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서리의 추억1 [에피소드] 보릿고개와 밀 서리 “보릿고개 밑에서 / 아이가 울고 있다 / 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 /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 / 할아버지가 울고 있다 / 아버지의 눈물 / 외할머니의 흐느낌 / 어머니가 울고 있다 / 내가 울고 있다.” - 황금찬의 시 중에서 가족 모두가 울고 있다.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배가 고픈 아이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하늘이 ‘한 알의 보리 알’로 보인다고 했다. 배고픈 아이가 넘어야 할 고개는 에베레스트산만큼 높아 보인다. 보릿고개는 가난했던 시절, 우리가 넘었던 눈물겨운 삶의 고개다. 보리가 누릇누릇 익어 가는 5월에서 6월쯤이면 대부분의 농가는 쌀독이 비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보릿고개를 춘궁기라고 했다. 그 고비를 잘 넘겨야 한 해를 그럭저럭 살 수 있었다. 쌀독이 비니, 봄나물.. 2019. 6.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