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Pythagoras, 기원전 570년~기원전 495년)가 없었다면 클래식 음악은 물론 현대의 음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음악의 계이름을 만든 것이 바로 피타고라스이기 때문입니다. 수학에서 머리를 쥐어뜯게 한 피타고라스의 정의를 만들기도 했지만, 인류에게 머리를 식혀주는 음악을 선사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철학은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고 음악은 그 언어를 소리로 표현하는 것으로, 철학과 음악은 서로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철학자가 음악을 위한 체계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브리엘 포레의 파반느 Fauré: Pavane, O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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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과 철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철학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플라톤의 음악적 이데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술적 음악 사상은 르네상스 음악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동시에 음악을 머리 속 사상의 개념에서 꺼내어 건축 예술과 같은 기술이 접목한, 체계적이며 시각적으로 보이는 예술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습니다.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프렐류드 1번 Bach: Cello Suite No. 1 in G Major, Pré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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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부흥기라는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면서 철학은 신적인 존재를 다루는 고도의 종교적 철학에서 점차 인간의 관점으로 내려앉게 됩니다. 인간의 관점으로 눈높이를 낮춘 철학은 자연을 닮아가게 되고, 자연은 음악을 통해 표현되기 시작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음악을 사용하게 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짜르트 레퀴엠 중 눈물의 날 Mozart: Requiem – Lacrimosa &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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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은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합니다. 이러한 조화와 균형은 소리의 아름다움을 넘어 인간이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질서와 조화를 학문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를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갈등과 분노를 음계만으로 은유적으로 풀어주고 헤쳐주면서 얽혀진 삶의 복잡성을 단순화하고 간결화 시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음악은 즐거움을 넘어 인간의 미적 감각을 일깨워주는 철학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Tchaikovsky: Piano Concerto No. 1 in B-Flat Minor, Op.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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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뜻하는 Philosophy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필로소피아(philosophia)’입니다. 이는 ‘사랑’을 뜻하는 ‘필로스(philos)’와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sophia)’의 합성어로,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철학이라 하면, 삶에 대한 근본과 본질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학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철학은 가치철학, 실증철학, 정치철학, 경제철학 등으로 세분화되어 인문학으로서 자리 매김을 해왔습니다.

철학이라 하면 다소 따분하고 무겁고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철학은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철학적 용어들은 일상에서 사용할 일이 거의 없으며 생소하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누구나 한번쯤은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라는 질문들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질문은 간단하지만 해답이 어렵다는 것 때문입니다.
철학이 어려우면서도 거리감이 생기는 것은 ‘답이 없다’는 혼란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음악은 이러한 혼란을 잠시 식혀주고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자들이 음악을 가까이하고 음악을 체계화한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정리해 봅니다.
구스타프 홀스트 혹성들 중 목성 Gustav Holst's The Planets “Jupiter”
영상출처 : youtu.be/FTGpL1JPzIc?list=RDFTGpL1JPzIc
철학적 요소를 음악에 담은 곡 중 하나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입니다. 짜라투스트라를 주인공으로 삼아, 소설 형식으로 철학을 풀어낸 프리드리히 니체의 대표작을 R.스트라우스가 음악으로 만든 작품으로, 짜라투스트라가 10년 동안 머무르던 동굴에서 하산해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펴는 내용 때문에 주로 철학서로 분류되지만, 옴니버스로 구성된 소설처럼 이야기를 전개하며, 여러 등장인물과 사물, 시간과 공간에 상징이 담겨 있는 등 문학적 요소도 많은 작품으로, R.스트라우스는 이러한 서사를 음악으로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철학적이고 무거울 것 같은 이야기를 음악이 동행하면서 그 묵직함을 덜어줍니다.
R.스트라우스의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Richard Strauss' "Also sprach Zarathustra" op. 64
영상출처 : youtu.be/TfnOB6W9OZE?list=RDTfnOB6W9OZE

철학은 인간의 존재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는 인문학의 기초 학문이지만, 현재는 대학에서조차 철학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빠른 성과와 경쟁을 요구는 현대에서 근원적 사유를 하는 철학이 인기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질문하는 교육보다는 답하는 교육에 집중되는 것도 철학을 사라지게 하는 원인일 것입니다.
이처럼 쓸쓸히 사라질지도 모를 철학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쿰쿰한 책 곰팡이 냄새가 밴 도서관 한 켠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렬하고 농익은 뜨거운 여름을 피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게 인지상정이겠지만, 여름조차도 눈길을 주지 않을 것 같은 고리타분한 철학이 있는 시원한 도서관을 이번 피서의 목적지로 삼아야겠습니다.
※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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