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가 주도하는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스티브 잡스는 21세기 최고의 혁명가입니다. 탄생한지 겨우 10년밖에 안 된 아이폰이 인류의 문명을 창조해 나가고 있으니까요. 전 세계적으로 3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인류의 40퍼센트가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아이폰은 ‘포노 사피엔스_Phono Sapience’라는 신인류를 탄생시켰습니다.
포노 사피엔스들은 스마트폰을 거의 자신의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합니다. 마치 하나의 뇌가 더 있는 것처럼 말이죠. 컴퓨터에 외장 하드를 다는 것처럼 마치 작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외장 뇌’를 사용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들이 세계의 디지털 소비문화를 재편하고 우리의 일상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초보적인 단계의 인공지능입니다. ‘알파고’나 ‘왓슨’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는 궁금한 게 있으면 ‘시리’와 ‘알렉사’를 불러대고, ‘헤이, 구글!’하고 인사합니다.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어제 눈여겨보았던 쇼핑몰의 바로 그 아이템을 다시 한 번 눈앞에 들이밀고, 귀여운 캐릭터를 덧입힌 스피커가 미세먼지의 농도를 가르쳐주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줍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지요.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 편리함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아닙니다. 낙관적인 입장이 있는가 하면 비관적인 입장도 있어요. 이미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안에 인공지능이 수많은 전문직을 대체할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연구가들이 인공지능의 싱귤래리티_singularity, 즉 특이점이 언제 올 것인가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이점이란 인류의 모든 지능을 합한 것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의 출현 시점을 말하는데요, 이 특이점은 2045년에 올 것이라고 합니다. 2029년이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인공지능이 나오고, 2045년이면 인류 전체의 지능을 초월한 인공지능이 나올 거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마냥 편리하기만 할까요?
서울대 공과대학 유기윤 교수님이 2017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90년에는 한국인의 99.997%가 프레카리아트_precariat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70년 뒤의 한국 사회는 정말 극소수, 아마 지금의 기득권이나 자본을 가진 세력 외에는 그냥 모두 다 최하층으로 전락한다는 뜻이죠.
인공지능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관점도 있고, 비관적으로 보는 연구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도래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으면서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일입니다. 세상의 변화에 발맞춘 포노 사피엔스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포노 사피엔스]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으려면 먼저 디지털을 차단하라고 말하는 [에이트], 두 권의 책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고민해 봅니다.
「포노 사피엔스」
최재붕 지음, 쌤앤파커스
스마트폰으로 거래하고 미디어를 보고 금융 시스템까지 새롭게 정의하는 사회가 시작되면서 기존의 지식과 노하우는 중요성이 급격히 하락했고, 밀레니얼 세대의 아이디어는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아이폰의 탄생이 세상의 주인을 60대에서 30대로 바꿔버렸습니다. 단 10년 만에 말입니다. 기존 세대에게는 억울한 일이지만, 현실은 명백합니다.
2018년의 시가총액기준 세계 10대 기업 중 무려 8개가 포노 사피엔스를 대상으로 사업하는 기업들입니다. 1위는 스마트폰의 문명 생태계를 창조한 애플, 2위는 유통기업 아마존, 3위와 5위는 구글과 페이스북,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세계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의 1,2위 기업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입니다.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랭크된 우리나라 기업은 10위의 삼성전자입니다. 이중 유일하게 공장을 보유하고 메모리를 제조하는 제조기업이기도 합니다.
언급한 세계 7대 플랫폼 기업들의 시가 총액 합계는 약 5천조 원을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코스닥 기업들의 시가 총액을 모두 합친 약 2천조 원보다 2배가 넘습니다. 자본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포노 사피엔스 문명 속에 있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는 스마트폰 사용에 부정적입니다. 학부모들은 수능 전까지 아이들의 스마트폰을 사용에 전전긍긍하고, 바쁜 직장인들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SNS가 시간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아이들이 암기 위주의 공부를 하고 대학에 들어가 좋은 스펙으로 대학을 졸업하면 위의 세계 7대 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모르는 사람을 뽑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스마트폰은 앞으로 필수니까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SNS는 기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까 어려서부터 활발하게 사용하고, 유튜브는 검색뿐만 아니라 직접 방송도 해보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게임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니까 어려서부터 인기 있는 게임을 좀 배워두고 방송도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를 표준으로 삼고, 그에 맞는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디지털 문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식을 바꿔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부작용이 참 크다는 생각을 뒤집어서 부작용만큼의 혁신성을 고민해야 합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꿈이라는 아이,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아이는 옛날의 기준으로 보면 9시 뉴스 앵커가 되겠다, 프로 바둑기사가 되겠다는 아이와 같습니다.
데이터에 따라 판단하고 부작용 대신 혁신의 순기능을 찾아낸다면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절제하면서 사용하는 경험을 해본 사람만 앞으로의 포노 사피엔스 시대를 이끌어간다는 이야깁니다. 새로운 디지털 문명의 리더가 되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8가지 방법
「에이트」
이지성 지음, 차이정원
2013년 골드만 삭스에서는 인공지능 켄쇼를 고용합니다. 켄쇼는 600명의 트레이더가 한 달 동안 처리해야 할 일을 3시간 남짓 걸려 처리합니다. 게다가 600명을 합한 것보다 일을 잘해서 막대한 수익을 냈죠. 그 결과, 골드만 삭스의 트레이더들은 대부분 정리해고를 당합니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은 들어보셨죠. 인간 의사들의 암진단 정확도가 80%일 때 왓슨은 방광암 91%, 췌장암 94%, 대장암 98%, 자궁경부암 100%로 정확하게 진단을 내립니다. 특히 폐암은 인간 의사들의 정확도가 50%인데 비해 왓슨은 90%입니다.
JP 모건 체이스의 사내 법무팀 변호사들은 매년 1만 2천 건의 계약 업무를 처리하는데 36만 시간을 소요한다고 합니다. 최근에 JP 모건 체이스에서 인공지능 변호사를 자체 개발해서 계약 업무 1만 2천 건을 맡겼더니 단 몇 초 만에 일이 끝났다고 합니다.
교육은 어떨까요? 이 책에서는 미국, 폴란드, 핀란드, 스칸디나비아, 뉴질랜드, 같은 여러 나라와 학교들에서 인공지능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고 성과가 무척 좋다고 말합니다. 인공지능 교사는 학생들이 수학을 못 한다고 해서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말을 하거나, 학생을 포기하지 않으니까요. 심지어 아이들은 인공지능 교사를 더 신뢰하고, 더 좋아한대요. 인공지능 교사는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을 편애하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언제나 온화하고 언제나 자상하니까요.
만약 인공지능 판사가 나타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같은 일들은 사라지고 공정하게, 신속하게 바로 재판이 끝나겠죠. 인간 판사가 수개월 동안 검토하고 의논하고 판결문을 쓰는 대신 인공지능 판사는 몇 초 안에, 길면 하루 안에 판결을 내려 줄 겁니다. 그래도 아마 인간보다 훨씬 더 완벽한 판결을 내릴 수 있겠죠.
인공지능이 곧바로 인류의 모든 일을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곧 그렇게 될 겁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8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생각을 전환하고, 철학하고,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고, ‘우리’를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디지털을 차단하라’고 말하죠.
스티브 잡스는 자녀들에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주지 않았다고 해요. 빌게이츠는 자녀들에게 IT 기기를 금지했는데 열다섯 살까지 금지했고, 열다섯 살부터는 아주 엄격하게 제한해서 사용하게 했어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숀 파커는 페이스북을 포함해 어떤 SNS도 하지 않는다고 하고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스마트폰을 할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놀고 대화하면서 타인과 공감하고 조화를 이루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밖에 있는 컴퓨터를 다루기 전에 내 안의 컴퓨터인 창조적 두뇌를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힘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힘인데 그건 절대 기계가 키워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에게 대체 되지 않으려면 두 가지의 능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첫째는 인공지능을 차단하는 능력, 둘째는 새로운 인공지능을 창조하는 능력입니다. 이미 도래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어떻게 인공지능을 차단해야 할지, 새로운 인공지능을 창조하는 능력은 어떻게 키워야 할지 이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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