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천재 과학자
로모노소프와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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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논리학, 수사학, 미학 등 학문 전반에 걸쳐 두루 영향을 미친 천재적 인물들을 백과전서적 학자라고 부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우리나라에는 다산 정약용이 백과전서적 학자인데요, 약 300년 전 제정러시아에도 천재적 지성을 지닌 과학자가 있었습니다. 미하일 바실리예비치 로모노소프(Mikhail Vasilievich Lomonosov, 1711~1765년)가 바로 그입니다.
‘미하일 로모노소프’라는 인물을 빼놓고는 러시아 학문을 논할 수 없을 만큼 그가 자국의 학문적 발전에 기여한 업적은 대단합니다. 그는 러시아 과학의 시조일 뿐만 아니라, 물리학, 천문학, 지질학, 기계학, 역사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뛰어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1711년 아르한겔스크주 백해 연안에서 농어민의 아들로 출생한 그는 러시아 표트르 대제의 혼외자라는 풍문도 있습니다. 로모노소프가 태어난 아르한겔스크주의 조선소에서 실제로 표트르 대제가 일한 것이 밝혀지면서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소문이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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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의 피를 물려받아서일까요. 로모노소프의 성격 역시 평범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요, 한 일화로 독일에서 그의 장학금 지급이 연기되자 그는 대학을 도망쳐 나와 유럽을 1년 동안 방황하는 호기로운 면모도 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강도를 만난 그가 강도를 때려눕히고 맨몸으로 쫓아 보냈다는 이야기며, 군대와 감옥에서 탈출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니 분명 보통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성격뿐만 아니라 학문적 영역에서도 비범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1730년, 그의 나이 스무 살에 모스크바로 떠나 과학원에 입학하여 과학과 외국어를 5년간 배우게 됩니다. 물리학, 화학, 기계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준 높은 지식을 축적한 그는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과학원에 화학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로모노소프는 학문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연구했습니다. 융합적으로 결속된 학문의 발판을 마련해 러시아의 학문적 위상을 높였지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라부아지에’의 질량 보존 법칙을 무려 14년이나 일찍 발견한 로모노소프는 이 법칙을 확립해 화학 분야에도 큰 공을 세웠습니다. 또 로모노소프는 열역학의 발견이 이루어지기 80년 전에 이미 열역학의 가장 중요한 원리를 주창한 물리학자이기도 했고, 1761년 뉴턴의 망원경을 개량해 발명한 반사 망원경으로 금성에 대기가 존재함을 증명한 천문학자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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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물리학, 천문학에 걸쳐 다양한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고 확립한 로모노소프 덕분에 러시아는 모든 학문적 분야에서 호황기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인 로모노소프의 이러한 발견이 알려질 길이 없었고, 훗날 다른 과학자들의 이름으로 그의 이론과 법칙들을 발표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로모노소프의 눈에 띄는 업적 중 하나는 러시아 최초의 대학인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를 설립한 것입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의 정식 명칭은 설립자인 미하일 로모노소프의 이름을 딴 M.V.로모노소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입니다. 로모노소프는 러시아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1755년 러시아의 여제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에게 대학교 설립을 제안하였고 러시아 최고의 학부이자 세계적인 종합대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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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국립대학교는 1804년 대학법으로 4학부를 설치하면서 종합대학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는데요, 이후 19세기에는 러시아 문화의 중추가 되어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가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활발한 연구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350개의 학과, 87개의 학부 과정과 168개의 대학원 과정을 갖추며 명실상부한 러시아의 국립 종합대학이 되었지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는 다양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내기도 했는데요, 1990년 평화상을 수상한 미하일 고르바초프부터 화학과 물리 분야의 수상자인 니콜라이 세묘노프, 표트르 카피차와 알렉세이 아브리코소프까지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내며 그 저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또 세계적인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출신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는 창립자인 로모노소프의 다양한 학문에 대한 통섭을 계승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업적을 만들어 내며 러시아 학문의 효시이자 현주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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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노소프가 살았던 당시에는 대학을 짓는다는 것이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당시 정부는 그의 생각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관료들은 그가 쓸데없는 데 세금을 낭비한다며 반대했지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들과 끊임없이 논쟁하고, 설득해 나갔습니다. 조국에 고등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강단 있게 추진해 나간 한 과학자의 투지와 혜안 덕분에 지금까지도 러시아 최고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주위의 반대도 무릅쓰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것은 외로운 싸움이고, 그만큼 확신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로모노소프 역시 주변의 반대 속에서 깊은 고민과 수많은 재확인의 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나의 계획이 과연 옳을까?’하고 말이지요. 지금 하는 일, 자신의 계획에 확신이 선다면 로모노소프와 모스크바대학을 떠올리며 다시금 용기를 내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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