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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문화로 배우다

[음악나라 음악쌀롱] 내 귀에 바캉스, 여름을 위한 노래

by 앰코인스토리 - 2018. 8. 24.


[음악나라 음악쌀롱] 내 귀에 바캉스, 여름을 위한 노래

차량 보닛에 달걀프라이가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폭염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살랑대는 그런 계절을 향해 갑니다. 에어컨 사용량 때문에 이번 달 전기세는 얼마가 나올지 노심초사하던 소심한 필자에게 가을은 마치 반가운 손님 같아요. 아직 무더위가 다 물러서진 않았지만 그래도 견딜 만하다는 게 다행인, 작은 것에 감사한 인생입니다. 어린 시절 달달한 5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에 마냥 행복했던 그 시절의 여름. 사춘기 시절이 되어서야 혀로 느끼는 시원함도 좋지만, 귀로 들리는 시원함도 있다는 걸 알았지요. 그 장소 그 시절을 간접체험 할 수 있게 만든 신나고 시원한 여름의 노래! 필자의 20년 전으로 되돌아갑니다. 필자 인생의 가장 뜨거웠던 여름노래 시리즈를 듣기 위해서요.

DJ DOC가 부릅니다, 여름 이야기

성남FM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요즘, 필자가 가장 많이 선곡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DJ DOC의 <여름 이야기>인데요, 예전 90년대 댄스음악의 특징은 스토리가 있는 가사였다는 점이에요. 이 노래는 굉장히 신나는 리듬으로 출발해서 끝날 때까지 아주 경쾌하게 끝을 맺습니다. 가사를 대충 들으면 마냥 신나는 그런 곡이지요. 헌데, 실제 가사는 사실 굉장히 비극적인(?) 내용입니다. 가사 말미에 보면 주인공들이 다 울어요. 노래를 듣고 나면 슬프다거나 비극적인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가사를 쓰는 곡들이 참 많아요. DJ DOC 앨범은 거의 다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이 주류지만, 이런 아이러니한 가사의 곡들이 많습니다. 머피의 법칙이란 곡이나 겨울이야기란 곡도 비슷합니다. 이 그룹을 사계절로 표현하면 여름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여름 생각나게 하는 필자의 첫 번째 여름노래 추천곡입니다. 요즘 이하늘 씨가 예능에 자주 나오고 있는데요, 결혼 소식 우선 축하드리고요, 아래 영상을 통해 그의 아주 젊었던 시절 모습도 감상해 보시지요.



쿨이 부릅니다, 해변의 여인

필자 어린 시절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CD가 딱 두 장이 있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앨범이랑 쿨의 2집 앨범이었는데요, 쿨이란 그룹하면 떠오르는 게 메인보컬인 이재훈 씨의 독보적인 감성 보이스와 앨범 전체의 곡이 다 명곡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추천할 곡들은 너무 많지만 오늘의 주제는 여름이니까요, 앞서 소개해 드린 DJ DOC의 <여름 이야기>와 굉장히 흡사한 곡입니다. 바로 <해변의 여인>이란 곡인데요, 이 곡도 스토리가 있습니다. 다행히 이 노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요. 많은 분이 여름하면 바닷가를 떠올리는 것처럼, 필자가 추천한 여름노래는 바닷가(해변)라는 공통소재가 있네요. 쿨의 여성멤버인 유리 씨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래퍼 김성수 씨의 모습까지. 필자가 두번 째로 추천하는 여름노래입니다.



클론이 부릅니다, 도시 탈출

1990년대 후반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댄스 남성 듀오 그룹하면 어떤 팀이 떠오르시나요. 듀스라는 팀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텐데요, 듀스는 1990년대 초반이고요. 힙합이라는 장르였기 때문에 댄스랑은 결이 다릅니다. 1996년 <꿍따리 샤바라>란 곡으로 데뷔하자마자 가요차트 1위를 휩쓸던 강원래 구준엽의 클론이란 팀입니다. 필자가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린 DJ DOC의 <여름 이야기>와 같이 경쟁하던 시기였어요. 그 해에 SBS스타상과 서울가요대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와 함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립니다. 이 팀 역시 여름이랑 굉장히 어울리는 그런 히트곡이 많은데요, 오늘 필자가 추천하는 곡은 바로 <도시 탈출>이란 곡입니다. 여름 시즌을 타깃으로 삼아 만들어진 기획곡이었는데요, 생각보다 큰 히트를 기록하진 못했습니다. 1집의 아류작이란 평가도 있었고요. 히트 여부와 상관없이 곡 자체는 굉장히 훌륭합니다. 듣고만 있어도 엉덩이가 들썩이는 필자 인생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여름노래에요. 한번 감상해 보실까요.



박미경이 부릅니다, 이브의 경고

오늘의 마지막 여름노래 추천입니다. 1995년의 여름을 담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그런 곡인데요,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라는 곡입니다. 요즘도 길을 걷다 보면 매장이나 라디오에서 종종 흘러나오는 노래입니다. 듣고만 있어도 귀가 시원해지는 박미경의 파워풀한 가창, 신나고 경쾌한 리듬에 강원래 씨 랩까지 더해져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 히트까지 기록한 곡입니다. 이때 강원래 씨는 클론 데뷔 전이었고요. 몇 년 전에 박정현 씨가 방송에서 경연곡으로 불러 또 다른 느낌을 보여준 신나는 댄스곡입니다.


곧 가을이 다가옵니다. 무더위 조금만 더 잘 견뎌내시고요, 필자는 다음 달에 더 풍요로운 음악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연하남

현재 녹음실을 운영하는 현역 작곡가이자 레코딩 엔지니어, 가수, 시인이다. 10여 년 간 쌓아 온 그의 음악적인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대중적인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메일 ssi-2@hanmail.net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