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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우리는 앰코人

앰코코리아 등산동호회 산사랑, 강원도 금강산 신선대 트레킹!

by 앰코인스토리.. 2026. 9. 25.

가을맞이,
금강산 신선대 산행

 

9월의 일상은 계절의 경계선 위에서 서성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제법 서늘한 공기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시작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반소매 셔츠 위에 재킷을 걸쳐 입은 거울 속 모습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곤 하지요.

 

추석이라는 민족의 명절이자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큰 축제를 목전에 두고 아웃도어 동호회 산사랑에서는 9월 정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계절이 교차하는 시기지요. 아직 가을의 향기보다 여름의 향기가 더 많이 남아있지만, 시원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떠나는 산행의 여정은 자연을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에게 가을 산행의 서막을 알리기에 충분합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금강산 신선대입니다. ‘금강산은 북한에 있는 거 아니야?’라고 많이들 질문하게 되는 곳이지요. 그 질문은 정확합니다. 금강산은 아쉽게도 우리가 갈 수 없는 휴전선 북쪽에 있습니다. 그런데 금강산의 주요 봉우리와 정상은 북쪽에 있지만, 신선대에서부터 금강산의 줄기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금강산의 최남단 자락이 신선대가 있는 신선봉으로 그 유명한 금강산 일만 이천봉의 시작점이 되는 봉우리인 것이지요. 그래서 행정구역상으로는 신선대 맞은편 설악산 국립공원에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선대가 최근 몇 년 사이 등산객들, 특히 MZ 세대들에게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국내 산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엄청난 뷰를 자랑한다는 것입니다. 산행 코스가 짧으면서 조망이 터지는 전망대에 올라가면 속초 시내가 한눈에 보이며, 푸른 동해 바다와 병풍처럼 남쪽 설악산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는 웅장함의 상징 울산바위 뷰가 시선을 강탈하게 만듭니다.

 

코로나 이후 SNS를 통해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한 인증샷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계절과 상관없이 늘 산객이 붐비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곳인데, 이곳은 사실 산행할 수 있는 기간은 길지가 않습니다. 국립공원 안에 있다 보니 늦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산불 방지 기간을 두고 탐방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산행할 수 있는 기간은 5월에서 11월까지 6개월 정도로 한정되어 있고, 단풍철이 시작되면 엄청난 인파가 몰리다 보니 가급적 단풍 시즌을 피해 산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이른 새벽부터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서 출발부터 기대가 아주 큽니다.

 

▲주차장은 대형 버스들의 전시장이 되어 버렸어요. 신선대의 인기가 실감납니다.
▲준비운동을 하기에 아주 좋은 멋진 무대도 있답니다.

추석 명절이 코앞이라 벌초객들이 많고, 좋은 날씨로 인한 나들이 인파로 고속도로가 좀 밀렸지만 무사히 금강산 화암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이 워낙 넓어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날씨를 보니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가야 할 산 쪽은 먹구름이 빠르게 흐르고 있고, 속초 시내 바닷가 쪽은 아주 맑은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같은 동네인데 고도에 따라 날씨가 극명하게 갈리는 재미난 곳이네요. 수도권과 다르게 기온이 좀 낮습니다. 23도 내외의 기온으로 등산하기에는 아주 최적의 날씨를 보여 주고 있어요.

 

목적지인 신선대까지는 약 2.8km, 등산을 좀 하는 사람은 50분, 초행자도 한 시간 30분이면 넉넉히 올라 갈 수 있는 짧고 굵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코스가 짧다고 너무 얕보면 안 됩니다. 정상 고지가 640m 정도 산이라 높이로 보면 서울의 관악산하고 비슷합니다. 중간중간에 급경사도 있고, 계단과 미끄러운 마사토 탐방로가 종종 긴장하게 만들거든요.

 

▲쭉쭉 뻗은 멋진 적송이 산객들을 맞이합니다.
▲땀이 날 무렵 슬슬 조망이 터집니다.
▲신선대는 암릉으로 시작해서 암릉으로 끝나는, 암릉 맛집입니다.
▲멋진 포즈는 어디서 배우셨나요?
▲힘들어서 뒤돌아보지도 않았는데, 문득 뒤돌아 보니 이런 멋진 풍경이었어요!

살짝 힘들긴 했어도, 살포시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며 오르다 보니 금방 정상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말문이 막히기 시작합니다. “산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하고, 시냇물은 날더러 돌이 되라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아마 서정주 시인도 이런 풍경에 취하지 않았나 싶어요.

 

신선대 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은 사방이 확 트인 암릉 구간의 연속입니다. 이날은 좀 잠잠했는데요, 워낙 바람이 심한 곳이라 정상부 능선엔 키가 큰 나무가 자랄 수 없어서 동서남북으로 막히지 않는 시원한 조망을 보여줍니다. 약 200m 정도 되는 암릉 능선 구간의 뷰는 카메라를 어디에 두어도 인생샷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런 매력에 오늘도 엄청난 인파가 이곳을 찾았네요. 우리처럼 동호회나 단체로 온 산객들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괜찮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신선대의 가장 큰 매력은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맞은편 설악산 울산바위를 배경 삼아 인증샷을 남기는 데 있습니다. 아마도 국내 산 정상부의 인증샷 중 최고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가히 최고의 뷰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시선을 동쪽으로 살짝 돌리면 멀리 동해바다와 속초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기가 막힌 날씨 덕분에 멋진 구름과 더불어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사방이 탁 트인 산마루, 그곳에서 바라보는 동해는 하늘보다 더 깊은 푸르름을 품고 있습니다. 구름의 고운 소매자락에 수줍게 얼굴을 묻은 울산바위는 마치 한 폭의 거대한 수묵화처럼 아스라하고 뺨을 스치는 9월의 가을 바람은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싱그럽게 피어오릅니다. 저 울산바위의 신비롭고 웅장한 자태, 그리고 가을바람, 대자연이 차려낸 성찬에 마음마저 하얗게 비어지는 것 같아요.

 

▲포르투갈에서 온 우리 해외 사업장 동료도 한국 산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구름에 살짝 가렸지만 이 장면이 신선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구름 덮인 울산바위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낙타바위 라는데, 닮았나요?
▲바다 쪽 하늘은 진짜 환상이네요!
▲20대 중반에 만나 어느덧 50대 중반이 된 30년지기 동기들!

짧은 등산과 수백 장의 인증샷도 찍었으니 맛난 간식을 즐깁니다. 신선대는 참 장점이 많은 곳인데요, 그 중 하나가 정상부 능선에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간식이나 도시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이지요. 비상 시를 대비한 헬기장 주변에 넓은 공터도 있고, 넓고 평평한 바위가 많아 가볍게 간식을 즐기기에 아주 좋습니다.

 

▲살짝 고개만 돌리면 마음의 시름이 스르르 사라집니다.
▲평생을 기억할 오늘을 남깁니다.
▲한국, 포르투갈, 필리핀! We Are the World!
▲협곡과 같은 암릉 뒤로 구름과 푸른 동해바다가 환상의 하모니를 보여줍니다.

정상에서 환상적인 풍경에 취해, 너무 많은 사진을 찍은 것 같아요! 계절이 바뀌어 또다른 모습일 때 다시 재방문할 약속을 마음 속 깊이 다짐하며 하산합니다.

 

하산 코스는 두 가지 방향이 있어서 선택을 할 수 있답니다. 올라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가는 원점 회귀 코스와, 반대로 계곡을 끼고 하산하는 일주 코스가 있는데요, 본인 체력과 일정에 맞게 선택하면 됩니다. 오늘은 시간 관계상 좀 더 짧은 원점 회귀 코스로 하산했어요.

 

신선대는 난이도가 높은 산은 아니지만, 경사가 좀 있고 마사토의 미끄러운 바닥이라 접지력 좋은 등산화와 등산스틱 사용을 추천합니다. 이날도 탐방로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분들을 목격했습니다. 난이도가 낮다고 안전을 소홀히 하는 건 아웃도어 활동에 절대 금물입니다. 탐방로가 미끄럽고 경사가 있다 보니 안전로프가 잘 설치되어 있는데요, 로프를 잡고 산행하면 힘이 분산되어서 덜 힘들고, 안전사고 예방에도 좋습니다.

 

▲모진 바람에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가 아쉬움 가득한 하산길의 발걸음을 붙잡는 것 같아요.

여유있게 하산하다 보면 금방 화암사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갈림길에서 200m만 가면 천년 고찰 화암사가 나옵니다. 769년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했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승지지요.

 

우리나라 절터가 대부분 그러하듯 이곳 화암사 또한 엄청난 명당입니다. 여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가만히 있어도 도를 깨우치게 하는 것 같아요. 동해의 푸른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진짜 부처님도 반할 만한 멋진 터에 고즈넉한 산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재로 인한 소실로 대부분의 법당이 새로 지은 건물들이라 고풍스런 맛은 없지만, 그래도 시원한 산바람에 처마 끝 풍경이 청아한 울림을 연주하니, 번잡한 세상 속에서 늘 무언가를 채우려고 버둥거렸던 기억들이, 고요한 산사 안에서는 한낱 부질없는 욕심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이들이 이곳을 거쳐가며 저마다의 고통과 염원을 내려놓았을 것입니다. 산사는 그 모든 마음을 묵묵히 받아 안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푸른 소나무의 향을 흘려보내고 있네요.

 

마음이 편안하 지는 화암사는 꼭 체험해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다른 사찰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타종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사찰에서는 전시용이거나 스님들 예불 시간을 알리는 의미에서 타종을 하기에 일반인들은 종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합니다. 하지만 화암사는 일반인들에게도 타종할 수 있는 체험 목적의 범종을 공개하고 있어서 은은한 산사의 범종 소리를 감상하며 직접 칠 수 있어서 인기가 아주 높습니다.

 

▲푸른 동해바다와 웅장한 수바위가 일품인 화암사의 풍경입니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푸르고 시원한 계곡이 있으니 여름에 꼭 오고 싶군요.
▲울산바위가 우리의 헤어짐을 끝까지 배웅하고 있어요.
▲늦은 점심은 언제나 배부르게 먹어야 후회를 안 하지요!

짧은 산행이었지만, 그 어떤 긴 코스의 산행보다도 강렬하고 임팩트가 컸던 금강산 신선대 산행이었습니다. 지근 거리인 속초 시내에서 푸짐한 뒤풀이를 했어요. 동해안 최고의 관광지인 속초는 맛집이 많아 취향대로 즐기기에 너무 좋습니다.

 

오늘 산행 시간은 다섯 시간도 되지 않았지만, 버스에서 보낸 왕복 시간만 인천 기준으로 여덟 시간이었답니다. 그래서 산행 기획자인 필자는 이렇게 장거리 산행을 할 땐 최대한 그 지역의 체험 거리를 찾아 후회 없는 일정으로 꽉 채우려고 합니다.

 

필자 개인적으로 방문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거리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방문한 곳이기에 마지막까지 즐길 거리를 찾아 방문한 곳은, 식당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외옹치 해수욕장입니다.

 

▲외옹치 해수욕장의 포토존입니다.
▲산과 바다! 오늘 한국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고 있어요!
▲예쁜 사랑은 예쁜 곳에서 추억을 남겨요.
▲컴퓨터 배경화면과 같은 감성있는 풍경이지요.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추억을 새겨 봅니다.

이렇게 외옹치 해수욕장에서 가을 바다의 향을 느끼며, 짧지만 알찬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필자는 이렇게 다양한 자연을 즐기는 활동을 추구하기에, 우리 동호회를 막연하게 등산동호회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체험한 자연은 비단 산만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아웃도어 동호회’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산과 바다에서 서로 다른 멋과 풍경을 즐기며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들, 아웃도어 활동에서 얻는 보이지 않는 가치는, 그것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큰 축복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글과 사진 / 기술연구소 선행기술개발그룹 김용준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