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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여행을 떠나요

[가족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아시시

by 앰코인스토리.. 2023. 2. 28.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아시시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이탈리아는 관광지만큼이나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 이름만으로도 와인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바롤로(Barol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수퍼 투스칸(Super toscana),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와인의 고향이 바로 이탈리아다.

 

바롤로(Barol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는 모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의 와인이고 수퍼투스칸(Super toscana) 와인의 주요 생산지는 볼게리 지역인데, 이 세 지역이 여행 루트와 떨어진 곳이라 일정에 넣기 어려웠다.

 

다행히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의 생산지인 몬탈치노(Montalcino) 지역은 로마에서 피렌체로 가는 중간쯤에 있어 우리 가족 여행 루트에 크게 벗어나지도 않고, 필자의 와인 욕구도 채워줄 수 있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아울러 몬탈치노 지역에는 농가 민박도 활성화되어 있어 이탈리아 농가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 멋진 여행지기도 하다. 참고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와인은 몬탈치노 지역에서 나는 부르넬로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여기서 잠깐 이탈리아 지도를 보고 가자. (여행기인데 와인 얘기가 나오니 갑자기 힘이 솟고 의욕이 넘친다!)

 

이탈리아 전역이 포도 재배 가능 지역인데, 특히 별표로 표시한 지역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이 나온다. 지도에서 보듯, 모두 관광 명소와 떨어진 곳에 있어 우리 가족의 여행 루트(로마 → 피렌체 → 베네치아 → 밀라노)에 넣기 힘든 대신 몬탈치노는 로마와 피렌체(구글 지도에는 플로렌스라고 표기됨) 사이에 있어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 곳에 있다.

 

몬탈치노로 가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필요한데, 이탈리아에서 렌터카 여행은 신경 쓸 것이 너무 많다. 수동 차량이 대부분이어서 오토 차량을 미리 좋은 가격에 예약해야 하고, 렌트 장소도 숙소에 가까운 곳을 골라야 한다. 또, 렌트 장소, 렌트 조건, 반납 장소, 내비게이션, 보험 등에 따라 렌트 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해야 낭패가 없다.

 

이런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쉽게 갈 수 없는 아름다운 지역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쌓게 될 멋진 추억을 생각하면 아빠가 조금 고생하면 해결될 문제다.

 

원래 2박 3일 렌트하여 로마에서 피렌체까지만 이동하고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까지는 기차로 이동하려고도 했지만, 3박 4일 렌트 비용이 2박 3일과 거의 차이가 없었고, 짐을 챙겨 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또 숙소까지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하루 더 렌트해 이동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편할 거라는 생각에 3박 4일 자동차 여행 일정을 계획했다.

 

오늘의 일정은 아래 표와 같다.

 

자동차를 렌트하고 아시시에 들러 맛있는 점심 식사 후 프란치스코 성인의 발자취를 느껴보고,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춤추듯 서 있는 토스카나 드라이빙을 즐긴 후, 몬테풀치아노 고성에서 발도르차 지역의 풍광을 감상하고 이탈리아 농가 민박집으로 향하는 일정을 계획했다. 다시 봐도 어찌 이리 계획을 잘 짰는지!

 

로마 도착 첫날부터 강행군의 연속이어서 짐을 챙겨 나갈 때야 숙소를 둘러보게 될 정도로 바쁜 계획이었다. 이렇게 좋은 숙소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해 아쉽다.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챙겨 나가려고 하는데, 주인아저씨가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다. 자동차 여행 계획이라 렌터카 사무실로 갈 거라며 사무실 위치를 알려줬더니 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고 자기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돈을 밝히는 사람 같았으면 수고비를 요구했을 텐데 마음씨 좋고 친절했던 주인장 아저씨가 짐이 많은 우리 가족을 배려하여 렌터카 사무실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감사합니다!

 

렌터카 예약 시 차종은 고를 수가 없고, 대신 등급만 선택하게 되어있는데 필자는 프리미엄 오토급으로 선택했다. 어떤 차가 나올까 궁금했는데 Audi A4 웨건형이 나왔다. 28인치 1개, 26인치 1개, 20인치 2개 캐리어와 배낭 등을 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트렁크는 넉넉했고 몇백 km도 달리지 않은 새 차가 나왔다.

 

아우디야, 우리 가족의 안전을 잘 부탁해!

 

처음 몰아보는 차종이라 초반에는 운전이 다소 어색했는데 곧 조작에 익숙해졌고, 디젤엔진이 들려주는 다소 거친 엔진 소리도 기분 좋게 들리게 되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들른 편의점.

 

톨게이트 통행권에 ROMA라는 글자가 너무나도 반갑고, 로마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다. 톨게이트에서 위에 붙어있는 표지판을 잘 봐야 하는데, 자세히 보면 어디로 줄을 서야 할지 힌트가 있다. 정답은 손 표시가 있는 게이트로 가는 것인데, 손 표시는 사람이 표를 받는다는 표시다. 손 표시가 없이 지폐와 동전이 있는 표지판 밑으로 들어가면, 생전 처음 보는 기계와 통행료 씨름을 해야 한다.

 

로마에서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아시시(ASSISI). 저 멀리 성 프란치스코 성당이 보인다. 여행 오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미리 보고 와서인지 더 반갑게 느껴진다. 아시시에 대해서 좀 자세하게 알아보자.

 

아시시

 

토피노 강(江) 유역과 키아 시 오강(江) 유역에 솟아 있는 아펜니노산맥의 수바시 오산(山) 중턱에 있어 움브리아 평야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 성(聖) 프란체스코 및 성녀(聖女) 클라라가 탄생한 주요 가톨릭 순례지의 하나이다. 로마제국 시대부터 번영한 시장 도시이며, 성벽으로 둘러싸인 시가는 굴곡이 심한 좁은 가로(街路)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중세 시대 초기는 스폴레토 공작들의 지배를 받았으며 12세기에 자치지구가 되었다. 페루자와의 알력으로 전쟁을 치르기도 하였는데, 그 후 교황령에 속하게 되었으며, 1860년 이탈리아 왕국에 합병되었다.

13세기에 건축된 로마 고딕 양식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는 지오토(Giotto)가 성 프란체스코의 일생을 주제로 그린 것을 비롯하여 조반니 치마부에(Giovanni Cimabue)와 시모네 마르티니(Simone Martini) 등이 그린 프레스코화가 있다. 예배당이 1997년 지진으로 심한 손상을 입었으나, 부분적으로 복원하여 1999년 재건되었다. 그밖에 산타마리아 델리안젤리 성당(1569∼1679)과 산타 키아라 교회(1257∼1265), 산 루피노 대성당(1140), 라로카 마조레 요새(1367) 등이 남아 있다.


※ 자료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아시시(Assisi) (두산백과)

 

중세 시대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아시시의 풍경이다. 원래 계획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오전에 둘러보기로 했던 산타마리아 안젤리 성당은 포기하고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아시시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마을인데, 성벽 밖 저렴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들어가기로 했다. 주차 장소를 잘못 선택하면 동선이 길어지게 되어 많이 걷게 된다. 여행 동선을 잘 계획하고 절묘한 위치에 주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요렇게 생긴 문을 지나 식당으로 간다.

 

여행을 하면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그 지역 맛집을 찾아가 음식을 맛보는 재미야말로 여행이 주는 큰 즐거움이 아닐까?

 

아시시 맛집을 검색하다가 찾아낸 곳이 바로 트러플 파스타로 유명한 Da Cecco다. 산 피에트로 광장 건너편에 있는 곳이라 찾기도 쉽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렇게 돌 벽돌로 만들어진 아주 오래된 레스토랑이다. 손님은 우리 식구만 있어서 맛집이 아닌가 하여 살짝 불안하기도 했으나 친절한 종업원의 태도에 이내 불안감은 사라졌다.

 

식당의 대표 요리들을 시키고, 화이트 와인도 한 잔 시켜본다. 참고로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지역은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하다.

 

드디어 음식들이 나와 맛을 보는데, 진한 크림에 두툼하고 쫄깃한 면 위에 얹힌 트러플은 정말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느린 걸음으로 언덕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한적하고 멋진 골목길인데 자동차와 전깃줄만 없다면 마치 중세 시대로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드디어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이 보인다.

 

성당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되어있는데 지하에는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무덤이 있다.

성당 입구에서 복장 검사를 하는데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나 민소매 옷을 입으면 출입이 제한되는 다소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지하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무덤 주위에는 수많은 신도들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과, 벽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는 분들을 보면서 그들의 고민과 걱정이 기도를 통해 치유되고 위로받기를 바란다.

 

밖으로 나와 아래를 보니 드넓고 평화로운 움브리아 평원이 보인다.

 

아이들 기념사진도 잊지 않는다.

 

성당 앞 잔디밭에는 하나의 청동상이 있는데 한 병사가 힘이 없는 모습으로 말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작품이 바로 <성 프란체스코의 귀환>이다.

 

청년시절 기사가 되려고 전투에 참여했다가 포로로 잡혀 1년간 옥살이를 하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프란체스코의 상심한 표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동상 앞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고 한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너의 고향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듣게 될 것이다.”

 

성당 위로는 언덕길이 이어지는데 집들이 너무 예쁘다. 걷다가 뒤돌아서서 보니 성 프란치스코 성당과 움브리아 평원이 너무 평화롭게 있다.

 

성 프란체스코 성당을 떠나기 전에 성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를 읽어보고 가자.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쓰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그릇됨이 있는 곳에 참됨을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나를 잊음으로써 나를 찾으며

용서함으로써 용서받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제 사이프러스 나무가 춤추는 발도르차 평원과 몬테풀치아노성, 그리고 몬탈치노 숙소를 가는 일정이 이어진다.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