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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88연승 신화의 존 우든 감독이 말하는 ‘성공’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27.

진정한 승리란 1등 하는 것, 좋은 점수를 받는 것,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승리란 자기 자신이 만족할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성공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선의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오는 자기만족의 직접적 결과인 마음의 평안이기 때문이다. 존 우든 감독이 만든 ‘성공 피라미드’를 쌓는 방법이 아주 자세하게 실려 있다. 그가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지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지난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7대 1, 3ㆍ4위 결정전에서 네덜란드에 3대 0으로 무너졌다.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경기였다. 주전 공격수 네이마르의 부상을 고려하더라도, 축구의 명가 브라질이 이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는 없었다. 브라질은 우승에 대한 열망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철저히 대비한 다른 팀의 역습에, 주전 공격수의 부상에, 선수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홈 어드밴티지는 홈경기 부담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대표팀은 전설적인 농구코치 존 우든(John Wooden)의 조언을 들었어야 했다.


▲ 사진 출처 : espn.go.com


1967년 UCLA는 NCAA(미국대학경기협회) 농구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데이턴 대학과 경기를 위해 코트에 나가기 전 우든 감독은 탈의실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우든 감독은 칠판 쪽으로 걸어가서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졸업해, 선발 선수 중 네 명이 신입생이었다. 큰 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이번 결승전에서 활용할 비장의 전술을 알려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우든 감독은 국가가 흘러나올 때 선수단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또 경기가 끝난 후에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일러줬다. 결승전에서 싸울 상대 팀에 대한 정보나 상황에 따른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NCAA 챔피언십을 3회 차지한 린 섀클포드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감독님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가르치실 건 이미 다 가르쳤다고 생각하셨죠.”


우든 감독은 연장전 승률이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장전은 짧은 승부로 상대의 예상을 뒤집는 전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든 감독은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도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늘 이렇게 이야기했다.


“점수판 보지 말고,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라. 너희가 가진 걸 모두 쏟아 부어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자신감과 평정심을 갖게 된 선수들은 긴장된 경기에서 대부분 이겼고, 미국 농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도 그랬어야 했다.


▲ 사진 출처 : espn.go.com


성공은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이다.


1948년부터 1975년까지 27년간 UCLA 농구팀을 맡았던 우든 감독은 그저 그런 팀을 최고 명문의 반석에 올려놓았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던 UCLA가 명문이 된 것은 우든 이후였다. 우든은 UCLA에게 NCAA 7년 연속 우승을 비롯해 총 10회의 우승을 안겼고, 시즌 내내 무패의 퍼펙트 시즌을 네 차례나 일궈냈다. 그의 임기 동안 UCLA는 620승 147패로 승률이 8할이 넘었다. 올해의 감독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받았고,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130년 역사의 권위지인 스포팅뉴스는 존 우든을 ‘모든 종목을 통틀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뽑았다.



리더십과 성공에 대한 자기 생각을 서술한 「88연승의 비밀(클라우드나인, 2014)」에서 우든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했다.


“성공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과 그로 인한 마음의 평화다.”


1959-60년 시즌, 우든 감독은 UCLA에서 27년간 재임할 동안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가까스로 이겨 14승 12패로 5할 승률을 겨우 넘기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우든이 팀을 맡은 후 성적이 꾸준히 향상됐었기에 팬들은 형편없는 성과에 대해 불평했고, 지역 언론은 조롱과 비난을 담은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그러나 우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시즌이 자신의 부임 기간에 가장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바로 전년도 주전 선수 가운데 네 명이 졸업했다. 게다가 UCLA 미식축구팀이 NCAA 규정을 어기는 바람에 UCLA의 모든 스포츠팀이 다른 지역의 우승팀들과 맞붙는 전국대회인 포스트시즌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 때문에 뛰어난 유망주가 다른 학교로 발길을 돌렸다. 1959-60년 시즌은 경험 부족, 실력 있는 선수 부족, 포스트시즌 경기자격 박탈 등 여러 어려움이 겹친 해였다. 그런 장애 속에서도 14승 12패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 해의 선수들은 NCA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정도의 기량을 가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당시 선수들은 30승 무패로 퍼펙트 시즌을 만들었던 선수들만큼이나 기량을 100% 발휘했다.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쳤고 최선을 다했다. 우든은 그 시즌이 감독 인생에서 최고의 가르침을 펼친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4년 후인 1963-64년 시즌에 UCLA는 30연승을 거뒀고 팀 역사상 처음으로 NCA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언론은 우든 감독이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든은 4년 전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최종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때와 비교해 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가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챔피언십 우승 여부가 아니라 잠재력을 얼마나 최대한으로 발휘했느냐이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 nbcnews.com


우리는 성공을 강요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학교에서부터 1등을 하는 것이 공부의 목표가 돼 버렸다.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이런 풍토가 그대로 이어져, 인생의 목표가 승진을 해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돈을 많이 벌고 커다란 성취를 하는 것이 되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목표를 성과 목표(performance goal)라고 한다. 성과 목표는 남들보다 뛰어난 결과를 내는 것이다. 성과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항상 남들과 결과를 비교하고 성공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본다. 이들은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 남들보다 나쁜 결과가 나올까 봐 항상 전전긍긍한다. 반면, 학습 목표(learning goal)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좀 다른 성향을 보인다.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게 시키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결과보다는 어떤 일의 과정을 통해 뭔가를 배우고 그로 인해 실력이 늘었는지에 관심이 있다.


두 가지 상반된 목표를 둔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성과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은 실패했을 때 자신의 능력이 모자란다고 판단해서 쉽게 포기하고, 학습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은 실패를 통해 실력을 쌓았다고 생각해서 다시 도전에 나선다. 물론 성과 목표가 효과적일 때도 있다. 사람들에게 커다란 의지와 동기를 부여해서 어떤 일에 착수할 추진력을 준다. 그러나 자발성이 줄어들고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며 실패를 피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 사진 출처 : getsportiq.com


우든 감독은 전형적으로 학습 목표를 중시했다. 승리는 최선을 다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라고 생각했다. 한번은 언론사에서 우든 감독이 연습 시간에 팀원들에게 건넨 칭찬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비교적 덜 중요한 선수들이 슈퍼스타들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은 게 드러났다. 몇몇 사람들이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들의 기여도를 무시했다고 우든 감독을 비난했다. 그러나 그건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 우든 감독은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개선하는 선수들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슈퍼스타들도 그것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88연승의 비밀


저 : 존 우든, 스티브 제이미슨

역 : 장치혁

출판사 : 클라우드나인



88연승의 비밀

저자
존 우든, 스티브 제이미슨 지음
출판사
클라우드나인 | 2014-02-24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인생의 수많은 승부에서 지지 않고 연승하는 비결! 누구나 한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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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출처 : 유튜브 (http://youtu.be/4MDf1BkUOUo)



글쓴이 이병주는 _ 신문과 잡지에 경영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영 전문가다.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도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다. 평소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즐기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글을 쓰고자 항상 노력한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