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1 [에피소드] 벽지 고시원 선배의 호출이다. 같이 도배 좀 하자는 것이었다. 점심으로 짜장면을 곱빼기를 사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갔다. 조금 비싼 것을 부를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오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는 볼멘소리에 차마 탕수육까지는 얘기를 할 수 없었다. 실내화를 신고 사무실에 들어서자 방 안에는 벽에 바를 풀과 솔이 놓여 있었다. 마음먹고 도배를 해볼 모양이었다. 여러 개 방을 전체적으로 다 하지는 않는다는 말에 다소 위안을 삼고 선배를 따라나섰다. 여러 사람이 드나들다 보니 몇 개월에 한 번은 손을 봐줘야 한다고 한다. 사람이 많았을 때 하지 못한 일을 기회 날 때 해치운다는 설명까지 보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방이 여러 개 비어 있는 모양이었다. 선배는 도배지를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나는 대야에 도배지 풀을 .. 2020. 9.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