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실컷 마터호른을 본 다음에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정거장에서 내려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 고지대여서 그런지 숨쉬기 약간 힘든 것 같기도 하다.
쉬엄쉬엄 오르면 그림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누군가의 소망을 담은 돌탑들.
전망대에는 야외 카페가 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테이블에 앉아있다. 우리 가족도 마터호른이 잘 보이는 테이블에 앉고, 필자는 에딩거 맥주를 시켜본다. 경치가 좋아 안주가 따로 필요 없는 곳이다.
어디선가 구름이 몰려와 봉우리를 감싸며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멀리서 봐도 엄청난 경사인데, 저 산을 정복하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일부는 그 대가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원래는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를 보고 클라인 마터호른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그냥 한가롭게 있고 싶어 카페에서 오래 앉아 있었다.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기차를 타지 않고 다음 역까지 짧은 하이킹을 하고, 중간에 도시락도 먹을 예정이다. 내려가며 만나는 스위스의 이름 모를 풀과 아름다운 들꽃들.
마터호른을 보며 걸을 수 있는 멋진 코스다.
아내가 찍어준 멋진 설정샷!
걸어 내려오는 동안 둘째가 또 배가 아프단다. 마터호른의 정기가 흐르는 경치 좋은 이곳에서 실례를 할 수는 없는 일. 한국인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아내와 둘째는 빠른 걸음으로 역에 있는 화장실을 향해 내려가고, 첫째와 필자는 천천히 내려간다.
해발 2,815m에 있는 로텐보덴역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한 시간 20분 정도 걸려 내려온 것 같다. 중간에 도시락 먹은 시간 포함.
역에 와서 보니 강아지들도 보인다. 뒤에 있는 녀석은 우울한 표정인 반면, 앞에 있는 차우차우는 웃는 상이다.
산악기차 철로를 보면 톱니바퀴처럼 설계된 것이 특이하다. 이는 급경사에서 차량이 뒤로 밀리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터호른 쪽을 다시 보려 하지만 이제는 구름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산악열차를 타고 다시 체르마트로 내려왔다. 오후 3시 30분이다. 기차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마을을 둘러본다. 정말 많은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체르마트. 겨울에는 스키 타러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고 하는데, 스키를 타며 바라보는 마터호른의 모습도 정말 멋질 것 같다.
다시 기차를 타고 체르마트 – 비스프 – 슈피츠 – 인터라켄 - 빌더스빌로 왔다. 숙소로 가는 길에 발견한 이름 모를 꽃. 좀 희한한 식물이다. 꼭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길을 따라 스위스 우리집으로 간다.
이렇게 스위스 둘째 날, 체르마트 일정은 마무리되었다.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까지 왕복 다섯 시간 거리이긴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가고, 카페에서 맥주나 간단한 점심 먹고, 다시 인터라켄으로 오는 당일치기 일정도 괜찮은 것 같다.
내일도 일기예보를 보고 여행 목적지를 정하려 한다.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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