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요리와 친해지기

[와인과 친해지기] 발포성 와인 (Sparkling Wine) 1편

by 미스터 반 2017. 7. 25.

사진출처 : https://pixabay.com/


처음 만나는 사람이 와인을 좋아한다고 한다면, 어떤 와인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의 취향과 와인 지식에 대한 깊이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스윗(Sweet)한 와인인 모스카토 와인을 좋아한다고 한다면 와인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었을 초보자일 확률이 높고, 좀 묵직한 레드와인을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 와인에 눈을 뜬 중급자일 것이고, 어느 특정 나라나 지역의 와인을 자신 있게 콕 찍어 얘기를 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상급자일 것이고, 부르고뉴 지방 와인이나 샴페인(Champagne)을 좋아한다고 하면 아마 그는 고수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렇다는 말이지 꼭 스윗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초보라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이번 호에서는 발포성 와인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생일이나 축제 때 와인병을 마구 흔든 후 마치 축포를 쏘듯 코르크 마개를 뻥 터트리고, 솟구쳐 오르는 와인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뿌리는 발포성 와인(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화이트와인)을 샴페인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인은 진짜 샴페인이 아닐 확률이 더 높다. 왜냐하면 진짜 샴페인은 프랑스 특정 지역에서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생산되는 귀한 와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가격이 비싸서 마시지 않고 뿌려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포성 와인은 프랑스 이외의 나라에서 생산하는 와인들로, 보통 영어권에서 스파클링 와인이라 부르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좀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흔히 아는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방을 영어로 발음한 것인데, 상표법으로 등록을 해놓아서 아무나 쓸 수 없는 일종의 브랜드명이 되었다. 그래서 샹파뉴 지역 외에서 나오는 스파클링 와인에는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법으로 지정되어 있다.  샹파뉴 지역 외의  프랑스 지방에서 나오는 발포성 와인은 크레망(Crement),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Spumante), 스페인에서는 까바(Cava), 독일은 젝트(Sekt)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발포성 와인 명칭과 사용되는 포도는 아래와 같다.



하지만 F1 같은 유명한 국제경기의 우승 시상식이나 각종 큰 대회의 경우에는 진짜 샴페인을 터트리기도 한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F1 공식지정 샴페인 MUMM의 광고사진이다.


사진출처 : https://goo.gl/MhW9CZ


더운 나라 필리핀에 파견 나와서 여러 종류의 와인을 접했지만, 더울 때는 시원한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만한 게 없다. 특히 레드나 화이트와인은 음식과 잘 매칭시켜서 먹어야 하지만, 스파클링 와인은 안주 없이 그냥 먹어도 좋고 또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와인 잔 밑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포 때문에 기분 전환을 위한 와인을 찾는다면 그냥 화이트와인보다는 스파클링 와인이 더 낫다.


스파클링 와인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와인 속 기포는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할 것이다.


보통 저가의 와인들은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음료수처럼 탄산을 직접 주입해서 만들지만, 고급 와인은 수작업을 통한 전통 방식을 따른다. 1차 발효가 끝난 병에 효모와 당분을 첨가하고, 효모가 당분을 분해하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와인에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다.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질수록 병 속 압력도 높아지게 되어 일반 와인병으로는 압력을 견디기 어려워 자칫 터질 위험이 있다. 그렇기에 스파클링 와인병은 일반 병보다 두껍고 그 압력에 의해 코르크가 튀어나가지 않도록 코르크를 철사로 감싸 병 입구에 매어놓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출처 : https://goo.gl/CVSbJ1


스파클링의 와인잔도 일반 와인잔과는 다르게 얇고 길쭉하게 되어있는 것이 특징인데, 그것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포의 향연을 즐기기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 : https://goo.gl/PiURBV


한국은 이제 장마도 끝나가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데, 혹시 아직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았다면 필자가 추천하는 와인을 꼭 한번 맛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호주 제이콥스 크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인데 와인만 그냥 먹어도 좋지만 새우구이랑 함께한다면 정말 좋은 와인이다. 새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새우를 마구 먹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는 와인인 것이 특징.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포털사이트 검색가 3만 원대 후반)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다.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나, 계곡에서 즐기는 스파클링 와인 한 잔이라니. 생각만 해도 무더위와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 호에는 와인 고수들이 좋아하는 샴페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