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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스마트 Tip

[세계 속 과학, 과학 속 세계] 남미의 과학 강국, 아르헨티나

by 앰코인스토리 - 2019. 6. 21.

남미의 과학 강국
아르헨티나

사진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

 

한반도의 12.6배 크기로 인구 4천 4백만 명이 사는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파리’이라고 불릴 만큼 유럽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100년 전에 이미 지하철이 다녔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로와 웅장한 콜론극장이 도시의 화려함을 더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곳곳에는 바로크 양식의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 마치 유럽에 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지요.

 

한국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면 아르헨티나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는 지구 정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는, 거리가 먼 만큼 쉽게 가볼 수 없으니 조금은 낯선 나라인데요, 농업이 중심이 된 산업구조 속에서도 특히 아르헨티나는 핵 분야와 일부 항공산업에서 상당한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다섯 명이 배출되었다는 사실도 주목해볼 만 하지요.

 

사진출처 : https://www.topuniversities.com

 

지난 <세계 속 과학, 과학 속 세계 - 헝가리> 편에서 볼펜의 발명가가 헝가리 출신 유대인 신문기자 라슬로 비로라고 소개해 드렸는데요, 비로는 화학자인 동생 조오지의 도움으로 현재 형태의 볼펜을 개발하고 1938년 영국 정부에 특허를 신청하지만 1940년 독일이 전쟁을 일으켜 아르헨티나로 망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볼펜 외에도 롤타입의 데오도런트 시스템, 담배 필터, 자동 세탁기를 발명했지요. 아르헨티나는 라슬로 비로의 생일인 9월 29일을 발명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헬리콥터 발명 역시 아르헨티나의 자랑입니다. 헬리콥터의 발명에 기여한 인물로는 1923년 오토지로를 타고 초도 비행에 성공한 스페인의 후안 데라 시에르바와 1939년 회전익 헬리콥터 비행에 성공한 러시아의 시코르스키가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그 이전인 1920년에 이미 아르헨티나 라울 빠떼라스 데 뻬스까라(Raúl Pateras Pescara de Castelluccio, 1890~1966)가 효율성 높은 현대적 헬리콥터를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사진출처 : https://en.wikipedia.org

 

요즘 범죄 수사, 보안 등에 지문 활용이 보편화하였는데요, 지문 감정법을 개발한 나라도 아르헨티나입니다. 1891년 후안 부에띠츠에 의해 개발된 지문 감정법은 이후 전 세계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게 됐지요. 버스 시스템 역시 아르헨티나에서 나온 아이디어, 1928년 앙헬 데 까사레스라는 택시 운전사가 택시를 타려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은 것에 고심하여 매일 일정 장소에서 출발하는 정기 노선을 만들어 손님을 모으면서 이것이 버스노선의 시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끼리노 끄리스띠아니는 1917년 <El apostol(사도)>라는 세계 최초의 만화영화를 제작하여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던 이뽈리또 이리고젠을 풍자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영화 제작자가 그를 스카우트하려다 실패했다는 일화도 전해질만큼, 당시 그는 큰 주목을 받았지요.

 

이렇게 주목할 만한 발명품들을 가지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탄탄한 기초과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의학 분야에서는 세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는데요, 아르헨티나 생리학자였던 베르나르도 우사이(Bernardo Houssay, 1887~1971)는 샘뇌하수체를 제거하면 당뇨병 증상이 현저히 완화되며 인슐린에 비정상적으로 민감해지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뇌하수체 추출물 주입으로 혈당량 증가와 당뇨병 유발을 증명하여 1947년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생화학자 루이스 페데리코 를루아르(Luis Federico Leloir, 1906~1987)는 당 뉴클레오타이드를 발견하고 탄수화물의 생합성에서의 역할을 연구해 1970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습니다.

 

사진출처 : https://www.semiologiaclinica.com

 

사진출처 : http://ciquibic.fcq.unc.edu.ar

 

2014년에는 ‘아르사트(Arsat)-1’이라고 이름 붙여진 자체 개발 정지궤도 통신위성 발사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이스라엘, 인도, 유로존에 이어 세계 8번째로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자체 개발한 국가가 되었지요.

아르헨티나는 1870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유럽에 많은 농축산물을 수출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경제 대공항과 함께 2001년과 2018년 두 번이나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현재 외환 보유고는 500억 달러를 웃돌고 국가부채는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9세기 말 세계 5대 부국의 화려했던 영화가 아르헨티나의 과학 발전과 함께 다시금 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