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첨단이랑 놀래!
IT 기술과 반려동물의 만남, 펫테크
독립해 혼자 사는 윤아 씨의 퇴근 후를 반겨주는 것은 두 마리의 러시안 블루 고양이입니다. 키키와 포포는 업무에 지친 고단한 하루 끝, 한 줌 단비 같은 존재들인데요, 때로는 맥주 한 잔 곁들인 저녁 식사 가운데 정겨운 말동무가 되기도 합니다. 윤아 씨의 베스트 프렌드인 민경 씨도 결혼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웰시코기를 기르며 사는 딩크족인데요, 그래서일까요. 모이기만 하면 서로의 반려동물 이야기에 즐거운 수다 한판이 펼쳐지곤 합니다. 특히 최근 이들의 주요 관심사는 바로 ‘펫테크(Pet-Tech)’. 그들은 이구동성 외칩니다. “우리 애들한테 좋은 것만 해주고 싶다고!”
▲ 많은 1인 가구의 퇴근을 반기는 것은 이제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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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들어 IT 기술과 여러 가지 분야의 과감한 매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반려동물과 IT 기술의 만남은 그 어떠한 융·복합 분야보다 무한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국내 반려동물 동반 인구 1천만 시대를 향해 가는 가운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도 하거니와, 화살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그 산업 형태가 어떠한 모양새를 띨 것인지 쉽사리 예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내 잠재 소비자들의 수만 보더라도 미래 펫테크 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주목받을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육아용품 시장에 비할 정도로 가속 페달을 밟은 채 질주하는 펫테크 마켓. 그 융성한 기술 잔치가 열리고 있는 예측불허 현장 속, 뜨거운 담장 너머를 살펴봅니다.
반려동물과 주인의 일상 가운데 편리함을 전하는 펫테크는 반려동물이 더는 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되는 인식 변화에 힘입어 위풍당당한 걸음을 내딛는 중입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ㆍIoTㆍ헬스케어 등 첨단 정보기술(IT)과의 접목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이러한 성장을 짚어보기에 앞서 반려동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 펫테크 시장을 살펴보는 일 또한 의미 있을 듯합니다.
▲ 딩크족들에게 있어서도 펫테크는 중요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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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체 가구의 67.2%인 8460만 가구가 동물을 기르고 있을 정도로 패밀리라는 개념에 반려동물을 포함하는 것이 매우 익숙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잠재 고객의 지지기반이 탄탄한 만큼 펫테크 제품들의 수준 및 기술력 역시 매년 일취월장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해 미국에서 열린 IT 가전 전시회 CES에 나타난 ‘스마트 반려동물 침대’ 같은 제품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펫트릭스의 이 침대에는 온도, 습도 조절 장치가 마련돼 있어 반려동물의 쾌적한 수면을 돕는 것은 물론, 체중, 수면패턴 등을 모니터링함으로 반려동물의 전반적인 건강 체크마저 가능한 놀라운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또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의 IoT 연결망과 호환되는 첨단 구조를 지니기도 했고요. 반려동물 전용 IoT 스타트업 펫큐브 역시 이 박람회를 통해 열정 어린 새 기술력을 뽐냈는데요, 펫큐브의 경우 원격 카메라를 이용해 주인과 반려동물의 소통을 돕는 ‘펫큐브 플레이’, 원격으로 사료를 주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펫큐브 바이츠’로 나뉘며 각각 동물과 주인 모두에게 편리함의 신기원을 열어줍니다.
▲ 펫테크의 다양한 기술력 및 제품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외출 시에도
늘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주인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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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구성원의 일원인 반려동물의 일상과 건강, 안전을 챙기는 일. 그것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많은 이들의 고민으로 이어졌고 이는 미국 내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웨어러블 기기의 탄생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참신한 반려동물 스마트 기기의 탄생은 미국에만 국한된 이슈 또한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나라는 매우 많으며 그 애착과 관심의 강도 역시 날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주인이 없는 사이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중국 스타트업이 선보인 로봇 펫시터 앤트하우스는 AI가 탑재된 로봇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의 놀이는 물론, 살뜰한 식사 챙기기까지. 배터리 충전으로 돌아가는 이 로봇을 통해 펫테크가 가진 무한대의 기술력을 엿봅니다.
▲ 드론과 같은 첨단 아이템도 반려동물을 돌보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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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전 세계 펫테크 제품들은 자동 급식기, 홈카메라 로봇 등을 비롯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이슈들인 AI나 사물인터넷과의 용맹한 만남을 이어 나갑니다. 이를 통해 외출한 주인에게 반려동물 상태를 알려주기도 하고, 개나 고양이가 심심해할까 봐 말을 걸기도 하며, 때로는 TV를 대신 켜주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IBM의 펫시터 드론 특허 출원 역시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드론에는 마이크 외에도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를 위한 센서 등이 장착돼 있어 주인 대신 반려동물을 정성껏 돌보는 소임을 수행할 것입니다.
▲ 다양한 첨단 기능 및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선보인 반려동물 IoT
우리나라의 유명 글로벌 기업들도 펫테크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홈 폐쇄회로(CC)TV 등으로 구성된 반려동물용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이 또한 주인을 대신해 펫시터의 역할을 담당하는 서비스 형태를 갖췄습니다. 주인은 이 첨단 기기를 통해 외부에서 자신의 반려동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심리적 불안 증세를 겪는 반려동물을 위해 양방향 음성 통화 기능까지 탑재하고 있지요. 아울러 이곳에선 홈CCTV 맘카와 앱을 통해 사료 배식이 가능한 ‘펫 스테이션’도 출시된 바 있습니다.
한국의 정보기술(IT) 회사인 구루아이오티가 개발한 ‘페디’는 안 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페디에 부착, 사용 가능한 제품입니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반려동물의 식사를 책임지거나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그들의 운동을 담당합니다. 조금 다른 분야이지만 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온디맨드 서비스 또한 펫테크의 다양한 이면을 대변합니다. 반려동물의 의료 상담이 가능한 국내 출시 앱 ‘펫닥(PetDoc)’ 같은 것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려동물 관련 완전히 다른 형태의 신분야를 선보입니다. 최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일명 ‘가상 개 목줄(Virtual Dog Leash)’ 특허를 획득한 바 있는데요, 그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 기술은 목줄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견의 목걸이에 달린 여러 개의 감지기에 신호를 전달하는 등의 신박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반려동물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주인들 역시 목줄 사용으로 겪어왔던 여러 가지 불편 사항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젊은 층과 노인 세대를 아우르는 1인 가구의 증가, 또 바쁜 일상 속 자그마한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특성 등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은 이제 퍽퍽한 외로움을 덜어주는 따스한 가족 구성원 그 한 귀퉁이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동 배식이나 CCTV가 주를 이뤘던 펫테크 분야 역시 사물과 스마트폰 앱을 연동시킨 IoT 기술 연동 시대를 열며 빠르게 옹골진 뿌리를 내리는 중입니다.
▲ 원격 카메라를 이용해 반려동물과 주인 사이 첨단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미국 반려동물 전용 IoT 기업 펫큐브의 놀라운 제품 및 기술
‘똑’ 소리 나는 첨단의 기술들은 인간을 외롭게 하기도 하고, 또 인간을 이롭게 하기도 합니다. 현대사회의 서늘한 외로움에 지친 이들, 혹은 더욱 생동감 있는 행복을 꿈꾸는 이들이 사람 대신 반려동물을 찾았지만 반려동물은 인간의 바쁨으로 자칫 서글픈 하루를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과 반려동물 모두의 결핍을 해결하는 펫테크는 앞으로도 계속 환대받을 것입니다. 외로움을 가운데 둔 채 기술과 반려동물 그리고 인간 사이에 얼기설기 얽힌 이 오묘한 패러다임과 연결고리는 IT산업의 양면성을 대변합니다. 어쨌든 IT 기술은 참 놀랍습니다.
글쓴이 김희진은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에디터, 작가, PT&콘텐츠 기획자, 칼럼니스트로서 광고·온오프 에디토리얼, 매거진, ATL 및 기타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기업과 오랜 기간 소통하며 일해 오고 있다. 그 어떤 포지션으로 불리건, 글밭 가득 생생한 들숨과 날숨을 불어넣어 행간 이면 아로새긴 꿈을 전하는 것이 문장의 목표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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