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엔지니어] 피터 듀랜트, '캔 통조림'을 발견하다
여러분은 통조림 요리를 즐겨 드시나요? 마트에 가면 참치, 꽁치, 햄, 장조림, 깻잎장아찌 등 진열대를 가득 메운 다양한 종류의 캔 통조림을 볼 수 있는데요. 세계에서 생산되는 통조림의 약 70%를 생산하고 또 소비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상품이 바로 ‘캔 통조림’입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5CWTpn
최근 식품 가공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특히 캔 통조림은 즉석식품이나 반가공식품, 식재료 등의 패키지로써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송, 보관, 판매에 특수한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아 냉동식품이나 다른 가공식품에 비해 유통경비가 훨씬 적게 들뿐만 아니라, 고온순간살균법, 무균통조림 제조법과 같은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더욱 안전한 식품 보존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렇게 유용하게 쓰이는 캔 통조림은 누가 만들었고,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 나폴레옹 시대로 갑니다. 통조림은 1804년 프랑스의 N.아페르에 의해 최초로 고안되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전쟁으로 식량 사정이 악화해 있었습니다. 일반시민이나 군인들에게는 장기보존이 가능한 식량이 절실했지요.
사진출처 : (좌) https://goo.gl/BVTOKG (우) https://goo.gl/m7mFLL
앞서 1679년, 증기에너지의 개척자였던 프랑스 발명가 토니빠삥이 ‘증기(壓力) 냄비’를 개발한 바 있는데 아페르는 빠삥의 이 압력냄비를 개량해 통조림 원리의 원천이 되는 보존기술에 성공했습니다. 아페르의 병조림은 군부대의 이동성에 크게 기여했으며 나폴레옹으로부터 1만 2000프랑의 상금까지 받았다고 하네요.
그 시기, 나폴레옹과 적국 관계이던 영국 또한 식품의 보존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영국 런던 출신의 기계공이었던 피터 듀랜트(Peter Durand)는 도기,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실험을 하던 중 1809년, 프랑스의 아페르가 유리병조림의 완전 살균법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좌절하고 자신의 연구를 중단했다면 오늘날 그의 이름은 남아있지 않겠지요?
피터 듀랜트는 유리병조림보다도 더 나은 통조림 개발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즐겨 먹던 병조림으로 점심을 먹으려는데 추운 날씨 탓에 병조림을 그냥 먹기 어려웠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들고 있던 작은 깡통에 이것을 쏟아 불에 데워 먹었지요. 식사를 마친 그에게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ADm1VU
유리 대신 철제(鐵製)를 이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철제로 만들면 깨질 염려도 없고 병조림 뚜껑 부분의 양초가 안으로 흘러들 염려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늘 자신처럼 추운 날 음식을 덥힐 때 그대로 난로에 얹어 데워 먹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지요. 아페르가 유리병조림의 완전 살균법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난 1810년, 피터 듀랜트는 철제 용기로 만든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내용물의 변질을 일으키는 철의 산화를 막기 위해 안팎에 주석을 입힌 얇은 철판(일명 ‘양철’)을 이용했습니다. 또한 자신이 즐겨 마시던 홍차 통에 착안해 뚜껑이 잘 열리지 않고 완전히 밀봉되는 주석깡통(tin canister)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을 Tin Canister라고 이름 붙였는데, 오늘날 캔(Can)이라는 명칭은 바로 이것을 줄인 말이지요.
1812년, 듀랜트는 1천 파운드를 받고 이 특허를 런던의 Donkin, Hall and Gamble 사에 넘겼습니다. 1813년, 템스 강 인근의 버몬드 지구에 세계 최초의 통조림 공장을 세워질 무렵 캔 통조림은 미국에도 전파되어 1820년 통조림산업이 기업화되었고, 남북전쟁(1861~1865)을 계기로 캔 통조림은 미국에서 크게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Vvn4CM
하지만 통조림이 지금처럼 전 세계 국민식품으로 폭넓게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비결에서 캔 오프터의 발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철제 빈 캔은 1파운드 이상의 중량이었고 통조림을 오픈하려면 만만치 않은 수고가 필요했습니다. 1824년에 만든 식육통조림에는 해머나 정으로 캔의 상부를 자르라고 설명이 붙어 있었다고 해요. 전쟁터에서는 총으로 캔을 쏘는 일도 있었다고 하니 무시무시하지요?
1860년대 전반에는 지금과 같은 얇은 강판(鋼板)으로 캔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캔의 상부 주위를 둥글게 따내는 다양한 형태의 캔 오프너(깡통 따개)가 발명될 수 있었습니다. 통조림을 따는 방법이 간편해지면서 캔 통조림은 일상생활에 급속히 퍼지며 더욱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goo.gl/5s33LJ
얘기 나온 김에 오늘 저녁 메뉴로 참치통조림을 이용한 김치찌개는 어떠신가요?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에 참치통조림 한 개 오픈해 넣으면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국민 반찬! 물론, 해머, 정, 총 대신 훨씬 우아하게 원터치로 통조림 오픈이 가능한 시대이니 안심하세요~!
글쓴이 한지숙은
글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고 믿는 자유기고가.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 할지라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누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거울 대신 키보드로 표정 연습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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