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이빙 MR. 뱅크스>는 월트 디즈니의 딸을 포함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명작 <메리 포핀스>가 영화화되는 과정을 그려줍니다. 주로 원작자와 제작진과의 마찰하는 장면들과 <메리 포핀스> 속 등장인물 Mr. 뱅크스에 투영된 아버지와 원작자 트래버스 부인의 추억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기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자기가 생각한 등장인물 Mr. 뱅크스에 대한 평가가 제작진과 다르자 트래버스는 자기도 모르게 다음과 같이 Mr. 뱅크스를 대신해 변명해주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Why did you have to make him so cruel? He was not a monster! You all have children, yes? Yes, yes. Do they write letters? Do they make you drawings? And would you tear up those gifts in front of them? It's a dreadful thing to do. I don't understand Why won't he mend their kite? Why have you made him so unspeakably awful? In glorious Technicolor, for all the world to see?
왜 그렇게 잔인하게 만들어요? 그분은 괴물이 아니었어요. 다들 아이들이 있지요? 애들이 편지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주지 않나요? 근데 그걸 아이들 보는 데서 찢을 건가요? 정말 잔인한 일이지요. 왜 연을 안 고쳐줘요? 왜 그런 나쁜 아빠로 만드나요? 온 세상이 또 그걸 다 보게 하고요.
영화화하는 작업은 원작자인 트래버스 부인에게는 고통이었습니다. 항상 지쳐 보이고 힘들어하던 아버지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평생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추억이 투영된 <메리 포핀스>를 영화화하는 작업은 이런 아버지를 자꾸 떠올리게 해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결국, 트래버스 부인은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작업을 중단한 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데요. 다음 월트 디즈니의 이야기에 다시금 영화화하기로 결심합니다. 월트 디즈니가 그녀에게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He was a. He was a wonderful man. But rare is the day when I don't think about that eight-year-old boy delivering newspapers in the snow, and old Elias Disney with that strap in his fist. And I am just so tired. Mrs. Travers, I'm tired of remembering it that way. Aren't you tired, too, Mrs. Travers? Now we all have our sad tales, but don't you want to finish the story? Let it all go and have a life that isn't dictated by the past? It's not the children she comes to save. It's their father. It's your father. Travers Goff.
내 아버지도 좋은 분이었지요, 하지만 난 지금도 눈 속에서 신문을 돌리던 여덟 살 꼬마를 매일 같이 생각해요. 손에 허리띠를 들고 있는 아버지를 생각해내는 것에도 이젠 지쳤어요. 아프게만 기억되는 내 어린 시절을 되뇌는 게 더는 견딜 수가 없네요. 당신은 안 지쳤소? 트래버스 부인, 우리의 슬픈 동화를 이제 끝내고 싶지 않아요? 과거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지 않소? 메리 포핀스가 구하러 온 건 애들이 아니오. 아이들의 아버지지요. 당신의 아버지, 트레버스 고프.
‘~에 질렸다’는 ‘be tired of+~ing’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있었던 그대로 기억하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을 디즈니는 이렇게 표현하지요.
I'm tired of remembering it that way.
‘be tired of+~ing’ 구문을 이용해 ‘과거에 있었던 그대로 기억해내는 것에 질렸다’는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유독 MR. 뱅크스에 민감한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그가 그녀의 아버지 트래버스 고프를 투영한 캐릭터임을 알아내어 그녀도 몰랐을 그녀의 고통을 어루만져 줍니다. 자신의 아버지도 MR. 뱅크스와 같다고 말하며 어릴 적 추운 겨울 신문을 돌리게 하고 허리띠로 겁주던 아버지와의 기억을 이야기해주면서요.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힘들고 지쳤던 어린 시절로부터 자유롭고 싶다고 말해주지요.
영화화된 작품을 보며 트래버스 부인은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과 듣고 싶었던 말을 보는 장면에서 소리 없이 울게 됩니다. 재미없고 딱딱한 은행에서 매일 온기라고는 없는 돈더미에 쌓여 있는 아버지가 불쌍하다고 말해준다거나 아버지를 꼭 안아 준다거나 연을 함께 날려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요.
영화가 끝날 무렵, 트래버스 부인은 어릴 적 자신이 병상에 있는 아버지에게 날 떠나지 말라고 하고 아버지가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상상하면서 어릴 적 자신을 용서해줍니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78292
글쓴이 김지현은
미드를 보다가 애니와 영화까지 영어의 매력에 홀릭한 여자다. 영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금도 뻔하지 않은 수업을 하려 불철주야 행복한 고민 중이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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