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코코리아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작 

「언어의 온도」를 읽으며


책을 잘 읽지 않았던 나에게 2016년 1월 ‘한 달에 한 권씩은 읽자!’라는 작은 다짐이 매달 한 권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서점을 가게 되었고, 그 책이 다음 책을 소개하게 되고 그렇게 작은 다짐이 습관이 되어가고 있는 즈음, 회사에도 독서경영이 시작되었고 독서토론모임이 발족하면서 첫 번째 선정도서가 바로 작가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이다. [말言], 마음에 새기는 것. [글文], 지지 않는 꽃. [행行], 살아 있다는 증거. 이렇게 3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책 「언어의 온도」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언어의 따스함과 차가운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은 물론 저마다의 언어 온도가 있으리라는 읽기 전에 짐작하게끔 하는 책이었다. 5페이지를 넘기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대부분 2~3페이지 짧은 문단으로 잘 정리된 간결한 내용은 글을 쓰기 위해서 고뇌하거나 감성의 인위적임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메모형식으로 잘 정리한 것 같은 평범함에서 여운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책 크기만큼이나 어디를 들고 다녀도 아무 쪽이나 왔다 갔다 읽어도 부담되지 않는 기승전결 형식의 이야기 연결이 아니라서 더욱더 편안함으로 읽었던 책이었다.


말言.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로 시작하는 손자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며 아직 열이 남아있어 저녁 먹고 약 먹자는 할머니의 말씀에 “할머니는 내가 아픈 걸 어떻게 그리 잘 알아요?”라는 물음에 작가의 예상이 철저하게 빗나가게 한 상처를 겪어본 사람의 느낌,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상처가 남긴 흉터를 알아보는 할머니의 대답이 따스함으로 느껴지면서 책장을 넘겨본다.

95페이지, 원래 그런 거라니까! 원래 그래! 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는데, 원래 그런 거라고 체념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를 알게 해준 단락. 체념은 국어사전에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하는 것’이란다. 오지 탐험 전문가들은 “조난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건 식량부족도 체력 저하도 아닌, 희망을 내려놓는 순간 무너진다고 한다, 체념은 삶에 대한 의지까지 꺾는 것.”이라고 하니 나의 일상에서도 원래 그러니까! 하고 체념해 버리지 않고, 정말 그럴까? 하고 질문하고 직접 확인하고 조언을 구하는 일상을 만들어 보자는 의지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던 것으로 기억되는 원래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글文.

148페이지에서는 처음 접해 보는 단어! 톺아보다(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를 만났다. 맞춤법이 틀린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순간 스치는 사이에 그 의미를 읽으면서 내가 항상 추구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그 안의 피곤함을 느낄 수 있었던 단어였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다가 있고, 어떤 유형이 됐든, 깊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고, 어떤 자세로 노를 젓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건너고 있는지 살면서 한 번쯤은 톺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작가의 생각에 100% 동감해 본다. 한 번쯤은….

201페이지, 역시 처음 접해 보는 단어! 볕뉘(작은 틈을 통해 비치는 햇볕)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지식이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깎이고 떨어져 나가는 지식도 많다. 공부는 끝이 없다는 뻔한 말이 새삼 무겁게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특히 그렇다. 라는 작가가 해가 산이나 지평선 너머로 차츰 넘어가는 모양을 가리키는 부사로 ‘뉘엿뉘엿’이 있는데, 볕뉘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고, 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은, 햇살보다 왠지 볕뉘라는 낱말이 잘 어울리는 듯하다는 작가의 단어 선택의 섬세함으로 여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행行.

파주출판도시에 지혜의 숲이라는 대형 서가가 들어섰는데, 수십만 권의 책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으나 사람 손이 닿는 곳은 겨우 네 칸 남짓이고 나머지는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는 전시용 도서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출판단지에 꼭 가봐야 할 명소’라고도 하고, ‘종이의 고향이 아니라 종이의 무덤이 됐다.’고 폄훼하기도 한다고 한다. 작가가 한가로이 지혜의 숲을 거닐다 보면 음악도, 그림도, 심지어 공간도 채우기보다는 비우기가 어려운 건지 몰라! 라는 생각을, 비우는 행위는 뭔가를 덜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비움은 자신을 내려놓은 것이며, 자기 자리를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이란다. 여백이 있는 공간을 만들면 신기하게도 그 공간을 다른 무언가가 채우기 마련인데, 반대로 무언가를 가득 채우려 하다가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를 정말이지 수도 없이 목격했다고 한다. 누구를 위하는 공간이든 무엇을 하는 행동이든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지만 항상 톺아보며, 볕뉘할 수 있다면 상시 새로움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80페이지, 가능성의 동의어. 학창 시절 사소한 잘못으로 교무실에 불려갔었던 작가. “선생님이 너 1층으로 오시래.”라는 친구 녀석의 잘못된 높임법을 듣자마자 무섭기로 소문났던 학생부 선생님이 있는 교무실로 갔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범하는 잘못된 높임법! 읽으면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선생님께서는 이면지 한 장을 꺼내더니 ”여기에 네 장점을 써 보자.”라며 칭찬과 지적이 적절히 혼재된 면담의 끝 무렵 “너처럼 가능성이 있는 녀석이 그러면 안 된다.”라는 말씀에 당당하게 교무실을 나서면서 사람 보는 ‘눈’이란 건 상대의 단점을 들추는 능력이 아니라 장점을 발견하는 능력이라는 것과 가능성이란 단어가 종종 믿음의 동의어로 쓰인다는 것에 좋았었던 기억으로 회상하는 작가. 그 학생부 선생님께서 이런 작가를 만드셨구나! 라는 생각에 나의 학창시절을 오버랩해보며 또 한 번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시험결과 때마다 70명 중 끝에서 첫 번째 하던 불량기 다분했던 친구가 60등 정도만 해도 소원이 없겠다며 대여섯 문제 정답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사정하던 터에 별생각 없이 그러자! 했던 나. 4일간의 시험 중 마지막 시험일에 딱! 걸려서 교무실 앞 복도에서 둘이서 손들고 서 있었던 기억. 다행히 마지막 전 시간의 일이라 친구 녀석은 생애 첫 30위권! 물론, 다음 시험에 원상 복구되었지만, 돌아보니 한때의 하지 말았어야 할 기억이었지만 그 친구에게 공부를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짐을 가지게 했던 가능성(?)의 기억으로쯤으로 기억을 꺼내보게 된다.

 

어제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라는 본문의 내용을 책 표지 뒷면에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읽어 본다.


「언어의 온도」. 이 책은 항상 회사의 책상 위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용광로처럼 뜨거운 언어를 만나 정서적 화상을 입었을 때나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현으로 나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음을 인지할 때마다 2~3페이지의 응급처방전으로 사용할 것을 다짐해 본다. 우리 모두에게, 나에게, 말言 하고 글文 쓰고 행行 하는 언어들이 있을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옛말이 있듯이, 항상 들어오는 언어의 온도가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만큼 우리 모두에게서 또한 나에게서 나가는 언어의 온도들도 상대방에게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언어일지 생각해 보며 독후감 경진대회 응모를 해본다.


글 / K4 제조6팀 함성우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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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코코리아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작 

「언어의 온도」를 읽으며 

- 입 속의 초콜릿 온도, 36.5도


39.5도다. 이제 만 16개월이 된 늦둥이 아들의 체온이 갑자기 39도를 넘었다. 체온계의 빨간 경고 불빛이, 어두운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쉴새 없이 골문으로 날아드는 축구공을 막아내는 리그 최하위 팀의 골키퍼처럼 우왕좌왕, 영락없는 초보 아빠의 모습이다. 비상 해열제로 잠시 체온을 내리고, 아기의 몸과 마음을 달래 본다. 아이의 고열에 혼을 빼앗긴 나는, 앞으로 아기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떠한 아빠가 되어야 할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따듯한 아빠가 되어줄 수 있을지.


때마침, 책 「언어의 온도」는 어쩌면 내게 화두를 던져 주는 듯하다. 살아가면서 어떠한 언행이 내 자녀,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저자는,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을 책에 담았다고 한다. 특히, 책 표지를 보랏빛 단색으로 따듯함과 안정감을 주는 듯했고, 「언어의 온도」라는 원고지의 작은 네모 칸 안에 자리 잡은 책 제목은 간결함을 더해줘 인상적이었다.


너무 기대했을까? 일상에서의 아주 소소한 에피소드가 조금은 과장되고 뜬금없는 표현으로 언어의 온도를 측정하는 듯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책 속의 일부 에피소드는 따뜻함을 느꼈지만, 전반적으로 책의 전체 온도는 기대했던 것보다 다소 미지근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던진 화두의 실마리를 “사랑은 종종 뒤에서 걷는다.”와 “바람도 둥지의 재료”에서 찾아본다.


어느 버스 안의 노부부의 느릿느릿한 걸음에서, 저자는 상대보다 앞서 걸으며 손목을 끌어당기는 사랑도 가치가 있지만, 한 발 한 발 보조를 맞춰가며 뒤에서 따라가는 사랑이야말로 애틋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한 발짝 뒤에서 상대를 염려해주는 것도 진정한 사랑일 거라고.


흐린 가을, 작은 새 한 마리가 미루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짓는다. 바람 한 자락이 휙 하자, 애써 쌓아 올린 나뭇가지 서너 개가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보 같아서가 아니라, 악천후에도 견딜 수 있는 튼실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둥지에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재료, 나뭇가지와 돌멩이뿐만 아니라, 방해가 될 것 같은 비와 바람도 재료로 삼는 것이다.


사랑은 한 걸음 뒤에서 배려와 함께 주고, 때론 내게 주어진 어려운 상황과 곤경은 나를 확고하게 다지는 단단한 재료가 될 듯하다. 사랑하는 아기에게 나 스스로가 이러한 아빠가 되길 기원해 본다.


저자도 열정적으로 뜨거운 온도에서, 혹은 반대로 냉혹하고 한파 같은 차가움에서 해법을 찾는 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사에서 찾는 듯하다. 이 책의 전반적인 평가를 떠나, 아니 어쩌면 평가하는 게 아니라 느끼고 실천해야 할 몫이 나 자신에 있는 듯하다. 내가 현재 사용하는 언행의 온도가 어떠한지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었음에 감사하다.


혹자는 달콤한 초콜릿은 사람의 입속에서 가장 잘 녹는다고 한다. 타인의 마음을 달콤하게 만드는, 나 자신의 언어의 온도는 앞으로 그 따듯함이었음 한다. 사르르 녹는 입 속의 달콤한 초콜릿처럼. 지쳐 고요히 잠든 아기의 체온을 체크해 본다. 거짓말처럼, 36.5도이다. 마음이 평온하고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글 / K4 고객만족2팀 박원희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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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으며


“인생의 절반쯤 와서, 다시 한번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보통 베스트셀러 좌판대에 보면 ‘30대에 해야 할 일’, ‘40대에 해야 할 일’ 와 같은 지시형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럭저럭 코칭을 해주면서 본문을 따라 하면 그럭저럭 잘 살 수 있다는 그런 책들이다. 물론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팔기 위한 책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내 입맛을 맞추려고 하는 것뿐, 그다지 유용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사이에 눈에 띄는 책이 한 권 있었다.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 단도직입적인 강력한 제목은 내게 단순 코칭이 아닌 생각을 해보라고 권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유시민 작가가 워낙 정치색이 짙어 조마조마한 생각은 들었지만, 어쩌랴 나도 작가도, 같이 늙어가고 있는 처지에 그냥 동네 50대 아저씨에게 인생 조언 좀 구할까? 하는 생각에 책을 펼쳐 보게 되었다. 마침 나는 인생의 절반 정도에 멈춰 서서 남은 절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 중에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 좀 해보자!


이 50대의 아저씨는 가장 먼저 크라잉넛을 언급하고 시작한다. 아마도 젊은 계층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젊지는 않지만 크라잉넛이 나오자마자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었다. 바로 내가 20대 초반에 인디락밴드에 빠지게 된 계기 중의 하나가 아닌가? 아! 그렇구나, 이 책은 바로 크라잉넛을 알고 있는 세대. 즉, 지금 나라의 중심이 되는 30대, 40대의 세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에게 더 늙기 전에 현명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마음이 유시민 작가의 생각은 아니었을까? 달가웠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달가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크라잉넛을 언급한 것은 바로 하고 싶은 것에 순수하게 빠져보라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포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떤 탐욕이 있어 밴드를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순수하게 펑크 록이 좋아서 그 꿈을 좇은 그들은 사실 어떠한 체계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채로 시작하였지만 지금 어떤 평가를 받는가? 인디밴드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냈으며, 펑크 록을 대중들에게 소개해준 시초이자, ‘말달리자'는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유명한 그들의 타이틀곡이다. 이 50대의 아저씨는 인생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첫 번째로 말한다.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것에 열등감을 느끼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는 열등감을 ‘삶을 기쁨을 갈아 먹는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도 당연히 고약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왜냐하면, 누구나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자의 자식으로 태어나거나, 혹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거나,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거나, 고음 불가로 태어났거나, 애초에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열등감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내가 순수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해도 조수미 같은 천상의 목소리는 가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내가 열등감을 가지면 결국 내 인생을 부정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순수한 꿈은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설레어 잠을 설칠 수 있기도 하는, 그 시간이 너무 그리워지고, 황홀하고 그런 것들이 모여 살아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런 목표를 만들고 향해 달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열등감이 약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랬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문이 안 잠기는 공동 화장실을 사용했고, 반지하라 물을 사용하고 펌프로 켜 올리지 않으면 물이 넘기는 그런 집안에서 태어났다. 우리 집은 연탄을 사용했고, 현관문도 없었으며, 미닫이문에 고리를 거는 것이 누추하지만 유일한 안전장치였다. 그러다 보니, 부러운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나를 이끌어준 동력이었다. 그렇다고 이 50대 아저씨의 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열등감이라는 것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후반에는 본인 삶의 연대를 이야기하는데,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그렇게 살아오셨든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왔다. 학생 운동부터, 국회의원, 장관 등. 다양하고, 열정적인 길을 걸어왔는데, 그 길의 시작과 끝에는 결국, 본인은 글 쓰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글과 언어에 대해서 푹 빠졌고,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글이라는 것을 쓰기 시작해서, 드라마 작가, 강의, 교사 등등 여러 길을 거쳐 결국 작가가 되어 책을 내고, 지금도 프리랜서로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학생 시위운동 때문에 형사에게 잡혀 진술서에 있지 않았던 일들을 써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진술서를 쓰는 동안은 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맹렬하게 써 내려 갔으며, 어떤 날은 하루에 100장도 넘게 쓰기도 했다고 한다. 어찌나 살기 위해 써 왔는지 하루는 경감이 큰 소리로 칭찬하며, 아랫 경위들에게 읽어 줬다고 한다. 너무 생생하게 시위운동 현장에 와있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는 그때, 그 철창 안에서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그 때 하루에 100장씩 (맞으면서)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작가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고, 글을 못 썼더라면 철창 안에서 사라지는 이슬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비록 예시가 엉뚱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사람은 혼자 변할 수는 없으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변한다’라는 말이다. 유시민 작가가 바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이다. 여기서는 비록 악연(경감)을 만나 글쓰기가 완성되었다는 예를 들었지만, 그의 연대를 보면 굉장히 영향이 많은 사람과 만나 인연이 되었고, 그것에서 자아를 완성해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정치를 내려놓으면서 이와 같은 말랑말랑한 책을 써내어 가고 있다. (그래도 사실 정치색이 짙다.) 우리도 우리 일상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어떤 조직에 몸을 담가 자신이 변화해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군인처럼 묵직하거나, 유치원 선생님처럼 부드럽거나, 세계 일주를 하고 생각이 깊어지거나, 아이를 갖고 자상해지거나, 정말 단순하게 회사에서 팀만 옮겨도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며, 내 보스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따라 내 인생과 운명도 달라진다.


요즘 시대에는 발품을 파는 모습은 없다. 사람의 교류는 네트워크에서 만들어진다. 카카오톡 메신저나 네이버 카페, 유튜브 강의 등 문명의 발전으로 더욱 편리함을 가까이 둘 수가 있었다. 간단한 검색으로 저명한 강의를 들을 수도 있고, 악기를 배울 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에서 수천 개 의견에서 걸러내 최고의 명답을 만들어내고 모든 사람이 공유한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현자이다. 이토록 아는 것이 많을 테니! 그러나 정작 머릿속만 뜨겁지, 변하는 것은 많지 않다. 그들의 지식은 인터넷에서 따온 것이며,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는 윤리나 사상과 상관없이 인터넷 댓글에 의해 정해진다. 거짓 정보에 선동되고, 선동 기사에 선동되어 또 다른 선동을 하고 다닌다. (무식이 죄라는 말이다) 그런 행위들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과연, ‘저는 유 튜브 선생님을 만나 새롭게 변했습니다.’라는 사람이 나올 것인가?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그런 요령이나, 최첨단 인간이 되는 조언은 아쉽게도 전혀 없다. 자기를 먹물이라고 부르며(글 쓰고, 글 읽고, 글에서 답을 찾는) 사람을 만나고, 뛰고, 싸웠으며, 항쟁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것을 연대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삶은 그렇게 만들고, 그래서 변화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어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과연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는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이 책은 당신에게 코칭해주는 책이 아니다. 이렇게 살고, 저렇게 살면 괜찮을 것이라는 에세이도 아니고, 잘 살게 해주는 재테크 책도 아니다. 나 역시 이 책을 보고서 머리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뜨거운 것이 있다. 나에게 스스로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 것이다. 유시민 작가를 본받자는 것도 아니고, 방법이나 이상론을 배운 것도 아니다. 단지 나에게 스스로 의문을 던지게 된 것이 가장 뜨거웠다. 물론 답이 나오는 질문은 아니다. 질문 자체를 던진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세상 사람들이 이 책 한 권으로 어떤 내용이 중요하다고, 무엇을 깨닫겠는가? 스스로 깨달아야지!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의 절반에서 중요한 것은 정해진 지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만들고, 질문을 던지는 것! 그래, 그것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살아온 인생의 절반에서 이 50대의 아저씨는 좋은 말 상대가 되었다. 그리고 당연하듯 정답은 내가 찾아내는 것이지, 남의 입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이 부끄럽다. 남은 절반의 인생에서 정답을 찾아낸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정답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좋은 말 상대를 해줄 수 있는 노인으로 늙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다.


글 / 기술연구소 제품개발센터 오재범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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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며


“태, 정, 태, 세, 문, 단, 세, 예, 성, 연, 중, 인, 명, 선….” 중학교 국사시험 괄호 안의 왕을 찾기 위해 외우고 또 외웠던 조선의 왕들. 이것이 나와 조선왕조실록의 첫만남이었다. 첫만남의 설렘은 오답 시험지의 빗줄기처럼 훅 하고 나를 스쳐갔지만, 우연히 시청하게 된 드라마 <용의 눈물>을 보면서 조선왕조실록과의 운명적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가 조선왕조실록을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성계도 아니요, 이방원도 아니요, 그렇다고 세종도 아니요, 바로 태종 이방원의 큰아들 양녕대군이었다. 아버지가 피바람을 일으켜 얻은 자리여서 그런지 아님 본인 성격이 자유분방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세자 자리를 마다하고 온갖 기행으로 아버지의 눈 밖에 나고자 하였으니, 어린 내 눈엔 그런 반항아적인 모습들이 한없이 멋져 보였다. 아니 다른 자리도 아니고 왕의 자리를. 불륜부터 방랑생활을 하며 온갖 비행을 저지르고 다녔으니, 양녕대군이 진정한 조선의 카사노바 아니겠는가. 하지만 양녕대군의 일탈로 죄 없는 사람들이 고초를 겪거나 죽임을 당했으니 자유와 행동에는 책임과 결과가 따라야 하는데 지배계층에 있다고 하여 다 용서되는 일들은 찝찝한 뒷맛을 남겼다.


양녕대군과의 인연으로 읽게 된 박영규의 「조선왕조실록」을 당시 300원짜리 동네 독서실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세 번이나 읽었는데,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었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조선왕조실록」을 읽고나서 「삼국유사」, 「삼국사기」, 「고려왕조실록」까지 섭렵했으니, 당시 국사시간과 CA역사모임에서는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갔었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갈 때쯤, 조선왕조실록은 한 예능프로의 설민석이란 강사를 통해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추억속에 고이 묻어 두었던 나의 옛사랑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 만남을 약속하고 다시 만난 그날, 박영규의 「조선왕조실록」이 풋풋하고 조금은 내숭쟁이면서 무뚜뚝했다면 넌지시 바라본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세련되고 지적이며 유머에 센스까지. 책 두께로 보아 살은 좀 찐 것 같지만 어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선왕조실록은 총 2,077책으로 조선 27대 왕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기록물이다. 그 양이 방대하여 하루 100쪽씩 4년 3개월을 읽어야 하고 차례로 쌓으면 아파트 12층 높이라니,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이 책을 부담스럽고 버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요약하고 줄였어도 그 많은 왕들의 이야기를 언제 다 읽고 배우냐고. 난 요즘 영화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싶다. 초중반엔 작품성을 갖춘 천만 관객 이상의 영화들이 주를 이루고(중간 광고로 나오는 왕들, 엑스트라로 나오는 왕 포함) 점점 갈수록 독립영화, 단편영화, 마지막에는 ‘뭐 이런 영화도 있었어?’ 할 만큼 다양한 왕들이 등장한다. 모든 것을 다 보려 하지 말고 취향에 맞게 선택하여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택과 판단은 언제나 우리 독자의 몫이니.


사대부의 부패와 무능이 지속되던 고려말 난세에는 언제나 영웅이 탄생하니 바로 그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다. 하지만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기틀을 만들었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둘째 부인인 신덕왕후의 치마폭에 싸여 결국 1, 2차 세자의 난이 발생한 걸 보면 전쟁 능력치는 최고일 수 있으나 사람을 보는 혜안과 상황판단 능력은 영 떨어지는 것 같다. 오히려 조선건국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이며 태조의 정신적 멘토인 정도전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하지만 그 또한 이방원의 칼끝을 피하지 못했으니, 태조를 어찌 원망하지 않을 수 있으랴. 2대 왕 정종 이방원의 들러리 역할을 하다 2년만에 이방원에게 임금자리를 내주고 상왕으로 추대되어 정사에는 일절 관여 안하고 격구, 사냥, 온천 등을 즐기며 목숨을 부지하였다는데, 북한의 김정철이 생각났다. 높은 자리라고 다 편안하고 좋겠는가, 마음이 편한게 제일이지.

3대 왕 카리스마 태종 이방원. 혈육의 피를 통해 왕위를 찬탈한 이방원은 의정부를 폐지하고 호패법을 실시하면서 왕권강화 및 중앙 집권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얼마나 외롭고 또 외로웠을까 아무도 믿지 못하는 자신을. 왕이 되고자 온갖 피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지만 자발적으로 왕위를 물려준 유일한 왕이라 하니 그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조선 최고의 왕. 여론조사시 우리 역사를 통틀어 1, 2등을 다투는 군주 중의 군주. 한글 창제부터 천문학, 의학, 화포기술, 음악, 인쇄술, 신분 차별 없는 인재등용 등, 온갖 좋은 미사여구를 다 붙여도 모자란 왕. 난 반대로 그를 비틀어서 보려 한다. 얼마전 마더 테레사를 비판한 책 「자비를 팔다」를 보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세종도 과연 유능하고 어질며 백성을 사랑하기만 왕이었을까를 생각해본다. 사실 세종시기에는 백성이 살기 좋은 시대는 아니었다고 한다. 나라 밖 정세도 불안했으며 부랑자들이 고을마다 넘쳐나고 탐관오리들이 설쳐댔으니, 오히려 사대부들이 살기 좋은 시대였다고 한다. 진짜 태평성대는 경국대전을 편찬한 성종시대 때부터 였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 그게 왕 하나만의 문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 했던가. 5대 왕 문종은 문무를 겸비했으며 27대 왕 중 가장 미남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배워왔던 측우기도 사실 장영실의 작품이 아니고 문종의 작품이었다니. 허나 아버지의 그늘이 너무 컸던 나머지 세자 생활만 30년을 했고 왕위에 오른 지 2년만에 세상을 떠나 버렸다. 거기에 여복도 없었고 둘째 부인의 동성애 스캔들까지. 아버지인 세종이 22명의 자녀 중 중전인 소헌황후와의 자식이 8남 2녀나 되었다는데 그런 면까지 닮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7대 왕 세조. 그 또한 2대 왕 태종처럼 왕권강화를 위해 호패법을 다시 실시하였다. 국가재정을 확충하고 군사력을 강화하였으며 동국통감을 편찬 및 경국대전의 찬술을 시작하였다. 피바람을 일으켜 왕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본인 자신도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조에게는 한명회가 있었다. 계유정난의 시나리오 및 연출을 담당했으며 신하들을 24시 감시 체제 하에 두고 단종 복위를 노린 사육신을 제거하여 공을 세우고 데스노트를 작성하여 반기를 드는 자들을 모조리 참수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하늘의 벌을 받는 법. 한명회도 자신이 지은 정자인 압구정에서의 일로 모든 관직을 박탈당하고 연산군 때 부관참시 당하며 쓸쓸한 말년을 맞이한다.

9대 왕 성종은 조선의 완성된 법전이자 나라 모든 일의 기준이 되는 경국대전을 완성하였다. 또한 홍문관을 세워 인재를 양성하고 왕과 신하들이 연구하고 경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당시 많은 벼슬아치들이 홍문관을 거쳤다 하니, 예나 지금이나 학벌은 무시 못하는 것 같다.


10대 왕 연산군은 조선의 폭군이요,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설상가상으로 미녀와 기생에 빠져 일등 기녀인 흥청을 선발하기도 하였다. 그중 최고가 장녹수라는 여인인데 연산군을 어린애 다루듯 하였다 하니, 그 기세가 하늘을 찔렀으리라. 결국 조선 최초의 반정인 중종 반정으로 폐위된다.

11대 왕 중종은 반정으로 왕이 되어 약해진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조광조를 등용하여 정치개혁에 착수한다. 허나 신념이 강하고 급진적이었던 그는 중종에게 경연을 강요하였다. 당시 경연은 아침, 점심, 저녁 2시간씩 이루어졌다 한다. 기묘사화를 일으킨 중종은 조광조의 공부에 대한 잔소리가 어지간히 싫었나 보다.


13대 왕 선조는 27대 왕 중 가장 무능한 왕이라는 칭호가 따라다닌다. 붕당정치로 인해 일본 통신사로 파견된 동인과 서인은 딴소리로 일관하고 결국 잘못된 선택으로 16세기 동아시아 최대 전쟁인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15대 왕 두 얼굴의 남자 광해군은 임진왜란의 피해를 극복하고 나라를 안정시켰으나 결국 친형과 이복동생을 죽인 폐륜아로 불린다. 하지만 대동법의 실시로 백성들 조세를 80%나 줄었다 하니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19대 왕 숙종은 광해군때 시작된 대동법을 전국에 시행하고 상평통보라는 화폐를 만들어 농경 중심의 사회에서 상공업중심으로 옮겨가는 기틀을 마련한다. 숙종이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통해 각 붕당에 권력을 분할함으로써 당파 싸움을 없애고 왕권강화까지 일석이조를 얻는 스페셜 리스트였다 하니 그의 능력에 소름이 돋는다.

21대 왕 영조는 조선 최초의 천민 출신의 왕이었다. 허나 자신의 콤플렉스에 낙담하거나 삐뚤어지지 않고 오직 백성만을 생각했으며 탕평책과 균역법 등을 실시하여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하였다. 영조가 41살에 얻은 귀한 아들 사도세자 이선. 어려서부터 천재란 소리를 들으며 자란 이선은 15세가 되면서 아버지 영조와 멀어진다. 모범생 아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운동을 한다고 하니 자신의 꿈을 이루어 줄 아들에게 얼마나 잔소리를 했겠는가. 결국에는 막장 드라마까지 가는 안타까운 일련의 역사적 사건을 보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다. 나도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믿어주며 아이가 하고 싶고 찾고 싶은 것에 대해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통해 언급하지 않은 다른 왕들도 업적이 있고 사연이 있겠으나 내가 보기엔 색깔도 분명하지 않고 존재감마저 미비하여 따로 기록하지 않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란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역사가 고3 수능시험 끝자락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이정표가 되어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고 느끼해준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글 / K4 제조1팀 한주경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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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코코리아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작

「그릿(GRIT)」을 읽으며


평소 출근할 때 통근버스에서 TED 강의를 즐겨 시청하고는 합니다. 하루는 안젤라 더크워스 편을 공감하면서 보게 됐는데, 바로 「Grit」의 저자였습니다. 책의 제목이자 저자가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는 ‘Grit’은 무슨 말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불굴의 의지, 끈기, 투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만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Grit을, 저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힘, 역경과 실패 앞에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는 마음의 지구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고액 연봉을 받는 경영 컨설턴트였다고 합니다. 교사가 자신의 천직임을 깨닫고 박봉의 공립 중학교 1학년 수학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게 됩니다. 그곳엔 IQ는 높은데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학생들이 있는 반면에, 되려 IQ가 낮음에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있는 것을 보고 저자는 IQ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러다 수학 점수가 형편없었던 한 학생이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훗날 로켓을 만드는 세계적인 공학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분야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빠르고 쉽게 배우는 높은 지능 혹은 재능보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갖춘 끈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교직을 그만두고 심리학을 배우기 위해 대학원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Grit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게 됩니다.


연구 사례를 소개하자면, 혹독하기로 소문이 난 웨스트포인트의 미 육군사관학교 기초 체력 군사훈련 ‘비스트’에서 Grit은 SAT 점수, Leadership, 체격 조건 등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더 정확하게 탈락할 인원과 통과할 인원을 알려주는 대단히 신뢰할 만한 예측 변인으로 밝혀집니다. 또, 거절당하는 것이 일상다반사인 영업직 회사원 중에서도 누가 오래 다닐지, 누가 성과를 향상할지를 예측해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낱말 맞히기 대회에서 누가 좋은 성적을 거둘지, 문제아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학교에 배정된 초임 교사 중에 누가 포기하지 않고 교직에 남아 있을지, 누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의 학습성과를 끌어낼 것인가도 역시 Grit으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일반적인 경험에서부터 세계적인 위인들의 이야기, 더 나아가 사회적인 시스템에서도 Grit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시대 흐름을 타고 요즘 서점에 넘쳐나는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저자의 오랜 연구와 준비가 느껴졌습니다. 총 3부로 나뉜 책의 구성 중 1부에서는 Grit이 무엇이며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했다면, 2부에서는 Girt을 스스로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Grit은 타고 나거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저자는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을 통해 Grit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열정, 두 번째는 의식적인 연습, 세 번째는 이타심, 네 번째는 희망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열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열정과는 조금 다른데, 저자는 내가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을 열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은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전문가가 “주변에 사람들에게 알리세요.”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의식적인 연습’은 관심사를 남다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질적인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유명한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도 집중, 피드백, 수정하기라는 비슷한 개념이 나옵니다. 매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고 이 방식으로 노력을 하다가 정체되고 틀리면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벽을 깨고 넘으면서 발전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세 번째, ‘이타심’을 저자는 Grit의 기초가 되는 동기라고 이야기하는데, 무슨 말인가 하면 만약 나의 목표가 나만의 부나 성취, 성공만을 위한 것이라면 목표가 충족되는 순간에 노력이 사라지고 열정을 잃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저는 그릇이 작은 탓인지 이 부분은 잘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 ‘희망’은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의식적인 연습 과정 중 아무리 노력해도 벽을 넘어설 수 없다면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시련과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의식적인 연습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희망은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저는 해석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부모나 교사들에게 아이의 Grit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무력감이 학습되는 것처럼 낙관적인 사고도 학습될 수 있다는 마틴 셀리그만의 유명한 연구를 제시하면서 Grit 역시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Grit을 길러주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성장 마인드 셋(Growth Mind Set)’입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캐롤드웩 박사가 발견하고 정립한 이 이론은 지능에 대한 믿음은 사람마다 생각이 달라 지능은 눈동자 색깔과 같이 타고 나는 것이라 불변이라고 믿는 사람, 지능은 근육과도 같아서 키워 나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前 자가 고정마인드이고 後 자가 성장 마인드입니다.


학교로 예를 들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성장 마인드 셋을 가지고 지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을수록 성적이 우수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자신이 더 똑똑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풀이에 임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고정 마인드인 학생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창피해하고 질문을 하지 않으며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두려워하고 소극적으로 된다고 하니 당연히 성장 마인드인 학생들의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성장 마인드 셋은 실패를 해도 그것이 끝이 아니고 그로 인해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때문에 Grit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관념은 한번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성장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천재를 노력하지 않고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누구도 천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천재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정의했을 때 노력할 마음만 있다면 모두가 천재다.”


번역본으로 된 책이라서 그런지 저자가 메시지가 정확히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구간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평소 가지고 있던 고민에 다시 한번 진리의 채찍질을 가해준 것 같아서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고, 아이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이 읽어 보시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 / K4 제조1팀 박상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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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코코리아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그릿(GRIT)」을 읽으며


마흔을 앞두고 자신을 스스로 돌아봤다. 전문가가 되어 빛나는 삶을 살 것이라는 바람과 다르게 워킹맘이 된 나는 주어진 일을 쳐내는 데 급급하다. 눈 뜨면 회사로 달려가고, 퇴근 시간이 되면 집으로 달려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으르지 않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보면 “제가 아는 사람 중에 마흔을 훌쩍 넘기고도 어느 한 가지에 제대로 전념하지 못하는 이가 아주 많은데요. 그걸 보면 신기해요.”라는 내용이 나온다. 주어진 일을 받아들이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는 있으나 늘 공허하고 목마르다는 것은 온 힘을 다해 전념할 무엇인가를 찾지 못한 신기한 사람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신기한 나의 일상에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 공지문이 날아왔다. 막연히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대상도서 중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었다. 그래서 네티즌 평점(7.9점_약8점), 책 맨 앞부분에 적혀있는 ‘이 책에 쏟아진 찬사!’ 그리고 ‘서문’을 읽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한번 집어 들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추천사를 바로 경험하지는 못했다. 인터뷰, 설문조사, 본인의 실험, 타 심리학자들의 이론, 사례 그리고 해당 내용을 검증하는 것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동기부여서라기보다 논문 같았다.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믿기만 하면 기적처럼 현실이 된다’는 시크릿(저자 : 론다 번), ‘여성이여, 뒤로 물러서지 말고 손들고 나서라’라는 린인(저자: 셰릴 샌드버그), ‘1만 시간을 투자하여 특출함을 얻으라’는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와 같이 강력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단번에 제시하는 서적이 아니었다. 저자인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정의, 방법론 등을 제시하지만, ‘아직도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 중이다’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했고, 그러다 보니 ‘절대적 법칙’으로 수용되는 게 아니라 ‘설득력 있는 가설’로 인식되어 읽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계시처럼 ‘어떻게 하라, 그러면 이룰 것이다’ 방식이 아니라 작가와 함께 천천히 사례를 수집하고, 학습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구조라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그럼 어쩌라는 것인가, 결론이 뭔데’라는 재촉증이 가득 찼는데, 삼 분의 일을 넘기고 나니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교훈이 전달되었고, 다른 사람들의 방법론을 배우며 흥미와 감동을 두고 독서를 마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그릿이란 무엇인가, 포기하지 않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이다. 즉 그릿의 정의로 시작해서, 자신의 그릿은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그릿은 어떻게 발전시켜줄 수 있는지 점차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보통은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주를 차지하는데, 이 책은 세 부분을 유사한 분량으로 구성한 만큼 동질의 비중을 두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 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그릿이란 무엇인가? 그릿은 사전적으로 투지, 끈기, 불굴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며,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한 끈기다. 재능보다는 노력이 더 중요하며 나이가 들수록 그릿도 성장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재능 있는 선수는 흔하지만 그 재능을 계발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위대한 선수를 결정짓는 최종 척도’라는 내용이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해당 문구는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에 명시되어 있지만 그릿에 대해 가장 잘 표현했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 인용한다.)


두 번째, 포기하지 않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내 안에서 그릿을 기르는 법)? 책에 흥미를 불어 넣어줘 독서를 지속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준 부분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큰 교훈을 받은 부분이다. 나는 집중하고 열정을 불태우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지면 정신없이 빠져든다. 하지만 그 일이 끝나면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고 발전을 위한 새로운 대상을 찾고 싶어진다. 종종 동료들과 발전, 관심에 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깊이 빠져들 대상/업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모범답안이 제시되어 있어 함께 공유한다.


슈워츠는 젊은이들이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직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발전시켜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직업을 좋아하는 마음이 갑자기 생길 거라는 신화도 비슷한 종류의 문제라고 말한다. “한동안 일해보고 상당히 깊이 관여해봐야 미묘한 사항들을 알게 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많은 일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재미없고 하찮아 보입니다. 그 일을 꾸준히 해봐야만 합니다.”


그릿의 발전의 첫 시작은 다양한 일을 꾸준히 해보는 것이고, 그 다음 스텝은 더 잘하기 위한 의식적인 연습이다. 그리고 최종 단계는 끊임없이 자신이 하는 일이 타인이나 전체 사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세 번째,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아이들의 그릿을 키워주는 법)는 부모나 리더가 다른 사람의 그릿을 성장시키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자녀가 완성을 경험하게 하라는 내용과 함께 가난한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그릿 교육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태어나는데, 문제는 열심히 노력하고 투지를 발휘하도록 충분한 자극을 받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가족 외의 다른 사회구성원에 대한 관심 촉구 및 참여 의지 독려를 부여하는 부분이라 이 책이 사회적 가치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관점을 전환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은 강력한 그릿 문화의 힘(훌륭한 팀)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는 집단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독재정권, 군사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집단 문화에 대해 전체주의의 위험성, 집단의 폭력성이라는 위험요소를 먼저 떠올리게 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의 일반적인 조직 생활은 괜찮지만, 좀 더 폐쇄적인 조직생활(자녀를 훈련팀에 넣거나, 기숙 학교에 보낸 것)은 생각해볼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릿의 이상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 훌륭한 팀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연습을 하러 가는 곳에 들어오면 자신도 그렇게 하게 됩니다. 별일 아닌 것 같고 습관이 되죠.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으면 나도 그들을 따라 하게 돼요.’라는 내용을 보고 집단 문화에 대한 긍정 쪽으로 사고가 많이 확장되었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천재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면 아버지도 천재고, 나도 코츠도 천재다. 그리고 여러분도 부단히 노력할 마음만 있다면 천재다.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매일매일이 행복합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해서 기쁩니다.”를 보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가슴 뛰는 삶을 살게 해줄 천직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돌이켜보면, 새로운 일을 배우며 재미있었고,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며 활기를 느꼈으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열의에 불탔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어쩌면 미지의 새 천직 찾기보다 현직의 천직화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매일매일이 빛나지 않더라도 주어진 일을 끊임없이 해내고 더 발전시키면서, 그때그때 즐거움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생업이 천직이 되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독후감 작성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책과 관련하여 느낀 점과 가치관의 변화 등을 정리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지금 이 독후감 작성 자체가 ‘나의 그릿에 대한 평가’ 이기도 하다. ‘사내 독후감 경진대회’는 공고 2주 만에 독후감을 제출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나는 이 책 이전에 다른 책을 조금 읽다 말았기 때문에, 이 책을 손에 쥐고 남은 시간은 고작 일주일이었다. 일주일 안에 내가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완성하느냐 마느냐가 처음에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다 읽으면 내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시작했고, 퇴근 후 시간의 활용도 녹록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과업 완수 변인의 예측력이 기술되어 있었다. 완성을 경험한다는 것은 다음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고 그것을 완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되는대로 하다가 말자고 생각했었는데, 과업 완수 변인의 예측력이라는 문구 때문에 어떻게든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생겨 잠을 희생해 책을 읽었다. 책은 다 읽었지만 최종적으로 독후감 작성은 포기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이후로 독후감을 작성해보지도 않았고, 밤새 작성해야 할 리포트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업 완수의 습관화를 위해 끝까지 참고 작성했다. 이 독후감 작성이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교훈을 직접 대입해 수행한 첫 산출물이다. 오늘의 작은 끈기가 앞으로의 나에게 큰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며, 내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독후감 경진대회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 물류팀 서정수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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