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산이란1 [에피소드] 내게 山이란? 제법 날씨가 추워지면서 패딩점퍼에 귀까지 덮는 털모자를 쓰고는 아직도 필요한 게 있을 것 같아 거실을 두리번거린다. 휴대전화는 거추장스러워서 제쳐 두고 만보계도 챙기고 자그마한 라디오는 필수다.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은 건강을 위하여 산을 오르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시간을 보낼 목적을 겸해서 산을 찾는다. 같은 연배, 같은 처지인 사람을 만나길 원하지만, 대다수가 눈길 한번을 안 주며 고독을 즐기고, 아주머니들만 짝을 지어 수다 떨며 살 빼기 한다고 야단이다. 메뚜기도 6월이 한철이라고, 삼사십 대 때는 출근 전에 뛰면서 이 산등성이를 오르내렸는데, 이제는 숨차면 쉬고, 약수터에서 물 한 컵 들이켜고, 같은 처지 만나면 못난 세상 비판하고, 1만 보를 채우기 위해서는 능선을 돌고 또 돈다. 산이란 참으로.. 2019. 2.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