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는 우기가 지나고 나서 여름이 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4월부터 시작해서 6월까지 중점적으로 비가 자주 왔답니다. 특히,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 쪽은 중국 내륙과 바다와 맞닿는 대만 북쪽 지역이라 더 많은 비가 오는 것 같습니다. 비가 자주 오는 지역도 바다와 맞닿는 대만 북쪽 해안 지역인 지룽(기룽 基隆 Jīlóng)이라고 합니다. 필자가 아는 대만 지인은 이 지역에 화력 발전소가 세워진 이후로 바다와 땅 만나는 곳인 지룽 지역에 내릴 비가 타이베이로 이동했다고 하네요. 지룽에 세워진 화력 발전소 덕에 비를 머금은 대기가 따뜻한 대기와 맞나 비교적 내륙지역인 타이베이까지 이동해, 최근 타이베이에 비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개인의 의견입니다. 글을 쓰는 오늘도 회색빛 하늘이 사무실에서 보입니다.
▲ 대만의 회색 하늘
여행 때 비가 오는 것은 모두 바라지 않는 일이겠지요. 요즘은 전 세계 일기예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지고, 대만 기상청에서 일주일 혹은 시간 단위로 보여주는 일기예보 사이트는 여행자나 대만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특히, 우기 후 여름에 오는 태풍에 대한 예보는 그 경로 및 강도를 미리 알 수 있어 아주 유용합니다.
▲ 대만 기상청 사이트
사진출처 : http://www.cwb.gov.tw/V7/forecast/
필자 세대에게 비가 오면 생각나는 한국의 정서는, 부침개와 막걸리가 아닐까 싶어요. 부침개 부치는 지글지글 소리가 비 오는 소리와 비슷해서 비 오는 날에 유독 생각난다고들 하는데요, 대만 친구들에게 비가 오면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니 별다른 것은 없다고 하네요. 필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부침개 같은 대만의 음식으로는 총좌삥(蔥抓餅 cōngzhuābing)이 있어서 그 대답을 기대했는데 말이지요. 총좌삥에서 총(蔥)은 파를 뜻하고, 좌(조, 抓)는 움켜쥐다 라는 뜻이고, 삥(餅)은 밀가루 전병을 뜻합니다.
보통 총좌삥은 손에 쥐고 먹는 밀가루 부침개로, 대만 여행객의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가격도 30원(우리나라 돈으로는 1,100원 정도)입니다. 굳이 손에 쥐고 먹지 않아도 되는데, 좌(조, 抓)대신 기름 요(유, 油)을 사용해서 총요삥(蔥油餅 cōngyóubing)이라고도 부릅니다. 송송 썰은 파와 함께 반죽한 밀가루를 부침개처럼 부쳐서 먹는데, 부침개 위에 달걀과 소스를 바른 후 말아서 먹을 수도 있고, 피자처럼 잘라서 먹기도 합니다. 또한 밀가루 대신 달걀로 부치고, 절인 무와 같은 것을 넣어서 만든 차이부딴(蛋)이 있는데요, 밀전병을 의미하는 삥(병, 餅) 대신 달걀을 의미하는 딴(단, 蛋)을 넣은 음식입니다. 이 또한 달걀 부침개처럼 길거리 음식이나 술 안주로 적절한 메뉴이지요. 아래 사진에서 보시면 위에 음식사진이 차이부딴이고, 아래 음식이 총요삥입니다.
▲ 차이부딴과 총요삥 사진
▲ 사내에서 먹는 총좌삥 사진
우기가 지나면 여름이 옵니다. 필자는 더운 여름을 좋아하지 않지만, 습습한 우기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좋은 시기가 오는 것처럼, 그런 좋은 시기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하루입니다.
WRITTEN BY 유민
강자에 대한 겸손은 의무, 동등한 사람에 대한 겸손은 예의, 약자에 대한 겸손은 숭고함이다. - 李小龍 / 겸손하게 대만문화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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