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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추천책읽기] 뉴미디어를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by 앰코인스토리 - 2017. 4. 20.


뉴미디어 시대의 생존전략

뉴미디어를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미디어의 변화, 미디어 소비의 변화

저녁 9시면 온 가족이 TV앞에 모여 앉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전국 대부분 가정이 9시에 뉴스를 보고 10시에 드라마를 시청했습니다. 모바일 이전 세대는 TV와 가정용 컴퓨터에 맞춰진 미디어 소비 습관을 지니고 있었으니까요. 요즘의 모바일 세대는 다르지요. 24시간 원하는 채널의 뉴스부터 예능까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디바이스로, 온전히 자기 마음대로 미디어를 소비합니다.

지난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전국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4명 중 1명은 아프리카TV나 유튜브를 활용해 개인방송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부모님이 거실 소파에서 뉴스를 볼 때, 방에서 혼자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봅니다. 지금의 10대가 자라면 모바일 동영상의 시청률이 올드미디어인 TV를 뛰어넘겠지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종편이 시작될 때 코웃음 쳤던 공중파는 뉴스, 드라마, 예능 모두 종편에 휘둘리고 있지요. 네,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디어도 시대에 발맞춰 함께 변하고 있지요.


본격적인 1인 미디어 시대,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최근 포털 사이트 탑에 게재된 뉴스를 보고 깜짝 놀라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연간 10억에서 100억을 버는 1인 미디어 스타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는 뉴스에 수많은 네티즌이 술렁거렸지요. 우리는 마셜 맥루한이 주장했던 ‘미디어가 메시지’인 세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이 미디어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 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시대입니다. 구글은 2020년이 되면 지금의 주류 미디어가 아닌 1인 미디어의 소비가 70%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자, ‘2020년에는 사람들의 70%가 1인 미디어를 시청한다‘는 말을 다르게 해석해 볼까요? 1인 미디어를 가진 개인 혹은 기업이 문화를 이끌어간다, 즉 ‘리딩 파워를 갖는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서 그저 팔로워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미디어를 이끄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재화의 빈익빈 부익부만이 문제가 아니라, 팔로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겁니다. 최근에는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을 할 때, 구직자 SNS에서 그 사람의 평판을 살펴보는 건 기본이고, 업무 분야에 따라 SNS 팔로워 숫자가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연, 채용을 할 때만 그 사람의 SNS를 평가할까요?



SNS의 본질은 네트워크가 아니다?

오피니언 리더가 되기 위해, 파워 리더가 되기 위해, 무작정 SNS를 시작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업무에 도움이 되거나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을 때 ‘전략적으로’ SNS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SNS는 잘 아시다시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이루는데 쓰는 도구이지요. 하지만 SNS의 본질이 과연 사람들 사이에 관계를 맺고,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있을까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백화점업의 본질은 부동산’이라고 말했지요. 이런 마인드로 접근한다면 SNS의 본질이 달라집니다. ‘SNS의 본질은 미디어이자 마케팅 툴’입니다. 물론 반박의 여지가 있습니다. ‘나는 친구들하고 교류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데?’, ‘아기 사진을 올리려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 ‘셀카 찍는 걸 좋아하는데 맨날 블로그에 올릴 수는 없으니까.’, 이런 분들이 더 많을 겁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무엇으로 돈을 벌고 있을까요? 네, 광고인 듯 광고 아닌 광고 같은 무엇이지요. 꽤 매력적인 마케팅 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SNS 전담부서를 신설해 자신의 SNS를 공격적으로 관리하고, 사람들의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뉴미디어를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뉴미디어를 읽는 눈이 필요합니다. 콘텐츠만 읽는 것이 아니라 컨텍스트까지 읽는 힘이 있어야 현명한 팔로워가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담고 있는 컨테이너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알아야 똑똑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뉴미디어를 말하는 4가지 키워드를 꼽아보았습니다. ‘오가닉 미디어’, ‘소셜 임플로이’, ‘빅데이터 인문학’, ‘인스타그램 파워’입니다. 재미있게도 각각의 키워드가 1권의 책으로 펼쳐집니다. 미디어나 마케팅을 전공하신 분들이라면, 혹은 관련 업무를 맡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욱 깊이 들어가 볼 책들이 많겠지만, 이번에는 누구나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

「오가닉 미디어」

윤지영 지음, 오가닉미디어랩


우리에겐 사실 리더가 될 것이냐, 팔로워가 될 것이냐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선택이 더 있습니다. 리더도 아닌, 팔로워도 아닌, 미디어(매개자)가 되는 방법이지요. 소르본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사회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유럽 연합의 네트워크에서부터 오렌지 프랑스 텔레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일하는 동안 ‘미디어는 네트워크’라는 신념을 얻었습니다. 이제 미디어의 핵심은 메시지의 진열이나 노출이 아닙니다. 콘텐츠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진화시킬 수 있는지, 어떤 연결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이 책은 네트워크를 주제로 한 미디어책이자 새로운 환경의 비즈니스책이기도 하고, 마케팅 책이기도 합니다. 깊이 있는 뉴미디어의 개념을 설명하지만 저자가 직접 겪은 사례들을 곁들여 읽기 쉽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가닉 미디어 시대의 기업과 서비스가 진화를 멈추지 않고 생명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위대한 기업은 어떻게 소셜미디어로 일하는가

「소셜 임플로이」

셰릴 버지스, 마크 버지스 지음, 이승환, 더 링크 옮김, 박찬우 감수, e비즈북스


기업이 소셜 비즈니스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셜해져야 합니다. 이 책은 기업이 소셜해져야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이 소셜해지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소셜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IBM, 어도비,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다양한 대기업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어떻게 소셜 임플로이들을 보유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소셜 시대에 맞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브랜드포그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이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브랜드를 더 신뢰한다고 말한 응답자가 전체의 82%였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자가 77%였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CMO 중 열에 아홉이 소셜미디어가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를 갖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 중의 76%가 SNS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책의 제목은 ‘소셜 임플로이’지만 ‘소셜 임원’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800만 권의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

「빅데이터 인문학 : 진격의 서막」

에레즈 에이든, 장바티스트 미셸 지음, 김재중 옮김, 사계절


오늘날 살아있는 사람은 1년 동안 평균적으로 1테라바이트보다 약간 적은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1년에 이메일 1만 5천 통을 주고받으며, 5천 개의 첨부파일을 교환합니다. 사람들은 매일 페이스북에 사진을 18장 올리고, 140번의 ‘좋아요’를 누르고, 드롭박스에 52개의 파일을 올리며, SNS에서 43명의 친구와 교류합니다. 이러한 평균치는 개인이 컴퓨터에 저장한 이미지, 문서, 비디오, 음악을 포함하지 않고, 단지 온라인에서 공유한 것만을 계산한 겁니다. 짧은 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엄청난 양의 디지털 기록인 빅데이터는 인문학이 새롭게 맞닥뜨린 삶의 현장입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책이 아니라 데이터를 읽어야 하는 시대가 온 거지요. 이 책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책 뒤의 부록에는 책 전반에 걸쳐 설명한 빅데이터의 수치를 그래프로 명징하게 보여주어 흥미롭습니다. 뒷부분의 특별좌담 내용도 알찹니다.




사진의 힘으로 만드는 모바일 마케팅의 신세계

「인스타그램 파워」

제이슨 마일스, 최경은 옮김, e비즈북스


책 표지만 보면 포토샵 사용법이나 오피스 사용법처럼 인스타그램 사용법을 설명하는 책이라는 오해를 살만해요. 하지만, 판형의 크기나 표지의 촌스러움을 논외로 하면, 이 책의 내용은 꽤 재미있습니다. 책은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마케팅 도구로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스타그램은 태생부터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SNS로서, 최근 페이스북과 합병하면서 글로벌한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지요. 노스웨스트 경영대학교의 제이슨 마일스 교수가 집필한 이 책은 우리나라에선 2015년에 출간되었지만 미국에서는 2014년에 출판되었어요. 책 속의 자료들이 약간의 시간적인 갭을 가지고 있음을 염두에 둔다면, 글로벌 관점에서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보기에 괜찮습니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마케팅 분야가 특별히 더욱 궁금하다면 국내 시장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접근한 임현수 저자의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글쓴이 배나영

남다른 취재력과 감각있는 필력을 여러 매체에 인정받아 자유기고가와 여행작가로 일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기획자에서 뮤지컬 배우에 이르는 폭넓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글을 쓴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하며 여행과 삶을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방법을 궁리 중이다. 블로그 baenadj.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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