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자 정신을 만든 곳
세계과학포럼 WSF
사진출처 : http://worldscienceforum.org
여러분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들어보셨을 텐데요, 의과 대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 흰 가운을 입고 제네바 선언을 합니다. 이 선언은 2500년 전에 만들어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개정한 것으로 의업에 종사할 일원으로서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는 의학 윤리를 담은 선언문입니다. 과학자들에게도 이와 같은 선언이 있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199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현대과학 역사의 중대한 이정표로 기록되는 세계과학회의 (World Conference on Science)가 열렸습니다. 6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이뤄진 이 회의에는 전 세계 197개국의 대표단과 10개 유엔 산하기구, 14개 국제정부간기구 및 41개 비정부기구, 20개 과학아카데미 등을 포함해 약 2천 명이 참가하며 세계 과학계의 이목이 쏠렸지요.
사진출처 : http://www.facebook.com/WorldSciForum
이 회의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이유는 일명 ‘과학자 정신’을 정립하여 전 세계 과학자들과 공유했다는 것입니다. ‘21세기를 위한 과학의 새로운 다짐’이라는 모토로 진행된 이 회의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물리학자 조지프 로트블랫 (Joseph Rotblat, 1908~2005)은 과학자 정신을 담은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조지프 로트블랫은 폴란드 출신의 영국 핵물리학자로 미국이 극비리에 추진했던 원자탄 개발 계획, 암호명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나치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고 맨해튼 프로젝트를 떠난 인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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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반핵운동에 참여하며 원자력을 의학과 생물학 등에 이용하려는 연구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매년 모여 핵무기, 전쟁 억제에 있어 과학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퍼그워시회의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과학의 발전으로 얻어지는 눈부신 혜택 뒤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우려하였습니다. 조지프 로트블랫이 199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핵폭탄은 인류를 소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도 그의 이런 생각에서였습니다.
과학의 발전 이면에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성이 있음을 경험하며 세계 과학계는 과학자들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의 필요성을 절감하였습니다. 199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과학회의의 결과로 ‘과학과 과학지식의 이용에 관한 선언’이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모든 과학 활동은 ‘인간 사회와 생태계의 관심사에 눈을 돌릴 것’, ‘인문사회과학과의 학제적 활동을 강화할 것’, 그리고 ‘과학의 오용 가능성을 경계할 것’이라는 가치 기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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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이 세계과학회의를 개최한 헝가리 정부는 2003년부터 격년으로 세계과학포럼을 주최하고 있고 사이언스와 네이처 편집장, 세계 유수 과학아카데미 대표, 미국과학진흥협회장 등 세계 과학계의 지도자들이 다수 참석하고 있습니다. 세계과학포럼에서는 세계과학회의에서 선언한 과학자 정신을 계승하며 기후변화, 에너지, 물, 질병, 빈곤 등과 같은 지구촌 현안 해결에서 과학이 가진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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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과학포럼은 세계의 과학정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세계에서 모인 과학 관련 공공정책결정자들은 사회와 과학의 조화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논의하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과학포럼이 꼭 헝가리에서만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2013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고, 2017년에는 중동에서는 처음으로 요르단 사해에서 열렸습니다. 2021년 12월에는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개최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세계과학포럼을 개최할 날이 올지 모르겠는데요, 199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과학회의와 ‘과학과 과학지식의 이용에 관한 선언’을 떠올린다면 행사 개최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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