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엔지니어] 오티스, 추락하는 엘리베이터를 멈춰 세우다
때는 1854년, 이곳은 크리스털 팰리스 박람회가 열리는 뉴욕의 박람회 현장입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한쪽에 가득 모여 있습니다. 한 남자가 허공 높이 매달린 승강기에 올라선 채 자신이 타고 있는 승강기의 로프를 끊어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미국의 발명가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Elisha Graves Otis), 그는 자신이 발명한 안전장치가 달린 승강기에 직접 탑승하여 사람들 앞에서 공개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 비상정지장치 공개실험
사진출처 : https://goo.gl/ChBiCN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오티스가 발명한 비상정지장치 브레이크가 작동하여 떨어지던 승강기가 공중에 안전하게 멈추는 것을 확인하고는 탄성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 이전까지의 승강기는 로프가 끊어지면 그대로 추락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제는 혹여 로프가 끊어지더라도 오티스가 개발한 추락방지장치로 안전하게 멈춰 설 수 있게 되었으니 모두가 그의 이 대단한 발명에 환호하였던 것입니다.
▲ 비상정지장치 실험 후
사진출처 : http://goo.gl/b7Vk9Q
추락방지장치 덕분에 승강기도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1857년에는 뉴욕의 E.V. 호그와트 백화점 5층 건물에 최초의 승객용 승강기가 설치되었습니다. 증기동력에 의해 1분 안에 5층(12m) 높이를 올라가고 적재하중 450㎏까지 실어 나를 수 있었던 이 승강기는 세계 최초로 비상정지장치 브레이크를 장착한 최초의 승객용 승강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 뉴욕 E.V. 호그와트 백화점
사진출처 : http://goo.gl/4B4znM
추락방지장치 실험 후 오티스가 운영하는 승강기 제조회사는 사람들의 큰 신뢰를 얻으며 성장해 나갔습니다. 그의 두 아들도 가세해 고속승강기와 전동식승강기 등 새로운 기종들을 개발하며 세계 승강기산업을 주도해 나갔고 현재도 오티스엘리베이터라는 이름으로 세계 첨단 승강기를 개발하고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보도된 우리나라 제2롯데월드에 설치되는 세계 최장 길이 승강로를 가진 더블덱 엘리베이터도 바로 오티스 제품이지요.
▲ Skyrise Building
사진출처 : http://goo.gl/1C4NQJ
세상을 변화시킨 대단한 발명이었지만 그의 추락방지장치 개발은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811년 미국 버몬트에서 태어난 오티스는 어린 시절, 농장에서 도르래가 건초더미를 들어 올려 헛간 다락방으로 운반하는 과정을 신기한 눈으로 지켜보곤 했습니다. 도르래의 밧줄이 끊어져 건초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기라도 하면 어른들이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초 나르는 일을 돕기도 했습니다.
19살 무렵에는 좀 더 편한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서 뉴욕 주 트로이에서 버몬트를 오가는 5년 정도 마부 생활을 하였고 그 밖에도 제분소, 제재소, 공장 등을 옮겨 다니며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하다가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 E.G. Otis
사진출처 : https://goo.gl/9KnEAO
시간이 흘러 오티스는 뉴욕 융커스의 침대틀 회사 ‘메이즈 앤 번즈’라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업장에서 일하다 보면 무거운 침대 틀을 운반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이 일은 동료들에게나 오티스 자신에게나 늘 힘에 버거운 작업 중의 하나였지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손쉽고 추락의 위험이 없이 안전하게 무거운 짐들을 실어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일하던 곳에서 이미 철도화차의 안전 브레이크 장치를 만들어 보았던 경험을 토대로 연구를 거듭한 결과 1852년, 마침내 로프가 절단돼도 추락하지 않는 비상정지장치를 세계 최초로 발명하게 된 것입니다.
오티스는 인생을 살며 실패도 경험하고 좌절도 겪었지만 삶의 자리에서 매 순간에 충실하며 열정을 다했기에 오늘날 역사에 이름을 남길 위대한 발명을 이뤄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힘든 일, 걱정거리로 고민하지는 않았나요? 오티스의 고민거리였던 무거운 침대 틀처럼 당신의 오늘 고민도 대단한 발명의 시작될지 모를 일, 모두 파이팅입니다!
글쓴이 한지숙은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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