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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과학, 과학 속 세계] 과학적 상상력과 창의력, 프랑스의 힘

by 앰코인스토리 - 2018. 6. 8.


과학적 상상력과 창의력,

그것은 프랑스의 힘!


학창시절 친구 중에 운동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데 공부까지 잘하는 친구들 가끔 있었지요? 그야말로 모든 걸 다 갖춰 부럽다 못해 질투까지 나는 친구들 말입니다. 프랑스는 바로 이런 다재다능한 친구 같다고 할까요? ‘프랑스’ 하면 패션, 미술, 요리, 관광, 농업, 와인 등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꼽자면 ‘과학’, 이 분야에서도 프랑스는 전통적인 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www.popsugar.com


사진출처 : https://luxirare.com


근대화 과정에서 프랑스를 이끌었던 중심 세력은 과학자, 엔지니어와 기술 관료들이었습니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도 원래 물리학자로 해석기하학을 창시한 인물입니다.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이 파스퇴르,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 법과학의 창시자인 에드몽 로카르, 수학과 수리물리학, 천체역학 등에서 기본 원리를 확립한 앙리 푸앵카레 등 저명한 과학자들의 이름을 줄줄이 열거만 해도 프랑스가 전통적인 과학 강국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요.


▲ 마리 퀴리와 앙리 푸앵카레, 1911 Solvay

사진출처 : https://wikivisually.com


사실 프랑스는 과학자가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인정받게 된 최초의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직업 과학자가 나타났기 때문이지요. 과학 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미 드 시앙스’는 과학자를 존중했던 태양왕 루이 14세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 만들어진 단체였는데요, 국왕의 지대한 관심과 지원 덕에 소속 과학자들은 왕실로부터 급여를 받으며 과학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즉, 최초의 직업 과학자라고 할 수 있지요.


엔지니어라는 단어 역시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사실 아시나요? 과학자와 비교하자면 더 실용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가를 우리는 엔지니어라고 부르는데, 이 엔지니어에 해당하는 프랑스어가 ‘앵제니에르(Ingenieur)’입니다. 16세기에 생긴 말로 화포나 전쟁도구를 뜻하는 ‘앙쟁(engin)’이라는 단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앙쟁은 라틴어의 ‘ingenium’에서 온 것으로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재능(talent)을 의미하지요. 즉, ‘재능’이라는 단어에서 ‘전쟁 도구’라는 단어가 나왔고, 이런 도구를 잘 다루는 사람을 ‘앙제니에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http://www.lavoixletudiant.com


프랑스는 탄탄한 과학 역사를 지닌 만큼이나 체계적인 과학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과학교육의 대표적 특징은 ‘체험하는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실제 체험을 통해 개념을 알아가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지요. 예를 들어 미터(m) 단위 측정에 대해 배울 때는 운동장에 직접 나가 10m마다 표시를 하고 직접 걸어보며 거리감을 몸으로 체득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으로 개념을 파악합니다.


프랑스는 이런 체험형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라망알라파트’라고 하고 있는데요, 1996년부터 프랑스에서 실행하고 있는 라망알라파트는 조사, 탐구활동, 실험과 추론, 토론 등의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실험 자료와 도구, 또는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학생들의 호기심, 창의성, 비판적 자세를 양성합니다. 프랑스어로 ‘손으로 반죽을’이라는 뜻이 라망알라파트(La main a la pate)는 밀가루 반죽을 직접 만지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듯,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체험함으로써 과학의 개념을 알아가는 것을 교육 목표로 합니다.


http://foundation.thalesgroup.com


‘라망알라파트’는 199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조르주 샤르파크(George Charpark) 박사에 의해 실험적으로 처음 실행되었는데요, 초창기에는 300여 개의 교실에서 작은 실험을 진행하는 형태였는데 이것이 2000년에는 5천여 교실로 확산하고, 2002년에는 프랑스 교육부의 과학교육 개혁 과정에서 학교 교육으로 정식 도입되어, 현재는 프랑스 초등부 과학 활동 교사 중 30% 이상이 과학수업에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었습니다.


‘라빌레트 과학산업관(City of Science Industry)’도 프랑스의 체험형 과학교육을 실감하게 하는 곳입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전체 면적만 3만㎡로 유럽 전체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 과학 전시관입니다. 유럽의 박물관 중에서도 체험형 전시를 뜻하는 ‘핸즈온(hands-on)’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 중 하나지요.


1986년, 과거 도축장이던 이곳을 생태와 예술, 과학이 공존하는 미래형 도시공원으로 탈바꿈하면서 한 해 평균 10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13개의 체험관과 아이맥스 영화관 ‘제오드’, 움직이는 영화관 ‘시낵스’, 천문관 ‘플라네타륨’ 등이 있고 실제로 사용되었던 아고노트 잠수함도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잠수함 내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과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요.


http://www.morgansgotravelling.com


최근 최연소 대통령으로 프랑스의 현대 정치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과학 혁신을 통해 과거 영광스러웠던 프랑스 과학의 전통을 다시 재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프랑스의 과학 정책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요. 마크롱은 전체적으로 과학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자들에 대한 대우, 대학 교육 방향, 연구개발 정책의 방향 등 전반적인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연구자들은 가르치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연구하며 국제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대학도 더 유연한 법을 적용하여 복잡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과학이 정치 과정 일부가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이고 기초와 응용연구의 균형을 이루며 훌륭한 시스템으로 정착한다면 프랑스 과학계는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며 과학 분야에 가진 사명을 내놓아 자국 과학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과학의 힘으로 다시 한번 도약의 꿈을 꾸고 있는 프랑스. 과학자를 우대하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존중하고 과학자를 우대하며 과학 관련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통해 프랑스의 과학혁명은 다시금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쓴이 한지숙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