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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되면 성묘 다녀오시는 독자님이 많이 계실텐데요, 우리가 다녀오는 성묘의 땅에도 부동산 권리가 존재하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이를 ‘분묘지지권(墳墓基地權)’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권리입니다.
토지를 거래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장 답사’입니다. 만약 내가 구입한 토지에 묘지가 있다면 어떨까요? 내 소유의 땅이라도 묘지가 있다면 법적으로 관습법상 인정되는 권리인 분묘기지권이 존재하기에 마음대로 토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아닌, 오랜 관습에 따라 법적으로 인정되는 권리로, 현대사회에서는 이 때문에 많은 분쟁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권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분묘기지권이란?
분묘기지권은 타인의 토지 위에 설치된 분묘(무덤)를 소유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제사를 지내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고, 남의 땅에 묘를 설치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유교사상으로 인해 풍습적으로 땅에 대한 소유권 구분 없이 분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민법에 명시된 조문은 없지만, 오랜 장례문화와 관습을 바탕으로 대법원 판례가 인정한 관습법상 물권입니다.
분묘기지권의 특징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관습법상 물권으로,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분묘와 그 주변 토지에 대해 사용권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항처럼 관습법상 인정되어, 토지 사용자와 묘지사용자 간의 당사자들 합의가 아닌, 오랜 관습에 따라 법적으로 인정되는 권리이지요.
토지 소유자의 승낙, 20년 이상 평온·공연한 점유(취득시효), 또는 토지 소유권 이전 시 분묘 이전 특약이 없는 경우 등, 세 가지 중 하나의 요건이 갖추어 지면 분묘기지권이 성립됩니다. 성립된 분묘와 그 주변 일정 면적의 토지에 대해 사용권이 보장되며, 토지 소유자가 임의로 분묘를 철거할 수 없습니다.
다른 국가는 매장 관련 법률로 일정 기간 내 이장 의무를 부과하거나, 분묘 설치 자체를 엄격히 제한되는 등, 분묘기지권과 같은 강력한 사용권 보장은 드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분묘기지권은 과거 대한민국의 특수한 매장문화와 관습법 전통에 뿌리를 둔 제도이며, 해외에서는 유사한 법적 보호가 거의 적용되지 않습니다.

분묘기지권의 법률 근거
🔍 민법 제187조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은 등기를 요한다. 그러나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또는 관습법에 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위와 같이 대법원은 판례에서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물권으로서 등기 없이 성립하여 사용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지 소유권이 인정되는 권리는 아니기에 묘지주는 토지 사용권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토지 소유주는 묘지로 인해 개발 등 토지 이용에 제약이 발생됩니다.
1961년 ‘매장 등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분묘 설치가 형식적인 절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1980년 이후부터는 분묘와 토지 사용에 관련된 분쟁들이 발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01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으로 개정되어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조항으로 인해 2001년 이후 설치된 무단 분묘는 시효 취득이 불가하게 되었습니다. 즉, 2001년 이전 분묘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인정되지만, 2001년 이후 분묘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타인의 토지 등에 설치된 분묘 등의 처리 등) [2001년 이후]
① 묘지 설치자 또는 연고자는 분묘에 대하여 분묘를 관할하는 시장 등의 허가를 받아 분묘에 매장된 시신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다.
② 미리 3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그 뜻을 해당 분묘의 설치자 또는 연고자에게 알려야 한다.
③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④ 연고자는 당해 토지 소유자 또는 자연장지 조성자에 대하여 토지사용권이나 그 밖에 자연장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 (분묘의 설치기간) [2001년 이후]
① 공설묘지 및 사설묘지에 설치된 분묘의 설치기간은 30년으로 한다.
② 그 설치기간의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1회에 한하여 그 설치기간을 30년으로 하여 연장하여야 한다.
③ 설치기간을 계산할 때 합장분묘인 경우에는 합장된 날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정리하면, 2001년 이후부터 현재는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는 토지 사용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은 경우 분묘 설치기간은 30년으로 하고, 1회에 한해 연장하여 최대 60년 동안 사용이 가능합니다. 토지 소유자가 분묘를 개장해야 하는 경우에는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 분묘를 개장할 수 있습니다.

지료(사용료)
분묘를 관리하는 건 사용자가 당연히 하겠지만, 사용하고 있는 땅의 소유주가 다르다면 토지주는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지료’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토지사용료인데, 임대료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묘지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법원이 토지 시세 또는 사용 면적 등을 감안하여 산정하게 되며, 토지 소유자가 묘를 관리하는 후손이나 상속인에게 청구합니다. 과거에는 무상 사용이 관습이었으나, 2021년 판례 변경으로 유상 사용원칙이 확립되어 청구시점부터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즉,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대법원 판례에서 지료 지급 의무에 대한 지료 청구권이 명확화되었습니다.
1. 승낙형 분묘기지권 [대법원 2021.9.16. 선고 2017다271834 판결]
토지 소유자의 승낙으로 분묘를 설치한 경우, 지료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르고, 승계인에게도 효력이 적용됩니다. 약정이 없다면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시점부터 지급 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
2. 양도형 분묘기지권 [대법원 2021.5.27. 선고 2020다295892 판결]
자기 땅에 분묘를 설치 후 토지를 양도하면서 이장 특약이 없는 경우, 분묘기지권 성립 시점부터 지료 지급 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
3.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대법원 2021.4.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가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된 경우(2001년 이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날부터 지급 의무가 발생합니다.

분묘기지권 인정 사례 및 불인정 사례
첫 번째 사례로, 토지 소유자는 분묘를 철거하고 싶어 법원으로부터 철거 요청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에 설치된 분묘가 토지 위에 20년 이상 평온·공연하게 존속하여 후손들이 정기적으로 제사·벌초해왔던 온 분묘는 관습법상 시효취득이 인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토지 소유자는 철거 청구가 불가하게 되었습니다. 즉, 장사법 시행 이전(2001년) 설치된 분묘는 시효취득이 인정된 사례입니다.
이번엔 두 번째 사례입니다. 장사법 시행 이후(2001년) 2002년 당시 토지 소유자의 명시적 승낙으로 분묘 설치 후 지속 관리되었던 분묘가 있었습니다. 이 분묘는 승낙형 분묘기지권이 성립하게 되었고, 2020년 토지를 매수한 신규 매수인도 부정할 수 없게 되어 철거 청구가 불가하게 되었고, 분묘 사용자에게 사용권이 인정된 사례입니다.
세 번째는 불인정 사례입니다. 1990년에 설치된 분묘가 토지 위에 20년 이상 있었습니다. 이 분묘는 접근로가 없었고 관리 흔적을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분봉이 훼손되어 있던 분묘임에도 사용자는 분묘기지권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평온공연한 점유로 보지 않아, 시효취득은 물론 사용권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 사례는 장사법 시행 이후(2001년)로, 2004년 분묘가 설치되어 20년간 존속한 분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치 당시 토지 소유자의 승낙·묵시적 동의가 없다고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무단 설치 분묘는 철거 대상이 되었고, 오래됐다고 해서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해외의 장례법
그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법률적으로 비슷한 일본을 한번 볼까요?
일본은 묘지 및 매장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행정 허가 기반의 사용권으로, 매장은 원칙적으로 공설묘지 또는 허가받은 사설묘지에서만 가능하며, 개인 사유지 매장은 사실상 금지됩니다. 또한, 묘지 사용 기간은 통상 20~30년으로 이후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중국도 비슷하긴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로 화장이 의무화되어 기존의 무연고 묘지 정리 정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묘지권은 소유권이 아닌 매장권으로, 매장권 구매자는 배타적 매장권을 계약으로 취득해 50~100년 후에 권리가 소멸됩니다. 또한, 독일에서는 모든 시신과 유골은 공설묘지에만 안치할 수 있으며 10~30년 임대(lease) 후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유지에는 매장이 금지됩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도시화, 토지 부족, 환경 정책으로 인해 화장 선호가 증가하게 되어 현재에는 화장률이 약 90% 이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공설묘지를 사용하거나 사설묘지에 매장하려고 한다면 지자체의 허가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다만, 오래 전부터 이미 사용되던 분묘는 이처럼 법률적으로 보호가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우리나라는 과거 조상 숭배와 효 사상에 기반한 매장 관습이 강했습니다. 봉분을 설치하고 제사를 지내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었고, 남의 땅에 묘를 설치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관습에서 ‘타인의 토지에 설치된 분묘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었습니다. 이후 민법상 물권의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법률 조문에는 직접 규정되지 않고 판례와 관습법에 의해 인정되어 온 판례입니다. 이후 2001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분묘에 대한 시효취득은 제한되었고, 절차와 규율에 따른 분묘가 허용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며, 이번 시간에는 분묘 기지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처럼 독자분들께서도 토지를 거래할 경우 현장을 방문해 분묘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토지라면 이 토지에 건축이 가능한지, 분묘가 철거가 가능한지 등 여러 방향으로 거래 전에 꼭 확인이 필요하겠습니다. 연휴에 성묘 가시면서 이 분묘는 어떻게 사용권을 취득하고 이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분묘기지권 정리
🔍 관습법상 인정되는 물권으로, 타인의 토지 위에 설치된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 승낙형 : 토지 소유자의 명시적 및 묵시적 승낙으로 설치
- 취득시효형 : 승낙 없이 설치 후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 (2001년 이전)
- 양도형 : 자기 땅에 설치 후 이장 특약 없이 토지만 양도한 경우
🔍 존속 기간
- 2001년 이전 설치 : 영구적 권리 가능
- 2001년 이후 설치 : 30년 + 30년 연장 (최대 60년)
- 지료 : 청구 시점부터 지료 지급 의무 발생
※ 사진출처 :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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