었다. 완성을 경험한다는 것은 다음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고 그것을 완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되는대로 하다가 말자고 생각했었는데, 과업 완수 변인의 예측력이라는 문구 때문에 어떻게든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생겨 잠을 희생해 책을 읽었다. 책은 다 읽었지만 최종적으로 독후감 작성은 포기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이후로 독후감을 작성해보지도 않았고, 밤새 작성해야 할 리포트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업 완수의 습관화를 위해 끝까지 참고 작성했다. 이 독후감 작성이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교훈을 직접 대입해 수행한 첫 산출물이다. 오늘의 작은 끈기가 앞으로의 나에게 큰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며, 내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독후감 경진대회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 물류팀 서정수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