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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일상다반사

[에피소드] 마카롱

by 앰코인스토리.. 2026. 10. 16.

사진출처 : AI 생성 이미지

9시가 갓 넘은 시간 휴대전화를 하나 들고 가게문을 밀고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커피 전문점에는 점원만이 홀로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행이었다. “이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 봐주시겠어요?” 점원은 다가와 바코드를 찍었다. 조금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모바일 쿠폰이 생기면 기분은 좋지만, 사용하려는 그 순간은 늘 긴장이 된다. “네! 사용가능하세요.” 친절한 점원의 말에 경직되었던 근육이 이완되는 느낌이 들었다. 10,000원 정도의 쿠폰이었고 마카롱 3개와 딸기주스가 세트였다. “이대로 드릴까요?”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보통 커피 전문점 모바일 쿠폰이 들어오면 샌드위치와 커피로 바꿔 가곤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마카롱은 어떤 것으로 드릴까요?” 점원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였다. 마카롱을 먹어 보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종류는 알지 못했다. “이미지 사진대로 주세요.” 마카롱을 처음 보는 나로서는 최대한 여러 가지를 맛보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초코, 딸기, 유니온으로 드릴게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점원이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사이, 매장 안으로 발을 옮겼다. 입구는 다소 좁아 보였지만 매장 안은 7~8개가량 탁자가 놓일 정도로 넓었다. 가끔 커피 전문점 앞을 지나치곤 했지만 이 안에 넓디넓은 공간이 숨겨져 있을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매장 안을 한번 쓱 훑어보고 방향을 바꾸려는 순간,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매장 앞에 있는 키오스크에 섰다. 빠른 손놀림으로 키오스크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주문하신 세트 메뉴 나왔습니다." 점원이 외쳤다. 나는 발빠르게 계산대 앞에 섰다. 봉투를 들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긴장과 초조, 그리고 걱정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었다. 아직도 키오스크와 대면할 때는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선다. 쉽다고는 하지만 버튼 하나하나 누르고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게 왠지 낯설다.

 

집으로 와서 주스와 마카롱을 꺼냈다. 마카롱은 눈에 잘 띄는 색으로 옷을 입어서 다소 어색하기까지 했다. 아는 지인이 마카롱 얘기를 참 많이 해서, 과연 어떤 것인지 사먹어 봐야겠다고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아 많이 미뤄 왔던 터였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서인지 다소 딱딱한 식감이 강했다. 초코 마카롱부터 한 입 베어 보았는데, 많이 달아서 못 먹겠다 정도는 아니었다.

 

마카롱은 서양 디저트라 했고 후식으로 먹다 보니 크기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어른 손바닥 정도의 크기였다. 커다란 기대가 담기는 않았기에 실망이나 후회는 없었다. 샌드쿠키를 먹는 정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 번에 3개를 다 먹기는 부담스러워서 하나는 냉장고에 넣었다. 한 번 정도는 블랙커피와 먹어야 어울릴 듯 싶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은 참 어렵다. 맛과 식감, 그리고 냄새, 감촉이 어느 정도 맞아야 기분도 좋고 먹는 보람이 생기기 때문에, 이처럼 생소한 음식을 입에 그냥 털어내기에는 어렵다. 큰 용기를 내서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 봤다는 데에 큰 만족감을 느낀 하루였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