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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일상다반사

[에피소드] 코로나 백신 예방주사

by 에디터's 2021. 11. 4.

사진출처: 프리픽

‘예방주사’란 단어를 참 오랜만에 떠올려 본다. 학창 시절, 아니 초등학생 때 익숙했던 단어를 성인이 되어 다시 경험하게 되었다. 나라 안팎으로 코로나 19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반갑게도 코로나 백신이 만들어져 접종하고 있다. 미뤄야 하나 맞아야 하나 선택의 기로에서 여러 날 동안 고민을 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찾아보면서, 혹시 모를 위험성을 찾아보았고, 경험자들의 조언을 잘 새길 수 있었다. 간혹 부작용으로 고생한다는 사람들의 글들도 함께 읽다 보면 사실은 겁도 살짝 났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합심해서 하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발을 살짝 얹어 예약했다. 좀 더 이른 날짜를 선택하려 했지만 자리가 없는 것을 보니 일찍 맞아 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었다. 그러다 9월, 오후 3시에 예방접종 장소로 도착했다. 커다란 체육관이었다. 체육관까지 가는 길에 많은 사람을 맞닥뜨리지는 못했지만 예진표를 작성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손 소독을 하고 발열 체크를 하자 커다란 체육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내요원들이 꽤 많았다. 계속된 사람들의 입장으로 조용해질 틈이 없었다. 안내요원의 안내에 따라 코스를 밟다 보니, 길고 지루할 것만 같았던 시간이 긴장감과 범벅이 되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주사바늘과 마주했다. 의사 선생님이 이것저것 묻고, 주사기를 들었다.
문득, 초등학교 때가 생각이 났다. 교실 문이 열리면 서너 명의 보건소 직원들이 흰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그때의 긴장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선생님 말씀에 따라 한 줄로 서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가능하면 앞에 서지 않으려고 뒷걸음치는 친구들도 있었다. 먼저 맞는 친구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기 위해 목을 옆으로 길게 빼기도 했다. 주사약이 들어가자 친구도 무서운 듯 고개를 돌렸다. 친구의 반응이 궁금했다. 호기심이 많은 친구는 “많이 아파?”라는 소리를 무의식 중에 쏟아내었다.
주삿바늘이 들어오는 따끔한 느낌, 그리고 이내 예방접종이 끝났다. 수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교차했던 백신접종이 불과 몇 초 안에 끝나 버렸다. 15분 동안의 이상 반응을 체크해야 한다며 안내요원은 길게 놓인 의자들 쪽으로 나를 안내했다. 이미 먼저 접종 후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20여 명이 있었다. 15분 동안 나는 나의 몸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감염되지 않았던 것도 고마웠고, 백신주사에 잘 버텨 이상 반응을 보이는 않는 것 또한 고마웠다.
1차 백신접종을 무사히 마치고 나니, 돌아오는 발길이 한결 가벼웠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5주가 지나 2차 접종까지 무사히 마쳤다. 돌파감염도 있어서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좀 더 생겼다. 힘들고 지루한 싸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새삼 위대하다는 것을 느낀다. 하루빨리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마음 편히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