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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n영어 54호] 위아영 : 실력을 떠나서 가짜라는 소리야

by 에디터's 2022. 6. 9.

결혼한 지 오래된 중년 커플 조쉬와 코넬리아는 친구인 플래쳐 부부와 지내면서 불평을 갖게 됩니다. 자식이 없다는 이유로 관심사가 달라져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인데요.

 

그러다 만난 젊은 커플과 시간을 갖게 되면서 그들은 삶의 활력을 갖기 시작합니다. 조쉬는 젊은 부부를 만나고 나서 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어요.

 

 

I like how engaged they are in everything.
열정적인 게 보기 좋더라.
They're all making things and they're so excited for each other. It's selfless.
이것저것 만들고 서로에게 자극받고 진심으로 느껴져.

 

And they're so respectful of us.
그리고 우릴 존중하잖아.
I mean, compared to when we go out with Marina and Fletcher,
플래쳐 부부랑 만날 때랑 달라.
I feel like we're all just talking about ourselves. They didn't ask me any questions.
그때는 우리만 떠들고 걔들은 우리에게 관심도 없어 보여.

 

똑같은 삶의 지리멸렬한 상태. 아이가 없어 결혼한 친구들과의 공통 관심사가 사라진 상태에서 오는 겉도는 듯한 대화들. 이러한 순간들에 매몰되어서 즐거워지는 방법조차 모르는 상태였지요.

 

그들은 더이상 플래쳐 부부와의 만남에서 행복하지 않아 젊은 부부 다비, 제이미와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현재에 집중하는 법, 과정을 즐기는 법을 배우며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어요. 조쉬는 다음과 같은 감정을 갖게 해주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하고 있었습니다.

 

He looked at me like I was a real grown-up person.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 stopped thinking of myself as a child imitating an adult.
나를 진짜 어른으로 바라봐주고, 태어나 처음으로 나란 존재가 어른 흉내내는 애라고 생각되질 않았어.

 

‘동사를 형용사로 바꿔주는’ 분사 활용법

 

조쉬는 다큐 감독으로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유명한 다큐 감독인 장인 어른의 인정을 받지 못해 힘들어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그가 제이미를 만나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감정을 다음 문장 하나로 표현하고 있어요.

 

I stopped thinking of myself as a child imitating an adult.

 

이 문장에서 눈여겨 볼 문법은 현재분사입니다. 분사는 현재분사와 과거분사가 있는데, 위 문장은 현재분사를 썼습니다. 현재분사는 동사 형태를 띄지만 앞에 있는 명사(a child)를 꾸며주기 위해 형용사로 변환(imitating)시킨 것입니다. 이때 현재분사는 동사의 ‘기본형에 -ing’(imitating)를 붙여 형용사로 바꿔줬습니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함께 어울리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보면서, 흐뭇하기도 하고 지리멸렬한 삶을 변화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긍정적인 면뿐 아니라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부정적인 면모들도 그려내지요.

 

조쉬(벤 스틸러)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제이미(아담 드라이버)를 만나게 된 계기는 그들이 조쉬의 강의를 청강하면서였지요. 제이미 역시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꾸고 있었고, 그런 면에서 조쉬와 더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지요. 제이미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다큐멘터리의 주제와 방법을 그와 논의했고, 이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쉬는 그를 도와주기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제이미가 조쉬를 계획적으로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제이미가 잔머리를 굴려 영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거짓이 하나라도 있으면 안된다는 조쉬의 다큐멘터리 제작 철칙을 건드리게 됩니다.

 

제이미는 친구를 오랜만에 페이스북에서 찾고 카메라를 들고 직접 그 친구를 찾아가는 것을 찍으려고 하지요. 주제는 제이미 본인의 다큐이고요. 그런 과정에서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의 친구였던 그를 자신의 친구로 해두고 그 사람을 우연히 만난 게 아니라 이미 섭외한 이후 인터뷰한 것을 찍었습니다. 조쉬는 이런 그의 작업에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다음 장면은 조쉬가 제이미에게 다큐를 만들면서 거짓이었던 점을 투자자와 지인들에게 밝히라고 해서 그가 해명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사람들의 반응은 더욱 조쉬를 힘들게 하지요.

 

제이미 :
Not all of the stuff in my movie happened exactly as I said it did.
영화를 만들 때 연출 좀 했어요.
I played around with some of the timeline.
사건 순서를 조금 조작했지요.

 

조쉬 :
You did a lot more than that, come on.
이야기할 게 더 많이 남았잖아.
He didn't even know Kent. Darby did.
그는 켄트를 아예 몰랐어요. 다비가 알았지.
Darby's mother died of ovarian cancer.
다비의 어머니가 난소암으로 돌아가셨고요.
You knew that Kent had tried to kill himself.
켄트의 자살 시도를 이미 알고 있었어.

 

제이미 :
The gist is the same. I authored a bit of how I came to it.
조금 지어내긴 했지만 핵심은 같아요.

 

조쉬 :
I never said it was amazing. I just said it was faked.
실력은 둘째 치고 네가 만든 건 가짜란 소리야.
Jamie knew that Kent had tried to kill himself. That he'd been in Afghanistan.
We didn't just stumble upon it. It was rigged.
켄튼의 자살 시도도 아프간 일도 알고 있었고, 우연이 아니라 다 조작이었어요.
Jamie invented the whole Facebook thing because he knew it would play better.
페이스북 친구 찾기도 전부 연출이었더고요.

 

투자자 :
Kent wasn't in Afghanistan?
켄트가 아프간에 안 갔었대요?

 

조쉬 :
No, Kent was in Afghanistan.
아뇨. 그는 갔지요.

 

투자자:
So, what's the problem?
그럼 뭐가 문제지요?

 

조쉬 :
It's the way... The way that he said that he found him is not true.
친구를 찾은 방식이 다 거짓이잖아요.

 

제이미 :
Well, I did know, but I don't think it really matters, though,
알고는 있었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에요.
The movie's not about that.
영화의 주제도 아니고.

 

조쉬 :
Of course it matters. Leslie, explain.
문제가 되지. 레슬리! 뭐라도 말씀해주세요.

 

레슬리 :
I don't know that it totally matters in this case.
문제가 될 거는 없을 것 같은데….
The movie works on so many levels, the happenstance of it, to be honest with you, is the least interesting part.
이 작품에는 다른 훌륭한 요소들이 많아서 우연성 같은 건 없어도 상관없을 듯.

 

조쉬는 그가 계획적으로 접근했고 거짓이 살짝 섞인 작품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자 견딜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데 지켜야 하는 윤리를 의식해서이기도 하지만 작품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제이미를 질투해서이지요.

 

조쉬 아내는 조쉬에게 감정을 뺀 사실만을 바라보길 바라며 다음과 같이 말해줍니다.

 

It doesn't matter that it was faked because the movie isn't about Afghanistan or Kent.
가짜였어도 상관없어. 아프간이나 켄트에 대한 영화가 아니잖아. 제이미 본인에 대한 영화지.

 

영화 <위아영>(2014)을 보는 내내 초반에는 그가 젊은 세대와 어울리며 해방감을 느끼는 것을 보고 즐거웠고 후반에는 거짓을 섞어 흡입력 있는 연출을 선보이는 제이미를 보고서는 ‘저래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한 편의 영화를 봤을 뿐인데 조쉬의 휘몰아치는 감정의 흐름에 옆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듯했습니다.

 

 

※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88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