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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감상실] 공부할 때 듣는 클래식 음악

by 앰코인스토리.. 2024. 10. 18.

선선한 바람이 불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입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 하지요. 그리고 입시와 취업 준비를 위한 마지막 질주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가을은 사계절 중 공부하기 제일 좋은 날씨인 것 같습니다. 시원한 바람, 높은 하늘, 풍성한 먹거리가 지식과 미래를 위한 학식을 채우게 합니다. ‘공부(工夫)’라는 단어는 불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불도를 열심으로 닦는다’는 의미이지요. 국어사전에서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이라 정의합니다. 공부의 중국어 발음이 ‘쿵푸(gōngfu)’인데 ‘열심히 훈련하고 정진한다’는 뜻과 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흐의 오보에 협주곡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매력적인 곡입니다. 오보에(Oboe)는 제작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연주도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 악기입니다. 공부의 뜻이 잘 반영된 악기라 할 수 있습니다.

바흐 오보에 협주곡 2악장 J. S Bach Oboe Concerto in G Minor, BWV 1056R: II. Largo

영상출처 : https://youtu.be/8UaVgW2AoGM

 

공부를 하는 목적은 출세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 아닙니다. 권력과 재산을 소유하기 위해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배우고 익힘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가기 때문에 공부하면 힘들고 지겹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되는 것입니다.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아야만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데 젊음을 소비하는 것이 공부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본래 공부는 정답을 골라내는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부의 의미와는 다르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것은 한 두 해 전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Beethoven: Piano sonata No.8 II. Adagio Cantabile

영상출처 : https://youtu.be/STlNBiSWNhg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자격은 갖추어야 합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공부(공교육)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즉, 사회에서 요구하는 행동 지침들을 잘 지키고 이행을 잘하는가에 따라 사람의 지위와 품격이 결정됩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판단이 절대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수단은 아닙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을 잘 이행할 때 비로소 훌륭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돈을 많은 부자나 높은 지위에 올라선 사람을 훌륭한 사람이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많은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공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에 언급한 것 같이, 사회 구성원으로의 자격을 위한 공부는 필수적이고 구성원으로 할당된 분야에서 사용되어야 할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공부도 있으며, 인간관계를 원만히 이루어 맡은 바 일을 처리해 나가는 데 필요한 인생 공부도 있습니다.

 

인간은 출생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 끊임없는 공부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연속적이고 필수불가결한 공부를 잘 하려면 뇌에서 알파(𝛂)파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알파파는 공부에 집중하거나 뇌가 활발한 활동이 진행될 때 발생되며, 특히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활발해진다고 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할 때 집중이 되는 이유라고 하지요. 아마도 클래식 음악에 사용되는 악기들이 자연 친화적인 것들로 만들어졌고 인간의 감정을 대변하거나 자연을 동기화하여 만든 규칙성 있는 선율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이든 현악 4중주 No.53 Op.64 “종달새” F.J Haydn String Quartet No.53 in D Major Op.64 “The Lark”

영상출처 : https://youtu.be/ZJzfRQx47w8

 

“음악은 내가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마다 버틸 수 있게 해주었다.”라고 아인슈타인이 고백한 것 같이,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과 심리적 안정감을 동시에 만들어 줍니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공부를 잘하려면 규칙적인 박자를 통해 뇌가 정보를 입력받고 이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휴지기를 만들어주는 바로크 음악을 들으면 학습에 집중력과 기억력이 상승한다고 합니다.

파헬벨 캐논 D장조 John Pachelbel Canon in D Major

영상출처 : https://youtu.be/1elGqARTb1Q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모짜르트 효과(The Mozart Effect)가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여 모짜르트 음악을 아이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던 실험에서 모짜르트의 음악이 사용된 데서 기인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음악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뇌파를 활성화하여 더 나은 성과를 이루게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숭어” 4악장 Schubert Piano Quintet D.667 “The Trout” 4th Mov.

영상출처 : https://youtu.be/HC_LJHAA6LQ

 

가을은 생리적으로도 공부를 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의학계에 따르면 계절의 변화에 따라 호르몬의 분비가 달라지는데,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에는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어 사색과 고독의 기분이 많이 증가된다고 합니다. 즉,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무엇인가를 머리 속에 채우는 것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올해 가을이 무척이나 짧을 것이라는 느낌은 여름이 많이 길었던 탓이겠지요. 살아온 동안 만난 그 어느 가을보다 짧을 것 같은 이 좋은 계절을 정답 한 개를 더 맞추는데 쓰기보다는 높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맞는 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이 불현듯 다가와 지난 가을을 아쉬워하지 않도록 늦지 않게 가을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Mendelssohn Violin Concerto in E Minor 1st Mov.

영상출처 : https://youtu.be/PC6cPairOTA

 

※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