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번 주 금요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항상 한국보다는 한 달 먼저 장마가 시작되니, 올해도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나 봅니다. 필자가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삶을 시작했던 때도 장마가 시작되는 6월이었습니다. 빗줄기가 시원하게 내리는 것에 비해 습기가 많다 보니, 항상 아침 출근 시에 옷을 입을 때 습기가 가득한 축축한 옷을 입어서 기분이 왠지 가라앉는 맛을 느꼈던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네요.
앰코인스토리 독자분들과 만난 지도 어느덧 일 년이 넘어가니, 이젠 매월 원고를 쓰는 것도 작은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이렇게나마 글을 마주하고 글을 쓰고 필자의 생각 쪼가리들도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답니다. 생활에서 작은 행복을 찾으면 많이 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 다람쥐 쳇바퀴 속에서 여유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지난날들이 요즈음은 선물로서 다가와 이런 행복도 있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는군요.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호는 ‘미우라 반도’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우라 반도의 ‘미우라’의 의미는 ‘바다가 동, 서, 남으로 둘러싸인 해안’이란 뜻으로 ‘미우라 반도’라도 했다고 하네요. 미우라 반도는 넓어서 여러 곳의 관광 스팟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필자는 조가섬 공원(城ヶ島公園)에 들렀습니다.
조가섬 공원은 동경 시나가와에서 케이큐선 미사키구치행 급행전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미사키구치 역에 도착해서 버스로 20분 정도 가면 갈 수 있는 곳으로, 동경에서 당일치기로 방문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케이큐 전철에서는 계절에 따라 미사키구찌행, 점심 포함, 당일치기 여행 티켓을 팔기도 하더라고요. 미사키구치가 바다를 인접하다 보니, 물론 싱싱한 회를 즐기는 것이 목적입니다.
미사키구치에 도착하면 해안을 따라 횟집이 줄지어 있어서, 어느 곳에 들어가도 신선하고 맛있는 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 미사키구치역에서 버스로 20분을 달리면, 조가섬 대교를 건너 미우라 반도 최남단의 조가섬의 동쪽 절반을 차지하는 조가섬 공원에 도착합니다.
▲ 소나무 오솔길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소나무 숲 오솔길은, 바다 강풍에 의해 소나무가 비스듬히 기울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공원 서쪽으로 확 트인 바다의 거센 파도가 만들어 놓은 해식애가 보입니다. 또한, 여기 현재 천연기념물인 검은 백로의 서식지로도 유명합니다. 공원에서 암초 지대로 내려가다 보면, 강태공이 좋아하는 최적지로 여름에는 물고기를 잡아 조수 웅덩이에 넣어 놓을 수 있어서 어망이 필요치 않습니다.
매년 1월 중순경부터 2월 중순경에는 10만 송이의 천엽 수선화가 변하는 기후에 따라 달콤한 향기와 맑은 꽃을 피워내고 있으니 너무 아름답습니다. 시원한 바닷소리도 듣고 예쁜 꽃도 볼 수 있으니, 조가섬은 청각적으로나 시각적으로 행복한 섬인 것 같네요.
▲ 광장
▲ 등대
소나무 숲 오솔길을 빠져나오면 잔디광장이 펼쳐집니다. 바다가 보이기 때문에 도시에서의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는데요, 광장에서 깊숙이 안쪽으로 가면 해안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가파른 계단이 나옵니다. 해안은 바위로 되어 있으며, 그 끝에는 안보등대가 서 있습니다. 높이 11.5m, 모래시계처럼 중간에 굴곡이 있는 등대로, 아쉽게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더라고요. 등산로 중간에 있는 가마우지 전망대로 가봅니다. 겨울에서 봄에 걸쳐 절벽에 많은 가마우지가 서식하는 것 때문에 가마우지 전망대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절벽과 바다의 경치는 정말 힘이 넘쳐납니다.
▲ 해안가
▲ 해안에서 바라본 등대
‘말의 동굴 입구’라는 바위가 있는데요, 이는 파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세월을 걸쳐 구멍을 내어 만들어낸 작품으로, 하나의 조각품 같았습니다.
▲ 말의 동굴 입구
등산로 서쪽에 자리 잡은 조사섬 등대는 날씨가 좋은 날은 등대가 있는 곳에서 후지산도 볼 수 있다고 하니,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으면 섬의 경치를 천천히 즐기면서 한바퀴 걸어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자, 이번 호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앰코인 가족 여러분! 한국에도 곧 다가올 장마에 조심하시고, 다음 호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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