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소세지1 [에피소드] 옛날 소시지 고시원에서 잠깐잠깐 일을 봐줄 때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불현듯 옛날 생각들을 소환해주기 때문이다. 쌀을 안치기 위해 밥물을 맞추고 있는데 누군가가 쓱 하고 들어왔다. 맨 끝 방 남자였다. 오십 대 후반의 남자로, 점심을 위해 주방으로 들어오는 듯 보였다. 재빨리 밥솥을 들어 올려 전기밭솥 옆으로 가져갔다. 그가 요리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공용 냉장고 문을 열고 무언가를 꺼내어 들었다. 순간, 나는 멈칫했다. 20여 년에 보는 물건 때문이었다. 바로 ‘옛날 소시지’였다. 어디서는 ‘분홍 소시지’라 부르기도 하는 그것이었다. 밥반찬으로는 최고의 음식이었던 그 소시지를 정말 오랜만에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감개무량할 정도였다. 무척 기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역시 덩달아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 2021. 10.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