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당신에게
민수 엄마! 우리가 만난 지도 벌써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 2004년 11월 11일, 처음 만난 날이 빼빼로데이였잖아. 내가 빼빼로 안 챙겨왔다고 첫 번째 데이트하는 종일 귀엽게 삐쳐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당신 닮은 아들과 나를 닮은 딸이 태어나고, 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 민수는 벌써 초등학교 3학년, 민아는 1학년이 되었구려!
우리가 만난 후로 결혼하고 살면서 제일 오래 떨어져 있었던 때를 생각해보니 우리 민수가 태어날 때 당신 몸조리하느라 한 달 정도 떨어져 있던 것이 전부였지.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중국파견근무를 떠나는 바람에 우리가 떨어져 생활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가는 것 같네. 이렇게 파견을 오고 나니, 비록 현지 파견오신 선배님들에 비해 명함도 못 내미는 파견 막둥이지만, 내 마음 한편으로는 당신과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함을 느끼고 있어.
6개월 파견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당신과 상의하지도 않고, 오로지 내 14년 회사생활 중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는데도, 당신은 불평 없이 “잘됐네. 몸 건강히 잘 다녀와.”라고 말해주고 나한테 많은 격려와 힘을 주었지. 그때도 참 고마웠고 언제나 당신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비록 파견 생활로 인해 우리 사랑하는 가족과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항상 마음만은 같이 있다는 거 잊지 말고, 항상 행복하게 파이팅하자!
아빠가 파견 가느라 없다고 말 안 듣는 민수랑 민아를 키우느라 많이 힘들지? 미안해요! 나중에 복귀하면 못했던 만큼 더 많이 챙겨주고 사랑하도록 노력할게요!
항상 우리 가족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합시다!
2015년 1월 21일
중국에서 당신이 그리운 남편이 보냄
글 / ATC파견 구경승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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