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부터 3월 17일 동안 상해에서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이 열렸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시장에 전 세계 장비업체와 소재업체들이 참석하는 아주 큰 전시회였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Semicon Korea가 매년 열리고 있지만, 워낙 영토와 인구가 많은 중국이라 그 규모 자체가 다르며 참석업체 또한 굉장히 다양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모두 다섯 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었고요, 한국의 한두 개 관에 비해 어마어마한 규모를 직접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섯 개에 달하는 전시관인지라 다리가 아플 정도라 다 돌아볼 순 없었지만, 우리 어셈블리 업종과 직접 연관이 있는 주요 전시관만 세 개관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이따금 작은 공연도 열리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광경이기도 했고요. 잠깐이지만 Motor Show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파견근무를 하면서 중국 반도체 시장의 활성화와 장비, 소재 업체들의 비약한 성장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번 박람회에서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과거에는 일본이나 유럽의 장비회사들만 가지고 있었던 주요 공정 기술과 장비 모델들도 이제는 중국 현지기업들이 모두 만들어 내고 출품을 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 사용하는 곳이 있을지 의문이지만, 중국은 우리가 모르는 어셈블리 업체가 수백 개 있다고 하니 어떤 업체는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현재 한국이 삼성과 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그에 관련한 협력업체와 우리 앰코가 어셈블리 업계에서의 위상이 있어서인지 한국업체들도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을 보고 왠지 모르는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반도체 강국으로 군림할지 모르겠지만,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부디 오래도록 이 업계가 계속 지속하고 국가경쟁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WRITTEN BY 김경수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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