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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일상다반사

[에피소드] 야구장

by 앰코인스토리.. 2026. 6. 18.

사진출처 : magnific.com

1200만 명 관중 수를 기록한 프로스포츠가 바로 프로야구다.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를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한해 1200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응원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도 야구는 참 인기가 많았다. 야구부가 있는 학교는 전국대회 준결승이나 결승전에 오르면 선생님들과 동행하여 야구장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물론,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도 야구부가 있기는 했지만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해서 야구장을 밟은 적은 없다. 아무튼 그런 야구사랑들이 모여 프로스포츠에서 독보적인 1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보니 각 지자체에서도 더 좋은 경기장을 만들어 팬들의 요구에 부흥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생긴다. 미국 메이저리그 버금가는 경기장 시설과 환경을 만들어 놓고, 우리만의 독특한 응원문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야구장을 찾은 한 가족의 모습은 과거에나 지금에나 참 아름답기만 하다. 협회의 노력도 한몫하면서 야구장 가서도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많이 사라졌다.

 

한참 야구장을 다닐 때엔 소주병을 들고 들어온 아저씨가 여기저기서 술판을 벌이는 광경도 자주 보곤 했었다. 뻘겋게 상기된 얼굴로 술냄새를 사방으로 풍길 때 ‘오늘 자리 잘못 잡았구나!’ 생각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그래도 야구장에 들어서면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을 얻었다.

 

주변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혼자서 경기장을 찾았지만 오히려 그게 편했다.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야구장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맑은 하늘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홈팀의 응원가가 흘러나오면 고요한 적막감이 사라지고 두근두근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직접 콘서트를 찾아서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을 그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면, 야구장에서 울려 퍼지는 응원가만으로도 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조명에 불이 하나둘 들어올 때면 환상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지금이야 만원 관중이 일상화되서 자리이동이 쉽지는 않지만, 인기 있는 선수와 구단의 경기가 아니라면 여기저기 자리가 남아 있어 이동이 자유로웠었다. 더욱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이 하는 플레이를 보고 싶은 것은 다 같은 마음이라 좋은 자리는 사람들이 먼저 차지하고 있었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거기에 버금가는 자리도 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TV에서 보여지는 영상이 관중석에서 보는 것보다 시각적으로는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TV에서 보여지는 각도와 다른 곳에서 공이 날아가고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장장 3시간 동안 경기에 집중하다가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승리로 마무리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경기가 끝나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경기장 밖으로 쏟아져 나왔고, 경기 시작하기 전에 몰려 들었던 상인들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마트에서 마감시간을 앞두고 할인행사하듯 손수 만들어 왔던 김밥을 할인가에 팔기 시작한다. 경기 내내 아무것도 먹지 않아 허기졌던 배를 채우기 위해 저렴한 김밥을 하나 집어들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돔 구장이 지어진다는 소식도 얼마 전에 전해들었다. 이제 비가 오면 헛걸음해야 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30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경기를 봐야 하는 불편함도 줄어들 것이다. 편하게 TV로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생생한 현장음을 들으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글 / 사외독자 한상대 님 (인천)