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알게 된 재미난 점은, 많은 문화가 한 가지 정형화된 것 없이 지역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 바로 음식인데요,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해드릴 음식은 바비큐입니다. 훈제의 향에 소스를 곁들여 먹는 대표적인 미국 음식문화인 바비큐는, 지역에 따라 고기, 장작용 나무, 소스가 다양해서 어떻게 보면 한국의 김치처럼 친근한 메뉴이면서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 점이 비슷합니다. 이러한 바비큐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고기, 나무, 소스라는 3요소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콘브레드, 콘슬로우 등 다양한 애피타이저를 곁들여 먹는 바비큐
사진 출처 : http://goo.gl/Tsb7Xs
육류부터 해산물까지 뭐든지 바비큐
고기는 흔히 돼지 갈비뼈 부분인 포크 립(Pork Rib)이나, 돼지고기 목살이나 앞다리살을 얇게 찢은 풀드 포크(Pulled pork)가 전통적인 바비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비큐가 발전된 남부지역에서 흔히 돼지를 사육하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소, 닭고기 등의 육류뿐만 아니라 바닷가에 인접한 미 서부나 하와이 지역에서는 해산물과 연어와 같은 생선요리까지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어느 재료라도 바비큐 요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료들은 장작불에 간접 열을 이용한 훈연 방식(Smoking)으로 오랜 시간 구워냅니다. 더 오랫동안 천천히 훈연한 고기일수록 더 연하고 풍부한 육즙을 가지게 됩니다!
▲ 대표적인 바비큐 고기인 포크 립(Pork Rib)
사진 출처 : http://goo.gl/NV8xKq
불맛을 결정하는 장작의 종류
미국의 다양한 기후만큼 장작이 될 수 있는 나무의 종류도 다양하답니다. 바비큐에서 장작의 종류는 훈제 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사용하는 나무에 따라 그 풍미도 달라집니다. 이러한 나무를 피워서 훈제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는 자랑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바비큐 지역으로 손꼽히는 텍사스 출신의 앰코 동료 중에는, 사과나무로 자신이 얼마나 좋은 훈제 향을 낼 수 있는지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히코리, 피칸 및 다양한 오크나무 같이 단단한 나무들은 훈제 맛이 풍부해서 소고기나 돼지고기 바비큐에 주로 이용되며, 메이플, 사과, 배나무 등의 과일나무는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를 더하기 때문에 생선이나 닭 요리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 훈제 바비큐의 풍미를 결정하는 다양한 장작 나무들
사진 출처 : http://goo.gl/AT0Xd8
맛의 차별화는 소스
소스의 활용은 훈제 이전에 재워두거나 굽는 중간에 바르기도 하고, 완성된 요리에 찍어 먹기도 하기에 ‘바비큐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달짝지근한 토마토소스부터 식초 기본의 산뜻한 소스, 머스터드 바비큐소스에 매운맛의 정도까지 달리한 그 종류는 아주 천차만별입니다. 바비큐에도 4대 지역이 있습니다. 1) 캔자스 스타일의 새콤달콤하고 걸쭉한 토마토소스, 2) 멤피스 스타일로 소금, 후추 밑간의 드라이한 양념, 3) 텍사스 스타일로 묽고 매콤한 토마토소스, 4) 캐롤라이나 스타일로 신맛의 토마토후추소스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나아가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과거 독일 이민자들이 정착해 이룬 지역답게 머스터드를 이용한 ‘캐롤라이나 골드 소스’도 특이합니다. 소스는 지역을 넘어 각 레스토랑의 특성에 따라서도 다양해서, 마트나 기념품 코너, 레스토랑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 캔자스 스타일의 걸쭉한 토마토와 설탕 베이스의 바비큐 소스를 더한 포크 립(Pork Rib)
사진 출처 : http://goo.gl/s1RzQW
▲ 캐롤라이나 스타일의 머스터드 소스를 더한 풀드 포크(Pulled Pork)
사진 출처 : http://goo.gl/3GKLCz
▲ 마트와 레스토랑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바비큐 소스들
사진 출처 : http://goo.gl/y7CnHp
음식으로서의 바비큐도 맛있지만, 문화와 산업으로서의 바비큐도 재미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앞서 소개한 4대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전국 규모의 바비큐 협회 주관하에 여러 페스티벌과 경연대회가 열립니다. 열정적인 셰프들은 대회 준비를 위해 한동안 생업을 접고 메뉴 개발에 전념하기도 한답니다.
지난 3월에 우리 앰코가 위치한 탬피·챈들러 지역에서도 ‘BBQ Festival’이 열렸습니다. 여러 지역의 전통적인 바비큐뿐만 아니라 나쵸에 바비큐를 곁들이는 등, 여러 응용 요리들까지 다채롭게 접해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참여 업체들은 푸드트럭부터 유명 체인 레스토랑까지 다양했고, 저마다 바비큐 대회 수상 마크들을 자랑스럽게 내건 업체들도 여럿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컨트리 뮤직 공연과 함께 즐기는 야외 피크닉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바비큐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러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맛있는 음식이 참 행복하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서 전파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Chandler BBQ Festival을 즐기는 모습
영상 출처 : 비메오(https://vimeo.com/91247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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