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코인스토리가 추천하는 강원도 정선 여행 코스
뜨거운 여름의 끝자락. 아직은 낮에는 너무 덥고 밤에 쌀쌀한 기운이 도는 때. 명절이나 휴일이 생겨 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면 으레 고민이 생긴다. 그러다 문득 동굴이 떠오른다. 강원도 정선, 그곳에서 이 여름의 한편을 아주 시원하게 장식하고 싶었다. 기암절벽과 청정약수, 천연의 동굴이 모여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 이곳에는 아름다운 경치로 선정된 여덟 곳이 있다. 여기서는 화암팔경이라 부른다. 그중 4경에 해당하는 화암동굴. 정선으로 가는 길은 참 다양했다.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혹은 여행사를 통해 편하게 가도 좋다. 정선오일장에 맞춘 주말의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정선행 기차에 올랐다. 무궁화호라 좀 더딘 감은 있지만, 진짜 여행 가는 기분이 느껴진다.
정선오일장
어느덧 정선역에 도착. 역에서 도보로 10여 분 정도 되는 곳에 매월 2일와 7일이 낀 날에만 정선오일장이 선다. 마침 점심때라 그런지 배낭을 멘 관광객들과 장을 보러 온 아낙들로 가득하다. 정선을 대표하는 각종 특산물이 대부분. 산나물과 약초는 물론이거니와 양옆으로 늘어선 식당 간판에는 곤드레나물밥과 콧등치기, 황기족발, 황기백숙 등의 산천음식들로 가득하다.
장의 중간 지점 즈음에 왔을 때, 수수부꾸미를 천 원에 샀다. 할머니가 조심스레 비닐에 담아준다. 안에 든 뜨거운 팥고물을 호호 불며 먹는다. 고소하면서도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강원도에서는 곤드레나물밥을 모르면 간첩이라 한다. 곤드레나물은 고려엉겅퀴(Cirsium Setidens)라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 언뜻 보면 취나물과 비슷하지만, 취나물보다 훨씬 연하고 부드러워 씹히는 맛이 좋아 밥을 지어먹는다고 한다. 장에는 먹거리뿐만이 아니라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매년 4월 초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 장이지만, 관광 성수기가 되면 주말장터를 더 개장해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정기오일장 / 매주 토요일 주말장)
정선아리랑 소리공연
▲ 정선아이랑극사진
사진출처 : http://goo.gl/S3YCbY
정선에 왔다면 아리랑을 빼놓을 수가 없다. 오일장에 맞춰 정선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는 정선아리랑극 공연을 연다. 1950년대 한국전쟁의 그 격동의 세월을 아리랑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조연들은 직접 아리랑을 전수하는 정선군민들이라고 했다. 정선을 떠나기 전, 40분 정도 시간을 내어 공연을 보고 떠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선문화예술회관 3층 오후 2시, 31일 공연 시 1일 공연 없음)
※정선군종합관광안내소 T.1544-9053
화암동굴
정선읍에서는 화암동굴로 가는 버스가 자주 운행된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나오다 보면 어느덧 큰 산에 둘러싸인다. 다른 동굴들과 달리 화암동굴은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꾸며놓은 국내 유일의 테마 동굴. 동굴 입구까지는 국내 최초로 설치되었다는 모노레일을 이용해도 좋다. 5분 정도 올라가므로 산의 풍광을 바라보며 조금 걷고 싶다면 10여 분 정도 언덕을 걸으면 된다. 드디어 바깥에서부터 서늘해지는 입구로 들어선다. 시원한 바람이 동굴 깊숙한 곳에서부터 불어와 사람들을 맞이한다. 총 다섯 개의 테마 코스로 이루어진 동굴 안을 천천히 다 돌아보고 나오려면 1시간 30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총 관람 길이는 약 1,803m. 생각보다는 꽤 길다.
맨 처음,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캤다는 천포광산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역사의 장’과 만난다. 광산 개발 당시의 모습과 광산 개발의 전 과정을 재현하여 놓은 곳으로, 조선 시대 주민들의 생생한 모습과 만나볼 수 있다. 연일 길을 따라가면 두 번째 테마인 ‘금맥따라 365’가 나타난다. 상하부의 갱도를 가파른 수직으로 연결하는 고저 차 90m의 천연동굴로 들어가는 곳이다. 365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머리 위로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세 번째 테마 ‘동화의 나라’에서는 화암동굴의 상징인 깜찍한 금깨비와 은깨비가 등장한다.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곳으로, 동화를 보는 듯 아기자기한 금 채굴 풍경이 펼쳐진다. 네 번째 테마인 ‘금의 세계’에서는 동굴에서 생산되던 광물이 금인 만큼, 금광산의 생성과 종류, 제련, 금의 쓰임, 금의 역사 등 금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전시한 곳이다. 직접 실제 금괴를 볼 수도 있다.
마지막 테마로, 가장 볼거리가 많은 코스인 ‘대자연의 신비’에서는 동양에서 최대라는 유석폭포와 대형 석순·석주들과 만날 수 있다. 연대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대형 종유석들이 서늘한 동굴 안에 즐비하다.
※홈페이지 : http://www.jsimc.or.kr
※이용시간 : 09:00~17:00
화암동굴만 조금 더 떨어져 있을 뿐, 정선역 부근으로 정선오일장과 문화예술회관, 아라리촌이 자리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정선의 명물들과 만나볼 수 있다. 더운 여름, 장터에서 강원도 명물을 즐기고 화암동굴에서 오싹한 기운을 받고 나와, 기차에 오르기 전 정선아리랑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여행 계획을 한번 세워 보는 것도 좋겠다.
정선 관련 Tip
정선군 시설관리공단 : www.jsimc.or.kr, ☎ 033-560-2578
화암동굴 입장료 : 어른 5,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000원
모노레일 이용료 :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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