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대정엄마
신록의 계절이 산천초목으로 푸름을 옷으로 입고 당신께 경배를 드리는 듯합니다. 삼복더위에도 가족을 위해 일을 하러 간 당신 생각에 감사함보다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구려. 두서없이 써내려 가는 부족한 편지글이지만, 이 못난 남편을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편지를 쓰는 동안 당신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마음 또한 먹먹해집니다.
인생은 유수와 같다더니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앞에 벌써 당신이 50회 생일을 맞이하였구려. 우리가 살아온 지도 어느덧 25년, 결혼 25년은 은혼식이라는데 살아온 인고의 세월을 믿음으로 살뜰히 가꾸어 살아온 당신께 당신을 닮은 아름다운 꽃바구니를 선사합니다.
지난날, 수술을 받고 내가 사경을 헤맬 때 당신이 나를 위해 헌신적으로 간호하였었지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린 삼 형제 훌륭히 잘 키워주어 고맙고 감사하다오. 그리고 정작 당신 역시 아픈 줄도 모르고 가족들 위해 많은 고생을 하였지요. 그런 당신에게 그저 나는 미안한 마음뿐이라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에도 오로지 당신만은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돌봐주고 지켜주었지요.
그랬던 당신이 어렵고 힘든 수술과 항암치료의 고통을 감내하게 되었는데, 당신은 가족 생각에 씩씩하게 열심히 견뎌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정엄마, 미안했어요. 이제 우리 아이들도 어느덧 자라 늠름한 성인이 되었으니, 이제는 나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소. 당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남편이 되어, 지금처럼 행복한 가정을 잘 지켜나갔으면 합니다.
언제나 건강해요, 우리.
우리를 구원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015년 7월 15일
당신 남편 조정필 씀
글 / 시설부문 시설팀 조정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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