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String이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그 속을 뚫고 나오는 일레트로닉 기타의 편협함! 스타카토와 레가토의 미묘한 영역 사이에 강렬함, 그 이상의 자극이 귀를 통해 뇌리에 전해지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그 웅장함과 스케일은 음악이 진행될수록 더해진다. 중간중간 들리는 모호한 종소리, 베이스 드럼으로만 진행되는 주법. 어느 것 하나 일상적이지 않은 연주를 뒤로 몽환적인 보컬의 속삭임. 클래식의 요소를 록음악의 작곡 및 녹음에 사용하는 ‘바로크 팝’이라는 장르를 한결 가깝게 만들어준 이 노래.
▲ 4집 Viva La Vida 앨범 자켓
사진 출처 : www.coldplay.com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의 마지막 주자 콜드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를 듣고 있자면 알 수 없는 감동과 흥겨움이 동반된, 저 밑바닥 끝에서부터 올라와 감성을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나를 뒤흔든다.
2008년 네 번째 정규앨범에 실린 이 곡을 통해 콜드플레이는 처음으로 Billboard Hot 100 Chart에서 1위에 등극하고, 영국에서는 다운로드 성적만으로 1위에 등극했으며, 판매 시작 3일 만에 302,000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당시 BBC는 “영국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앨범”이라 공개적으로 칭송했고, 6월이 끝날 즈음 이 앨범은 가장 많이 다운로드받은 앨범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 곡이 실려있던 네 번째 정규앨범은 2009년 1월 20일 BRIT Awards에서 영국을 빛낸 그룹 상, 베스트 싱글 상(Viva la Vida), 베스트 라이브 상, 베스트 앨범 상을 휩쓸었다. 게다가 2009년 2월 8일에 거행된 제51회 Grammy Award에서는 앨범과 해당 노래로 올해의 노래, 록 앨범 상, 듀오 그룹 팝 퍼포먼스 상 등 3개 부문을 받았다.
동영상 : Coldplay - Viva La Vida
영상 출처 : 유튜브 (http://youtu.be/dvgZkm1xWPE)
‘Viva La Vida’는 스페인어로 ‘인생만세’로 직역할 수 있을 만큼 희망적인 메시지를 안고 있는 제목이다. 하지만 가사는 내용과는 정반대로 극도의 우울함과 회의를 지닌다. 성경에 등장하는 많은 이야기를 인용하나, 종교적 색채를 띤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오히려 가사 전체를 해석하면 신의 피조물 중 다수가 영원히 뜨거운 지옥에서 고통받게 된다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비판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루이 16세의 독백을 가사로 옮겨 적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노래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지금도 주장이 난무하다. 프랑스 혁명, 정확히 7월 혁명 당시 폐위된 샤를 10세의 이야기라는 설, 노래 속 화자가 나폴레옹이라는 설, 마지막으로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작품에 대한 반영이라는 설도 있다.
실제로 크리스 마틴은 프리다 칼로에 대하여 “그 모든 악재를 다 당하고도 다시 큰 캔버스를 펼쳐놓고 그림에 몰두할 수 있는 그녀의 배짱이 매우 존경스러웠다.”라고 했고, 그녀의 출생, 사랑, 혁명까지의 가파른 삶에 비해 가장 단아한 작품이었던 동 제목의 그림을 반영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아직 해당 사항에 대한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인 관계로 진위는 가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사를 배경으로 이렇게 신이 나고 역동적인 멜로디를 사용하고 있음이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콜드플레이다운 것이 아닐까. 이쯤에서 콜드플레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 Coldplay
사진 출처 : www.emgn.com
1998년 영국에서 결성된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는 지금까지 발표한 정규 앨범 여섯 장으로 전 세계에서 6천만 장 이상을 판매했고, BRIT Awards 여덟 차례, Grammy Award 일곱 차례 수상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그룹이다. 멤버로는 팀의 리더, 피아노, 보컬이자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의 전 남편이었던 크리스 마틴, 기타의 조니 버클랜드와 베이스의 가이 베리맨, 그리고 드럼의 윌 챔피엄으로 구성된 록밴드다.
앞서 언급했던 브리티시 인베이젼은 총 3차에 이어졌는데 그 마지막 시기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오아시스와 라디오 헤드 등과 같이 전형적인 영국 얼터너티브 록밴드 중 하나였으나, 갈수록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립시켜나가 대중과 평단의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몇 안 되는 밴드로 꼽힌다. 초기에 어쿠스틱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위주의 음악 스타일에서 <X&Y> 앨범부터 시작된 변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은, 이미 그 음악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증명한다.
동영상 : Coldplay - X & Y (Live From Austin City)
영상 출처 : 유튜브 (http://youtu.be/r5ldYvrrdgY)
인지도 측면에서나 앨범 판매량에서나 전 세계적인 그룹인 콜드플레이는 앞으로 후세들에게도 그 영향을 끼치리라 확신하는데, 그 배경에는 그들의 음악이 정규앨범마다 진일보하며 미래지향적인 팝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도 대중적 인기와 비평가들의 호평을 함께 수용한다는 데 있다. 그들의 멘토와 다르게 그들은 성공 후 그것을 지켜나가는 선택과는 달리 끊임없는 도전을 택했고, 그 도전은 그들을 세계적인 밴드로 장수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오아시스와 라디오 헤드 이후로 끊겨있던 마지막 미국 침략자 영국밴드가 되었고 3, 4, 5집 앨범이 연달아 빌보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 앨범 모두가 첫 주 판매량이 400,000장 이상 기록되었다.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 내한 공연은 없었다. 여러모로 일본과의 관계(Lovers In Japan이라는 곡 공연 중 백스크린에 일본군 진군 장면 상영 등, 일본에서는 수시로 공연을 했었다. 상기 곡도 오사카에서 아침을 맞으며 만든 노래이고 팬 서비스 차원의 곡이라고 봐도 무방하니…) 때문에 국내 많은 팬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성향과 색깔이 그들 노래의 우수성을 감소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데뷔시절부터 사회운동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자선행사, 기부행사뿐만 아니라 자선기금 콘서트를 자주 여는 등,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가진 그룹이라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동영상 : Coldplay - Yellow (Live from Japan)
영상 출처 : 유튜브 (http://youtu.be/p-OlqY-q8kA)
어렸을 적 가졌던 꿈이 막 펼쳐질 것만 같은 설렘을 전해주는 그들의 음악 ‘Viva La Vida’로 시작하는 하루를 추천하며, 음악을 감상하고 나면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필자는 감히 단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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