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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35

[에피소드] 아내와 장보기 우리 부부는 60대로 결혼 37년 차다. 아직도 가끔은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편인데, 특히 짜거나 매운 음식 때문에 그러기도 한다. 왜냐하면 아내는 고혈압 초기에다 6~7년 된 허리디스크 때문에 정형외과와 한방병원에 다니다가 디스크 수술을 한 지 2개월째고, 나는 회사를 나오고서 얻은 당뇨가 9년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내는 딸아이 생각에 맛을 중요시하고 나는 건강을 우선시하기에 발생하는 해프닝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내는 아파트의 통장 일을 보고 있고, 나는 60세에 취득한 공인중개사 자격증으로 일 년 전부터 집 근처에 사무실을 열고 있어 소일거리가 되고 있다. 요사이는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여유시간이 많은 편인데, 이게 또한 다행인 것이 아내의 디스크가 심해진 작년부터는 무거운 가공식품.. 2017. 3. 15.
[에피소드] 고드름 기나긴 겨울 방학 방학에 대한 기쁨은 채 1주일을 가지 못했다. 시골에서 방학은 방안에서만 보내기엔 무척이나 답답하고 지루했다. 하지만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엄마는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감기라도 걸리면 1주일 동안 골골해야 했고, 눈밭을 헤매고 다니다 보면 양말이며 바지며 두꺼운 외투까지 여기저기 성한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네 집으로 놀러 가기 위해서는 찬 바람을 뚫고 30여 분을 걸어야 했기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나면 주로 찾는 곳이 집 앞에 쌓아 올린 낟가리 자리였다. 추수가 다 끝난 밭에는 겨울철 소의 먹잇감으로 주기 위해 볏짚을 집처럼 쌓은 낟가리가 있었다. 겨우내 소들에게 먹여야 했기 때문에 꽤 높게 올릴 수밖에 없었다.. 2017. 2. 8.
[에피소드] 눈물 젖은 찐빵 친구와 둘이서 입원실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간호사가 운동 중이라 하여 복도를 서성거리다가 허리에는 복대를 두르고 양손으로 보조기를 밀며 오는 친구와 마주쳤다. 수술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아 팔과 다리의 부위도 빠지지 않고, 등을 헤집고 6개의 볼트를 박아서 성한 데가 없다며 고통스러워한다. “내가 벌써 왜 이러지.”에 “여자 나이 환갑을 지났으니 멀쩡한 곳이 있니? 이곳저곳 고쳐가면서 살아야지!” 했다. 부자 시아버지가 잡아주었다는 1인실로 들어가자 아픈 것도 잊은 듯 추억을 떠올리며 수다 떨기에 바빴다. 120여 호가 사는 우리 마을에서 읍내 여중에 다니는 동급생은 다섯 명이었다. 동네 앞 정자나무 밑에서 만나 10여 리나 되는 학교를 오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공유한 친구들이다. 계절 따라 오디 먹.. 2017. 1. 25.
[시 한 편]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시 한 편]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아스팔트를 비집고 올라온 풀은애초에 나지 말아야 했던 것인가본연의 맘이 거기 있던 것이지돋아난 애먼 놈을 잡아야 하나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살포시 고개 들어 주위를 보면바람에 뿌옇게 비산하는 모래바람이어라알갱이 알갱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풀꽃내음 맡고 흐느적 흐느적 취한 나비마냥제 돌아갈 곳 모르고 행복해한다쓰러져 제 살이 깎이고 언제 죽을지도 모른 채 이렇게 이렇게 사랑은 언제나 잘못이어라. 글 / 사외독자 박영진 님 2017. 1. 18.
[시 한 편] 그때 [시 한 편] 그때 그때로 돌아가자 모든 괴로움 잊고 설렘이 가득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미워하고 원망했던 날들을 잊고 그리움에 견딜 수 없었던 그때로 돌아가자 서로를 애타게 바라보던 그때로 돌아가자 괴롭고 슬퍼할 때 힘이 되어주고 위로해주던 그때로 돌아가자 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바라만 보아도 따뜻했던 그때로 돌아가자 좋은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생각하던 그때로 돌아가자 잠시라도 곁에 없으면 허전해 하던 그때로 돌아가자 눈빛 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그때로 돌아가자 나의 삶에 의미가 되어주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나간 세월에 무뎌지지 않게 아끼고 사랑하며 살자고 맹세하던 그때로 돌아가자 글 / K4 제조5팀 강춘환 책임 2016. 12. 28.
[시 한 편] 그렇게 살자 [시 한 편] 그렇게 살자 나는너가 없으면 안 되고너는내가 없으면 안 되는데이렇게 미워하며 살지 말자 사랑하며 살자서로를 바라보며 살자서로 기대어 살자죽는 날까지...그리워하며 살자. 글 / K4 제조5팀 강춘환 책임 2016.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