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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요리와 친해지기

[와인과 친해지기] 와인 라벨 이야기, 신대륙 편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by 앰코인스토리 - 2017. 3. 30.


와인을 구분할 때 ‘신대륙 와인과 구대륙 와인’ 이렇게 구분하기도 한다. 이것은 기독교 관점에서 종주국이었던 유럽지역 나라들의 와인을 ‘구대륙 와인’, 식민지였던 나라들의 와인을 ‘신대륙 와인’으로 가르는 개념에서 나온 분류 방법이다. 즉, 식민지 나라들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제사에 필요한 제주(祭酒, 예수의 피, 레드와인을 말한다)가 필요해 식민지에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기에 이를 신대륙 와인으로 부르는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신대륙 와인들은 구대륙 와인들과 경쟁해야 했는데, 역사와 전통이 없는 신대륙 와인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신대륙 와인들은 가격대비 품질, 알기 쉬운 라벨에 초점을 맞춰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프랑스 와인이 미국 와인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신대륙 와인을 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달라졌다. (‘파리의 심판’이란 프랑스 와인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 와인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하였으나, 예상외로 미국 와인에 충격적인 완패를 당해서 프랑스 와인업계에는 치욕적인 사건으로 남아있다. 신대륙 와인 라벨은 구대륙 와인에 비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쉽도록 와이너리 이름, 지역명, 포도종류, 빈티지 정도만을 나타내어 단순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마트에 와인코너를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신대륙 와인들의 라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나라별로 유명한 와인산지 및 대표적 포도 품종(레드와인 위주, 뉴질랜드는 화이트와인)을 표로 아래와 같이 나타내 보았다.



위의 표에서 보듯 신대륙 와인들은 나라마다 대표적인 포도 품종들이 있으며 대부분 1개의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자, 그럼 이제는 신세계 와인의 라벨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미국 와인

로버트 몬다비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Robert Mondavi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미국 와인에서는 로버트 몬다비를 빼놓을 수가 없다. 필자가 나파 밸리를 여행하면서 가장 먼저 들렀던 곳이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였다. 포도원과 와인공장을 테마파크처럼 꾸며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이너리 투어도 하고 시음도 하면서 와인과 가까워지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와인의 품질과 맛 또한 미국 나파 밸리 와인을 대표한다고 봐도 좋다. 요즘 와인 가격이 너무 올라서 쉽게 다가서기 힘든 점이 좀 아쉽지만, 와인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맛보아야 할 와인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와인가격은 약 86,000원.


이미지출처 : https://goo.gl/HP9DFS


① Robert Mondavi Winery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 와이너리 이름.

② Napa Valley (나파 밸리) : 미국에서 유명한 와인 명산지 이름.

③ Cabernet Sauvignon (카베르네 소비뇽) : 미국에서는 한 품종의 블렌딩 비율이 75% 이상이면 그 품종을 라벨에 표시할 수 있어서 카베르네 소비뇽이 포도 품종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86% Cabernet Sauvignon, 10% Merlot, 2% Petit Verdot, 1% Cabernet Franc, 0.5% Malbec, 0.5% Syrah로 만들어졌다.

④ 2014 : 빈티지, 2014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


2.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칠레하면 몬테스 알파 와인이다. 대한민국 1등 판매 와인의 명성에 걸맞게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묵직한 구조감이 일품인 와인으로 등심 숯불구이와 무척 잘 어울린다. 오래 잘 묵힌 몬테스 알파는 프랑스 와인 올드 빈티지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타닌의 촉감과 복합적인 향을 느낄 수 있기에 더욱 좋다. 마트에서 매그넘(1.5L) 병에 있는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올드 빈티지를 발견했을 때에는 꼭 사오자. 회식용 와인으로 쓰면 좋을 것이다.


이미지출처 : https://goo.gl/CXz867


① Montes Alpha (몬테스 알파) : 와이너리 이름.

② Cabernet Sauvignon (카베르네 소비뇽) : 주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이 표시되었는데, 실제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90%, 메를로 10%로 만들어졌다. 2014년 빈티지 기준.

③ 2014 : 빈티지, 2014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

④ Colchagua valley (콜차구아 밸리) : 칠레 콜챠구아 벨리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


3. 아르헨티나 와인

트라피체, 브로켈 말벡 (Trapiche, Broquel Malbec)

말벡의 나라 아르헨티나. 그중에서도 멘도자 지역에서 나는 말벡을 최고로 친다. 칠레에 비냐 몬테스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에는 트라피체가 있다. 특히 브로켈 말벡은 가격대비 훌륭한 와인으로, 말벡이 주는 구조감과 향을 잘 표현한다. 와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되어 인터넷 검색결과 5만 원대로 나오지만, 할인할 때를 잘 노려보면 착한 가격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고지혈증이 있는 분인데 술을 좋아하신다면 말벡 와인으로 권하는 것도 좋다. 말벡 와인에는 다른 와인보다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 : https://goo.gl/DX4MhD


① Trapiche (트라피체) : 와이너리 이름.

② Broquel (브로켈) : 와인 이름. (스페인어로 목재로 만든 소형 방패를 뜻하는 말)

③ Malbec (말벡) : 말벡 100%로 만들어졌음.

④ 2011 : 빈티지, 2011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


4. 호주 와인

토브렉 더 스트루이 (TORBRECK, The Struie)

TORBRECK은 1994년 David Powell에 의해서 설립된 호주 와이너리 이름으로 그가 벌목꾼으로 일했던 스코틀랜드의 ‘TORBRECK’이란 숲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극찬한 와이너리 중 하나로, 다양한 레인지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필자도 한동안 단골로 다녔던 와인가게에 토브렉 시리즈가 많아 여러 시리즈를 시도해보았다. 스트루이는 중간 레벨 정도 가격대의 와인인데, 보관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바로사 벨리(수령 60년)와 에덴벨 밸리(수령 40년)에서 수확한 시라즈를 섞어서 만든 와인으로 진득한 바로사 밸리 포도와 비교적 서늘한 에덴 벨리에서 수확한 섬세한 시라즈를 혼합하여 만든 독특한 와인이다.


이미지출처 : https://goo.gl/ezFnwO


① TORBRECK (토브랙) : 와이너리 이름.

② BAROSSA (바로사) :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산지 이름. 

③ 2011 : 빈티지, 2011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

④ The Struie (스트루이) : 와인 이름.


5. 뉴질랜드 와인

빌라 마리아, 셀러 셀렉션 소비뇽 블랑 (Villa Maria, Cellar Selection Sauvignon Blanc)

뉴질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와이너리로 유명한 빌라 마리아 와인은 국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와인인데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와인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말보로 지역에서 나오는 소비뇽 블랑은 한번 맛을 보면 그 청량함을 절대 잊을 수 없고 또 비린내가 있는 해산물과도 잘 어울려서 여름철 바닷가에서 즐기기 좋다.


이미지출처 : https://goo.gl/VAzLo5


① VILLA MARIA (빌라 마리아) : 와이너리 이름.

② Sauvignon Blanc (소비뇽 블랑) : 화이트와인에 쓰이는 포도품종 이름, 뉴질랜드 대표 품종.

③ Marlborough (말보로) : 뉴질랜드의 대표적 와인산지로 소비뇽 블랑 품종이 잘 자란다.

④ 2015 : 빈티지, 2015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


이상 신대륙 와인 라벨들에서 살펴보았다. 구대륙 와인 라벨과는 다르게 대부분 와인라벨이 포도 품종과 지역 이름을 알고 있으면 고르기 쉽도록 디자인되어있고,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하나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필자가 알고 있는 독특한 라벨들을 소개해 드리려 한다.




WRITTEN BY 정형근

우연히 만난 프랑스 그랑크뤼 와인 한 잔으로 와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주위에 와인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사보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으며, ‘와인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와인을 신중히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