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차를 살 때 차량에 관심을 쓰지, 차량 번호판에 신경을 쓰지 않지요. 하지만 중국에서는 숫자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차량 번호판 번호가 꽤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중국의 자동차 번호판의 첫 글자인 한자는 ‘지역’을 나타냅니다. 상하이는 호(沪), 베이징은 경(京), 수저우는 소(苏)라는 한자를 사용하는데요, 이 한자들은 중국의 각 성과 특별시급의 도시들을 달리 부르는 이름들입니다. 거리의 차 번호판들을 보면서 지역을 추정해 보는 것도 나름의 흥미 있는 일이지요. 예를 들면, 베이징 번호판을 단 차량을 보면 1,200km가 넘는 거리는 직접 운전을 해서 온 건지 아니면 기차로 차량을 이동한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한자 뒤에 오는 알파벳은 특별시(市), 성(省) 내의 지역을 구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뒤에는 4~5자리의 번호를 사용하고, 알파벳과 혼합해서 구성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후에 번호판 개수가 너무 많아질 때를 대비해 더 많은 숫자를 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네요. 또, 용도에 따라 색이 다른 번호판을 사용하고 일반 차량은 파란색, 버스 및 대형 차종은 노란색, 대사관과 영사관은 검은색, 그리고 경찰과 군용 차량은 흰색 번호판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도시에서 번호판 번호는 컴퓨터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번호 중에서 개인이 선택하여 부여받습니다. 그러나 상하이, 광저우 같은 대도시는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94년 이후 매달 등록가능한 차량 수를 한정하여 입찰을 통해 경매방식으로 자동차 번호판을 부여하고 있지요. 따라서 번호판 입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서 번호판 입찰가격이 자동차보다 비싸기도 합니다. 상하이시의 평균 입찰가격은 지난달 8700위안(약 1,500만 원)을 갱신했다고도 합니다.
이처럼 도시들 차량 번호판이 워낙 비싸니 서민들은 지방 번호판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지방 번호판은 경쟁률이 저조하기도 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습니다. 단, 단점은 시내에서 차량을 사용할 때 시간대별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출퇴근 시간에는 신호등이 없는 간선도로에는 진입할 수가 없습니다. 서울로 따지면 내부순환도로, 외곽부순환도로 및 각종 간선도로에 진입할 수가 없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얼핏, 불편함이 없이 보이기는 하지만 상하이도 교통체증이 엄청나고 이런 류의 간선도로가 너무나 많기에 외지 번호판을 달고 상하이에서 산다는 것을 엄청난 인내가 필요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중국은 숫자 의미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6, 8, 9가 들어간 번호판은 경매에서 어마어마한 금액에 입찰되기도 합니다. 2016년 10월 광동지역에서 숫자 99999가 들어가는 번호판이 무려 320위안(약 5억5천만 원)에 입찰되었다고 하네요. 번호판 가격이 5억이 넘는다니! 정말 중국의 ‘부’는 상상 그 이상을 초월합니다. 지나가는 길에 8이나 9가 연속된 번호판을 보게 된다면 차주의 부를 가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WRITTEN BY 김경수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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