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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공부를 통해 얻고 싶은 힘, 세상을 통찰하는 힘

by 앰코인스토리 - 2018. 5. 14.


공부를 통해 얻고 싶은 힘

세상을 통찰하는 힘


한국은 참 살기 힘든 나라입니다. 오죽하면 지옥에 비견될 정도일까요. ‘헬조선’이라는 말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합성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먹고 살기 힘든 나라에서 공부라니, 한 때 ‘공부는 사치’라는 말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공부 안 할 수 있는 인생은 사치’인 것 같습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니까요. 고등학교 때까지 수능시험에 목을 매다가, 대학에 가면 토익시험에 입사 시험에, 졸업하더라도 공무원 시험에 각종 고시가 기다립니다. 무사히 취업해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퇴근 후 학원에 다니거나 동영상 강의를 듣습니다. 이렇게 공부는 자신의 스펙을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이자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되어 버렸습니다.


평생 학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토록 팽배한 사회이건만, 현재 한국 국민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35.6%로 OECD 평균인 40.4%에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소득계층 간의 평생학습 격차도 14%나 된다지요. 한국에서 평생 학습은 그저 재취업을 돕거나 기술을 익히는 실무적인 성격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목적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고,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일까요?


지식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합니다. 워드를 못 치면 리포트를 못 내고, 파워포인트를 못 다루면 발표를 못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잡다한 다방면의 지식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긴 안목으로 보자면 우리는 지식만으로 살아갈 수 없죠. 지식이라면 검색 사이트에 수록된 백과사전이, 혹은 알파고로 통칭하는 인공지능이 훨씬 뛰어납니다. 우리에게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검색 사이트에 어떤 검색어를 넣어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어떤 식으로 분류해서 나만의 데이터를 뽑아낼 것인지를 아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지식과 정보를 관통하는 핵심, 이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시야, 적절한 순간의 명확한 판단력이 필요하지요. 지식이 아닌 지식을 통찰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에서는 ‘메타인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메타인지는 ‘아는 지식과 모르는 지식을 구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소크라테스가 기원전 4세기부터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공자도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완벽하게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고요.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라는 책에서는 언뜻언뜻 들리는 프레지던트, 테러리즘, 이런 단어 몇 개로 CNN 뉴스를 알아들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그건 착각일 뿐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이가 학교다」라는 책에서도 자신이 “기억하는 것, 아는 것, 생각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공부를 오래도록 해왔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 알았던 것을 지금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내가 수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는 공부하지 않고, 더는 성장하지 못합니다. 이제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 봅시다. 그래야 거기서부터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공부는 그저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정하고 묵묵히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공부는 “평생을 두고 나를 짓는 일”이자 “평생을 자기로 살 수 있는 용기를 얻는 일”이라고 말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아래의 책들을 읽으며 다시 한번 곱씹어 봅니다.



모든 공부의 최고의 지침서

「완벽한 공부법」

고영성, 신영준 지음, 로크미디어

사실 공부도 억지로 해왔던 마당에, 굳이 공부법 책까지 읽을 필요가 있나 싶었더랍니다. 하도 읽을만하다고 입소문이 난 책이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고작가와 신박사는 인생의 성장을 이끄는 공부를 하려면 단순한 노력으로는 부족하고, 많은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고 말합니다. 자기효능감이 공부에 얼마나 중요한지, 메타인지와 공부 실력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암기가 왜 학습에서 중요한지, 공부를 성취하기 위한 최적화된 목표설정법이 무엇인지, 공부에서 노력의 역할이 무엇인지, 우리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14가지의 핵심요소를 분석했습니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책이 무척 어려울 것 같지만, 적절한 예시들이 많이 들어있어 읽는 맛을 더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다 읽으면 ‘완공’할 것 같습니다.



마흔 셋에 처음 공부를 시작한 중졸아빠 이야기

「공부의 힘」

노태권, 21세기북스

이 책의 저자가 공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지금 힘에 겹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집니다. 겨울이면 따뜻하게 난방이 돌아가고, 여름이면 시원한 방에 앉아 원하는 교재를 사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요. 아니 그보다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저자는 난독증으로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글자를 읽을 수 없었습니다. 중졸 학력으로 막노동판을 전전하던 마흔세 살, 그는 공부를 시작했을 때 ㄱㄴㄷ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그는 공부할 시간을 벌기 위해 노숙을 불사했습니다. 수능 모의고사를 7번 연속으로 만점을 받고 국제변호사의 꿈을 꾸었지만, 두 아들이 게임중독과 아토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자, 직접 아들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중졸 삼부자의 치열한 공부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공부하기에 늦은 나이가 없음을,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우리 시대 멘토 11인의 평생 공부 이야기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이가 학교다」

신영복 외 10인, 창비교육

이 책은 인터뷰 형식의 책입니다. 신영복, 김신일, 김우창, 최재천, 박재동, 홍세화, 김제동, 채현국, 박영숙, 조은, 조한혜정이 들려주는 생생한 공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사람들이니 잘난 척할 법도 한데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이가 학교’랍니다. 이들은 진짜 공부를 위해서는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여야 하며,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삶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여러 학문을 두루 넘나들면서 확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죠. 자신의 삶으로 공부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나의 공부가 나아갈 방향,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지혜와 마주하게 됩니다.



온전히 나를 위한 공부의 즐거움

「마흔,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역, 더퀘스트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오래된 습관을 두 가지 꼽으라면 양치질과 공부를 꼽습니다. 저자는 ‘공부하는 의사’로 유명한 정신과전문의입니다. 도쿄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칼메링거정신의학학교를 수료했어요. 각종 인문학에서부터, 경제, 와인 등 독학으로 공부한 내용을 책으로 출간해 왔습니다. 어른을 위한 공부법을 설파하는 저자는 지식이 목표가 아니며, 모두의 지식보다 나만의 지성을 만들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시간도 돈도 제약이 없는 어른의 공부가 훨씬 더 깊이 있고 효과적이라고 말하지요. 지금도 관심 분야가 생기면 망설임 없이 공부하는 그는 평소에 관심 있던 영화를 공부한 후 영화감독 일도 병행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정말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겠다 싶습니다.





글쓴이 배나영

남다른 취재력과 감각있는 필력을 여러 매체에 인정받아 자유기고가와 여행작가로 일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기획자에서 뮤지컬 배우에 이르는 폭넓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글을 쓴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며 여행과 삶을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궁리 중이다. 블로그 baenadj.blog.me/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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