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중드는 중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황제의 딸(还珠格格 huánzhūgége)》이다. 건륭황제는 젊은 시절에 제남의 한 여인과 짧은 사랑을 나누고 북경으로 돌아가고, 그 여인은 즈웨이(백일홍, 紫薇 zǐwēi, 린신루 분)를 낳아 기른다. 어머니를 여의고 떠돌아다니던 황제의 딸 즈웨이는 샤오얜즈(제비, 小燕子 xiǎoyànzi 자오웨이 분, 원래는 공주가 아님)와 우연한 기회에 의자매를 맺게 되고, 샤오얜즈는 즈웨이를 돕기로 한다. 황제가 사냥을 나간다는 소식에 몸이 약한 진짜 공주 즈웨이 대신 어설픈 무공 실력을 갖춘 샤오얜즈가 절벽을 넘어 사냥터로 가게 되고, 샤오얜즈를 진짜 공주로 착각한 황제는 샤오얜즈를 환주공주로 책봉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출연진은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인기 배우 자오웨이(赵薇, Zhàowēi)와 중드 《지하철》로 우리 사우들에게도 알려진 린신루(林心如, línxīnrú)다. 대만소설가 치옹야오(琼瑶, qióngyáo,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발음인 ‘경요’로 유명하다)의 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코믹한 요소가 많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건륭제의 다섯 번째 왕자인 용치는 샤오얜즈의 천진난만함에 끌리게 된다. 용치는 샤오얜즈의 오빠인 샤오찌앤(箫剑 xiāojiàn)과의 싸움 중에 난입한 샤오얜즈가 넘어져 샤오찌앤에게 안긴 것을 보고 더 흥분하고, 용치는 샤오얜즈에게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진짜 결투를 벌이자고 말한다. 결국, 샤오찌앤은 샤오얜즈와 용치에게 둘이 남매였음을 밝히는 장면이다.
사랑에 빠진 남녀를 자극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5왕자 용치와 샤오얜즈를 방해하는 건 바로 샤오얜즈의 친오빠인 샤오찌앤! 용치는 샤오찌앤을 연적으로 착각하여 결투를 신청한다. 남자라면 무릇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목숨까지도 바쳐야 하는 법(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뭇 여성이 꿈꾸는 왕자님(이지만 5번째 왕자라 희소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심지어 이 드라마에서는 12왕자도 나온다)이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데, 감동하지 않는 여인이 있을까! 우리에겐 목숨을 걸고 싸워줄 왕자나 공주가 없기에, 보다 가열차게 공부해야 하겠다. 그럼 눈물을 닦고, 팔방미인 要(yào)를 사용한 표현을 알아보겠다.
你要伤了永琪, 我跟你拼命。
Nǐ yào shángle yǒngqí, wǒ gēn nǐ pīnmìng。
용치를 다치게 하기라도 하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중국어에서 要는 동사/조동사로 쓰이는데, 동사로 쓰일 때는 아래 표현과 같이 ‘필요하다, 바라다, 원하다’ 혹은 ‘요구하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我要新车。Wǒ yào xīnchē。새 차가 필요해
我要你的爱。Wǒ yào nǐde ài 。당신의 사랑을 원해요.
하지만 조동사로 쓰였을 경우에는 ‘~할 것이다’, ‘~하려고 한다’, ‘해야 한다’라는 주관적인 의지의 뜻이 있으며, 조동사인 要는 동사를 꼭 대동해야 한다. 사실 要는 동사보다 조동사의 역할이 더 중요한데, 会(huì), 能(néng), 可以(kěyǐ), 应该(yīnggāi), 愿意(yuànyì) 등과 함께 맹활약하고 있으니 눈여겨 봐둘 것을 권한다.
我要点菜。Wǒ yào diǎncài。주문할게요.
我要出去玩儿。Wǒ yào chūqù wán er。나가서 놀고 싶어.
참고로, 굉장히 많이 쓰이는 표현인 不要(búyào)는 ‘~하지 않겠다’, ‘싫다’라는 뜻도 있지만 ‘하지 마라’라는 명령의 뜻으로도 사용된다. 不要吃(búyàochī, 먹지 마!), 不要走(búyàozǒu, 가지마!)처럼 이렇게 명령의 의미로 사용되었을 때는 别(bié)랑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别吃(biéchī, 먹지마!), 别走(biézǒu, 가지마!) 이 문장은 들을 때마다 슬프다.
그동안은 대만 청춘 드라마를 주로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중국에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무려 5년간 3부작으로 방영된 중국 본토(흔히 대륙이라고 부른다) 드라마를 소개해 보았다. 물론 재미있는 중드들의 원작은 대만소설이라는 것이 함정.
사실 중국 본토 드라마는 무협물, 사극 위주여서 필자도 그리 즐겨보지는 않는다. 말투도 좀 다르고 하지만 《황제의 딸》은 《판관 포청천》과 함께 국내에서 꽤 인기를 얻은 드라마이므로 중국 문화의 이해를 위해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국 본토 드라마의 선전을 기대하면 이달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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