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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 책VS책] 삶과 죽음 사이, 코로나 블루를 건너는 몸과 마음의 안녕을 기원하며

코로나 블루를 건너는
몸과 마음의 안녕을 기원하며

여러분은 안녕하신가요? 여러분의 몸과 마음은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게 건강하신가요? 잠잠해지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가 또 사그라들고, 또 기승을 부렸다가도 또 사그라들고 반복하면서 이제는 괜찮겠지, 조금 나아지겠지, 희망을 가졌던 우리의 마음이 점점 더 어두워집니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코로나에 걸렸을 때는 몸이 아파서 힘들고, 기껏 나았다는 판정을 받은 후에는 마음이 아파서 힘들다고 합니다.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로 집에만 있게 된 사람들은 답답하고, 몸이 찌뿌둥하고, 경제적 상황은 더 힘들어지고, 코로나를 확산시킨 사람들을 향해 원망을 쏟아내느라 마음이 더욱 힘듭니다. 전국민이 코로나 블루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코로나19 가 확산되고 우리의 일상이 너무나 크게 변화하면서 느끼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하지요. ‘코로나 우울’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알 수 없는 질병의 공포에 맞서는 중입니다. 질본도, 의료진들도, 사회 구성원들도 같은 마음으로 코로나에 대항하는 중이지요. 이렇게 여럿이 함께 죽음과 질병의 공포에 맞서본 적은 처음입니다. 직접적으로 몸이 아프지 않더라도, 아마 현실을 걱정하는 만큼 마음이 아프겠지요.

 

 

우리의 몸과 마음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삶을 선택한 두 사람을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론이 아니라 결심이라고 말하는 허지웅 작가, 인생은 가혹하지만 용기있게 ‘살기로’ 결심한 김예지 작가입니다. 한 사람은 몸의 아픔을 극복했고, 한 사람은 마음의 아픔을 이겨냈어요. 두 사람의 책 속에서 몸과 마음의 아픔을 다스릴 지혜를 찾아봅니다.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허지웅은 누구?
허지웅 작가는 영화주간지 「필름 2.0」과 주간지 「GQ」의 기자로 일했고,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 등의 에세이를 썼습니다. <마녀사냥>이나 <미운 우리 새끼> 등 다양한 라디오와 TV프로그램에 나와 잘 알려진 방송인이기도 해요.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지난 2018년 말에 그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년 후 2019년 8월에 항암치료를 마치고 다시 건강해졌다는 소식을 알렸지요. 그리고 건강해진지 1년 만에 책 한 권을 써냈습니다. 죽음과 삶의 경계를 오간 경험 때문일까요. 사람들은 그가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전에는 냉소적인 독설가의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되었다고요.

 

 

 

내려 앉는 천장 아래서
허지웅 작가는 떠올리고 싶진 않지만 잊혀지지도 않는 어느 날 밤을 말합니다. 머리털과 눈썹이 사라진 건 고통 축에도 끼지 못했던 그 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단 하루만 통증 없이 살 수 있다면 평생 머리털과 눈썹이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수면제와 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는 밤, 축축하고 무거워진 천장이 나에게 내려앉는 밤, 천장에 깔려 질식하기 직전에야 잠이 드는 밤, 두 시간 후에 다시 고통스럽게 깨어나는 밤, 끊임없이 반복되는 밤. 그래서 그는 어느 날 죽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삼켰던 수면제를 다 토해내고 기진맥진하다가 누군가의 안부 문자를 받았지요. 죽고 싶었던 밤이 평범한 밤으로 변하는 순간, 다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천 명에게는 천 가지의 천장이 있을 테지만, 살기로 결심한 사람에게는 더이상 천장이 내려앉지 않으리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다시 시작한다는 것
그는 죽음에만 몰두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곧 죽을 것 같아서, 죽음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던 시간, 누군가가 자신에게 응원하듯 건네주었던 털모자 따위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시간, 죽음 외에 다른 사소한 것들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던 시간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소한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있는 동안, 죽음 외에 다른 걸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허지웅 작가는 우리에게 결심을 권합니다.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제 때에 제대로 고맙다고 말하며 살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드러내면서요. 이 책을 읽고 당신도 결심하면 좋겠습니다. 농담처럼, 살고 싶다고 결심하면 좋겠습니다.

 

끝나지 않는 가혹한 우울 속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김예지 지음 | 성안당

 

김예지는 누구?
김예지 작가는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스물일곱 살에 스스로를 책임지고 싶어서 청소업체를 차리고 엄마와 함께 청소일을 시작했습니다. 청소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남는 시간에 그림을 그렸지요. 첫 책에서는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 이유를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면, 두 번째 책인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에서는 ‘사회 불안 장애’ 때문이라고 덧붙입니다. 병에 걸렸지만 병인지도 모르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시간, 죽기는 싫지만 살기도 싫은 이유를 몰라 방황했던 시간을 특유의 그림체로 그려냅니다.

 

 

 

사회 불안장애란?
김예지 작가가 겪은 사회 불안장애는 말 그대로 정신적인 장애입니다.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으로 모이는 자리가 있을 때, 그 자리에서 누군가는 수줍어 하거나 부끄러워하지만, 사회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은 불편함을 넘어 공포를 느낍니다. 비현실적이고 강렬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요. 김예지 작가는 자신이 경험했던 상황들, 그 상황에서 느꼈던 기분을 그려냅니다. 자신이 받았던 상담과 치료,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과 약을 고르는 과정에서부터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다큐멘터리와 책에 이르는 내용들을 그림과 함께 다정하게 설명합니다. 단순한 그림체 덕분에 이해하기 쉽고, 독백하듯 써내려간 글 덕분에 위로를 받습니다.

 

뫼비우스의 띠를 끊고서
책표지의 그림이 바로 김예지 작가 자신입니다. 팔에 그려진 끊어진 뫼비우스의 띠와 편안한 모습의 고양이가 보이지요. 아무리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아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기분을 뫼비우스의 띠로 표현했어요. 이제 더이상 우울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때도 재발하고 반복되는 우울에 지쳐갔지요. 그럴 때마다 더 큰 상실감과 무기력이 닥쳐왔어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은 후 자신에게 맞는 상담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고, 이제는 바라던 대로 평범해졌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행복해졌습니다. 김예지 작가는 자신처럼 끊어지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살아있어서 다행입니다. ‘살기로’ 결심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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